[기자수첩] 긴장의 끈 놓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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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긴장의 끈 놓지 말자
  • 손동준 기자
  • 승인 2020.05.27 14: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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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회총연합이 최근 31일을 교회마다 등록 교인 80% 이상 출석하는 ‘한국교회 예배 회복의 날’로 지키자고 선포했다. 한교총은 이 자리에서 “무기력하게 예배를 중단했던 교회와 흩어졌던 성도들의 마음을 응집하는 계기로 삼겠다”는 당찬 포부를 드러냈지만 기세는 나흘을 채 가지 못했다. 

기자회견이 있고 4일 후인 지난 25일, 한교총은 기존 목표치였던 ‘80% 이상 출석’을 사실상 철회하는 보도자료를 냈다. 한교총은 ‘이태원 클럽’발 코로나19 감염이 확산되면서 국지적인 지역감염이 발생하고 있음을 이유로 들었다. 

주변을 둘러보면 ‘코로나 공포증’이 지난 ‘31번 확진자’ 발생 당시만큼은 아니지만 부쩍 높아지고 있음을 느낀다. 특히 지난 20일 인천에서 목회자 1천여 명이 모이는 감리교 중부연회가 열리면서 개신교를 향한 부정적인 여론이 다시 고개를 들기 시작한 것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연회 개최를 결정할 당시만 해도 코로나 확산세가 확연하게 줄어들고 있었기 때문에 주최측은 이 정도의 비난을 예상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모임을 계획하고 있는 교회들이 타산지석 삼아야 할 대목이다. 

남양주와 구미의 교회에서 발생한 감염 사례도 무시하고 넘어가선 안 된다. 보도에 따르면 이들 교회에서는 확진자들이 예배 때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전후 상황까지 세세하게 알 수는 없지만 결국엔 긴장감을 늦춘 것이 감염으로 이어지지 않았나 추측해본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생활 방역’으로 전환되고 학교들이 등교를 개시하면서 한국 교회의 여러 단체들도 조심스럽게 모임을 재개하고 행사를 개최하고 있다. 이럴수록 다시금 긴장의 끈을 붙잡아야 한다. 그렇다고 행사 자체를 취소하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 확진자 수가 세 자리를 기록하던 때에도 방역 지침을 철저히 지킨 교회들에서 확진자가 발생하지 않았던 것을 기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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