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보다 배우자를 낫게 여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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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보다 배우자를 낫게 여기라
  • 백승엽 목사
  • 승인 2020.05.19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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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승엽 목사/ FamilyLife 홈빌더 팀장
백승엽 목사/ FamilyLife 홈빌더 팀장

갑자기 트로트 광풍이 불었다. 어쩌다 한번씩 가요무대를 보면 내가 너무 갑자기 늙어 보인다며 싫어하던 아내는 임영웅 씨 팬이 되었고 작년 아이돌 그룹 엑스원(X1)의 광팬이었던 중 2가 된 우리 집 늦둥이도 이찬원 씨 팬이다. 코로나19 바이러스 사태로 수많은 사람들이 힘든 지금 많은 사람들이 새롭게 일어난 젊은이들의 트로트에 눈물 흘리며 박수 치고 열광한다.

그 중에 내 마음을 끄는 한 사람이 있다. 영화 ‘파파로티’의 실제 배경인물이었던 김호중 씨다. 그의 파란만장한 사연이 내 가슴을 휘감고 갔다. 

초등학교 때 부모님이 이혼한 후 할머니 밑에서 자라면서 방황하고 탈선했다가 김천예고 음악 선생님의 기도와 사랑으로 새로운 인생을 살게 되었다. 김 씨가 독일에서 성악으로 유학하던 시절 한국 음식이 너무 먹고 싶어서 들어갔던 한식집에서 설렁탕을 시켜 먹었는데, 그 때 흘러나오던 ‘찔레꽃’이란 음악을 들으며 통곡하며 울었다고 한다. 할머니 밑에서 자라면서 할머니의 정서가 자신의 정서가 되어서 그런 것도 있겠지만 ‘엄마 엄마’란 가사에 한없이 울었을 것이다. 

나는 어릴 때 알코올 중독이셨던 아버지 때문에 고생하셨던 어머니께서, 힘들 때마다 눈물 훔치시며 서글프게 부르시던 우리 어머니의 ‘찔레꽃’을 기억한다.

김호중 씨가 부르는 노래 중에 ‘너나나나’란 노래가 있다. 다른 가수가 불러서 유명해졌지만 원래 처음에 김호중 씨가 데뷔곡으로 부를 뻔했다고 한다. 가사가 대충 이렇다. 
“너나나나 나나너나 똑같은 인생, 똑같은 세상, 수많은 사연, 수많은 눈물, 지지고 볶고 살아보아도 너나나나 거기서 거기…… 먼지처럼 살아가다 먼지처럼 사라지리라 낮은 곳에 내려놓고 웃으며 살아보자.”

세상 사람들에게 위아래 따지지 말고 더불어 살아가자는 교훈이 있는 곡이다.

그런데 이 노래는 부부의 삶에 대한 교훈으로 너무 좋은 가사다. 

이번에 코로나19 바이러스 때문에 재택근무를 하면서 얼마나 많은 부부들이 싸우고 힘들었을까? 평소에 소통할 줄 모르고 배려할 줄 모르고 기다려줄 줄 모르는 부부들에게 재택근무는 지옥 같았을 것이다. 같은 장소에서 호흡을 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괴로움이다. 쳐다보기도 싫었을 것이다. 자녀들에게는 또 큰 고통이다. 이 때 아내의 말보다 내 말이 옳고, 남편의 생각보다 내 생각이 옳다고 여긴다. 한치도 물러서지 않으려는 부부의 자세는 전쟁으로 치닫는다. 그리스도인 부부도 마찬가지다.

빌립보서 2장 1~4절에 “그러므로 그리스도 안에서 무슨 권면이나 사랑의 무슨 위로나 성령의 무슨 교제나 긍휼이나 자비가 있거든 마음을 같이하여 같은 사랑을 가지고 뜻을 합하며 한마음을 품어 아무 일에든지 다툼이나 허영으로 하지 말고 오직 겸손한 마음으로 각각 자기보다 남을 낫게 여기고 각각 자기 일을 돌볼뿐더러 또한 각각 다른 사람들의 일을 돌보아 나의 기쁨을 충만하게 하라”고 말씀하신다.

사랑으로 한마음을 품고 다툼이나 허영으로 하지 말고 겸손한 마음으로 배우자의 생각을 존중하고 서로의 입장을 돌아보고 격려하는 부부가 되자. 부부가 행복하게 사는 것보다 더 좋은 가정교육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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