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사들~~ 부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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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사들~~ 부자야~~!
  • 이찬용 목사
  • 승인 2020.04.29 0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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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찬용 목사의 행복한 목회이야기 (106)

제 친구 목사님 아들이 유치원 다닐 때랍니다.

막내인 녀석은 지금 신학생이 되었지만 워낙 엉뚱하고 어디로 튈지 몰라서 조마조마 할 때가 많았습니다.

유치원 선생님 : (자동차 신호등에 대해 설명하면서) 파란 불은 가는 거예요~~ 빨간 불은 차가 서는 거예요~~ 자 그럼 주황색 불은 어떻게 해야 할까요?
아들 : 밟아~~!

제 친구 목사님이 신호등이 바뀌려고 할 때마다 장난스럽게 “밟아~” 라고 했던 말을 기억하고 있었나 봅니다.

부천성만교회 이찬용 담임목사.
부천성만교회 이찬용 담임목사.

유치원 친구 : 야~ 너네 아빠 목사님이지?
아들 : 응.
유치원 친구 : 그럼 너네 헌금 들어 오는 거 다 너네 거냐?
아들 : 아마~ 그럴걸?

이 말을 집에 돌아와 아주 자랑스럽게 자기 엄마한테 말했다네요~~

지난 주 목요일 교회 옥상 화단을 정리했습니다. 옥상에서 별도로 한 20여평 되는 공간이 있는데, 방수 문제가 생겨서 여러 가지 생각 끝에 나무 화분을 만들고, 흙은 들어내 방수공사를 새로 하기로 했거든요. 흙이 대형 트럭으로 6대가 나왔습니다.

아침 7시쯤 일하러 오신 분들이 밖에 계셨구요.
크레인기사, 포크레인 기사, 자동차 운반차량, 흙 담아갈 트럭 운전수, 기타 도와주시는 분들이 제각기 모이기 시작했는데, 거기에 모인 분들 중 두 분이 제가 목사인 것도 모르고 자기들이 생각하는 교회에 대해 말하기 시작했습니다.

“교회~~ 부자야~ 십일조 있지, 수요예배, 금요일도 헌금하지, 이런 교회 목사들은 부자거든~”
“이런 교회는 장로라고 있어~~ 돈이 많아야 장로 할 수 있거든~”
“이런 교회 목사들은 부자야~~” 하며 서로 대화하고 있었습니다.

제가 목사인 것도 모르고 당신들끼리 나눈 대화였지만, 세상 사람들이 교회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슬쩍 엿볼 수 있는 시간이기도 했고,  나중에 가만 보니 그분들은 일용직으로 총 감독하시는 분이 데려오신 분들이었습니다.

그 옛날 유치원 꼬마들이 ‘교회 헌금은 다 목사님네 거’라고 했던 생각부터 지금까지 여전히 교회를 다니지 않는 분들의 생각은 동일하더라구요. 초신자들도 교회에 헌금하면 목회자가 다 갖는 거라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아직 있다 하구요.

‘교회는 재정부가 따로 있고, 목회자도 월급으로 생활하고, 대부분 교회에서 집행되는 돈은 정당한 절차를 거쳐 재정부장을 통해 집행되기에 담임목회자가 헌금을 건드릴 수 없는 구조라는 건 모르는 듯 하기도 하고, 아니 알면서도 그냥 교회와 목회자를 폄훼하기 위해 일부러 그런 말을 쓰는 거 아니야~~’ 하는 마음도 들더라니까요.

이런 시대에 목회하는 대부분의 목회자들은 어려우면 사실 어렵다는 말도 못하면서 그래도 가야만 하는 길을 걷고 있는 중이랍니다.
                                                                                              부천 성만교회 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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