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협 부활절 행사 취소…"이웃을 위한 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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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협 부활절 행사 취소…"이웃을 위한 결정"
  • 손동준 기자
  • 승인 2020.03.30 1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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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부활절연합예배를 각자의 자리에서 드리는 예배로"

해마다 특색 있는 부활절 예배를 드려온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총무:이홍정 목사)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예정됐던 부활절 행사를 포기하기로 했다.

교회협 교회일치위원회(위원장:황선엽 사관)는 지난 26‘2020년 부활절 연합새벽예배를 내려 놓으며라는 제목의 호소문을 발표했다. 교회협은 호소문에서 지역교회와 함께하는 2020년 부활절연합새벽예배를 메시지로 함께 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교회협은 한국전쟁 70년을 맞아 용산교구협의회와 함께 갈등을 넘어 다양성과 포용의 공동체로라는 주제로 부활절연합새벽예배를 준비해 왔다. 이들은 올해 부활절연합예배를 각자의 자리에서 드리는 예배로 결정하고 부활절에 맞추어 메시지를 발표하기로 했다.

이들은 확산일로에 있는 코로나 바이러스의 진정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방역당국, 그리고 국민들과 동참하는 의미에서 함께 모이는 공동예배를 택하는 대신 각자의 자리에서 주제에 맞춘 메시지로 함께 기도하는 예배를 선택했다전 세계적으로 코로나 바이러스의 확산세가 멈추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나라 또한 안심할 수 없는 상황임을 인지하고 물리적, 위생적 거리두기를 통하여 우리 사회라는 공동체를 보호하기 위한 노력에 동참하기로 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교회협은 우리는 생명의 안전이 근본에서부터 위협 받고 있는 이 엄중한 시기에, 방역당국과 한국교회 일부가 행정명령집행을 두고 갈등하는 모습을 보면서 깊은 자괴감에 빠진다코로나19 위기상황에서 방역당국과 교회는 국민의 생명의 안전이라는 공동의 목표를 위해 상호주체적으로 협력해야 한다. 상호주체적 관계는 감독자 혹은 비판자의 모습으로 서로 대립하며 갈등하는 태도로는 형성될 수 없다. 방역당국과 교회는 역지사지의 심정으로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고 이해하며, 자기방어적 자세를 내려놓고 공동의 선을 위한 자리로 조건 없이 함께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이들은 교회를 향해 교회는 방역의 대상이면서 동시에 방역의 주체라는 생각을 가지고, 지역사회와 국민의 생명의 안전을 위해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 ‘모이는 교회의 현장예배를 드릴 수밖에 없다면, 방역당국의 요원들을 감시자가 아니라 안전 도우미로 인식하고, 오히려 따뜻한 마음으로 그들을 초대하고 격려하며 함께 안전한 예배환경을 만들어가야 한다지역사회의 방역당국과 적극적으로 협력하여 방역의 주체로서 교회가 해야 할 일을 상호존중의 자세로 함께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방역당국을 향해서도 뼈 있는 일침을 잊지 않았다. 교회협은 교회를 방역의 대상으로만 생각하고 관리하며 명령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한국교회를 지역사회 방역의 주체로 세우기 위해 더 가까이 대화하고, 과학적 예방정보를 나누며 공조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생활방역단계에서는 종교·시민사회가 방역의 주체가 되어야 한다. 방역당국은 이 점을 명심하고 지역교회를 포함한 종교·시민사회와 공동의 생활방역시스템을 구축하기 바란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또 교회는 조직체계상 중앙집권적 상명하달체제가 아니라 지역교회가 대의적 의사결정과정과 실행에 민주적으로 참여하는 체제라며 특정 교회의 현장예배 행태와 몇몇 교회의 집단감염을 모든 한국교회로 일반화하여 부정적 이미지를 조장하는 일부 언론과 방역당국의 언행은 주의를 요한다. 정치적 목표를 가지고 저항하는 특정 교회의 집회에 대한 방역당국의 제재를 종교탄압으로 일반화하여, 교회 대중을 자극하는 교회지도자들의 언사도 자제되어야 한다고도 했다.

교회협은 끝으로 방역전쟁에서는 한 사람, 한 교회가 매우 중요하다. 세상 속에 존재하며 세상과 함께 하나님 나라를 만들어 가야 할 교회가 고립된 섬처럼 되어서는 안 된다우리는 코로나19 위기 상황을 극복하는 과정에 부활절연합새벽예배를 내려놓으며, 한국교회가 가던 걸음을 잠시 멈추고, 복음과 성령의 빛 아래서 우리의 삶과 사역을 성찰하며, 생명의 길, 좁은 길로 돌이킬 것을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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