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분은 교회의 손과 발…섬김으로 그리스도의 몸 세워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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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분은 교회의 손과 발…섬김으로 그리스도의 몸 세워야”
  • 한현구 기자
  • 승인 2020.02.13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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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보는 직분론 - (끝) 왜곡된 직분제, 개혁 방안은?

지난해 121일 통합교단 소속 순천중앙교회는 30명의 직분자를 세웠다. 교회마다 있는 항존직 임직식이었지만 이날 임직식은 여느 교회와는 조금 달랐다. 기존교회에서 관행처럼 굳어져 당연하게 치러지던 행사에 신선한 변주가 시선을 끌었다.

먼저 직분에 따라 교회가 정한 액수의 헌금을 드리는 직분 헌금이 사라졌다. 또 임직자 명단의 순서를 직분 선출 당시 받은 득표순으로 표기하는 관행을 깨고 가나다 순으로 기록했다. 현장에선 별도의 선물이나 꽃다발 없이 감사의 덕담만 주고받았고 권사들은 한복이 아닌 일상복을 입었다.

그 뿐이 아니다. 일반적으로 총회장, 또는 노회장이 서는 임직식 설교의 강단에는 은퇴 장로가 올랐다. 외부 인사가 초청돼 담임목사에게 순종하라는 멘트가 반복되던 권면의 시간엔 은퇴 장로가 임직 장로에게, 은퇴 권사가 임직 권사에게, 은퇴 안수집사가 임직 안수집사에게 각자의 경험과 애정이 담긴 조언을 건넸다. 담임목사가 도맡아하던 직분자를 위한 안수기도도 부교역자들과 함께 진행했다.

왜 변화가 필요했을까. 순천중앙교회 담임 홍인식 목사는 이번 임직식의 파격을 직분제가 갖고 있는 권위주의, 계급주의, 물질주의를 깨려는 시도였다고 설명했다. ‘직분제 때문에 한국교회가 망하고 있다는 말까지 나오는 요즘, 교회를 살리는 직분제를 세우기 위해 어떤 변화가 필요할지 순천중앙교회의 임직식 풍경과 함께 고민해 봤다.

 

직분 고유 역할 인식해야

임직식의 잘못된 관행 안에는 계급화·서열화로 얼룩진 직분제도의 왜곡된 단면이 드러나 있다. 하지만 임직식의 모습만 달라진다고 저절로 직분제도가 바르게 정립되지는 않는다. 홍인식 목사 역시 임직식에 변화를 준 것은 겉으로 보이는 부분부터 고쳐나가기 위한 개혁의 시작에 지나지 않는다면서 계급화된 직분제의 본질이 개혁되지 않으면 교회는 계속해서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말했다.

가장 먼저 필요한 것은 직분별 역할에 대한 올바른 정립, 특히 집사 직분에 대한 명확한 인식이 급선무라고 홍인식 목사는 강조한다. 실제 IVF 복음주의연구소 주관으로 정재영 교수(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가 평신도 대상으로 실시한 교회 직분에 대한 의식 조사에 의하면, ‘교회에서 안수집사의 역할을 묻는 질문에 기도’(52.8%·복수응답)라는 다소 모호한 응답이 1위를 차지했다. 장로와 권사의 역할을 묻는 질문에서 각각 치리/행정’, ‘심방/상담이라는 명확한 역할을 제시한 것과는 상반되는 결과다.

홍 목사는 원래 장로는 교회가 나아갈 방향을 제시해주는 역할을 맡고 그것을 실행하는 것은 집사의 몫이다. 초대교회의 경우도 베드로와 같은 사도들이 소위 장로의 역할을 했다면 그 일을 맡아 실행하는 것은 일곱 집사들이었다. 하지만 지금의 교회는 권력이 장로에게만 집중돼있다 보니 안수집사가 할 일이 없어졌고, 장로로 가기 위한 발판 정도로 전락해버렸다면서 각 직분에 대한 역할과 인식이 명확할 때 장로 중심의 계급구조도 타파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종신직으로 인식되는 직분에 임기제를 도입하는 것도 시도해볼만한 변화다. 원래 교회에서 세우는 항존직이란 언제나 존재하는 직분을 의미하지만, 한 번 받으면 영원히 사라지지 않는 종신직의 의미로 오해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정재영 교수는 우리교회에서는 장로 임기제를 도입하고 실천에 옮겼다. 성경의 정신과 전통을 따르면서 한국교회 직분제가 갖고 있는 부작용을 개선하는 합리적인 방안이 될 수 있다고 본다고 전했다.

 

신중히 뽑고 교육은 철저히

섬김의 자리인 직분은 때론 개인의 명예와 권위의 상징인 것처럼 여겨지기도 한다. 그렇게 인식하는 교인들에게도 문제가 있겠지만 직분을 수단으로 남발하는 교회와 목회자의 책임도 적지 않다. 한국교회탐구센터 송인규 소장은 모든 교인이 직분자가 될 필요는 없음에도 교인들의 헌신을 이끌어내기 위해 집사 등 직분을 쉽게 주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면서 영적 성숙과 은사에 따라 직분이 세워지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직분이 남발되지 않으려면 선출과정에서부터 엄격한 검증이 필요하다는 것이 홍인식 목사의 생각이다. 단순히 투표를 많이 얻은 사람이 직분자로 선출되는, ‘인기투표형태의 선출과정에서 대상자의 자질과 인격이 엄격히 평가되기란 쉽지 않다는 것. 홍 목사는 직분자 선출 투표 전 면접과 평가를 통해 후보를 추리는 방안을 제안하면서 성경은 직분자의 자격에 대해 명시하고 있지만 대부분 말에 그치고 만다. 직분의 엄중한 역할과 책임을 교회 스스로 인식하고 신중하게 직분자 선출에 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선출된 직분자에게는 체계적인 교육이 필요하다. ‘교회 직분에 대한 의식 조사에 따르면 교회 직분자만을 위한 별도의 교육 과정이나 프로그램이 있느냐는 질문에 87.5%가 있다고 답했지만, 그 중 다양하게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12.5%에 불과했다. 직분자 교육이 있다고는 하나 대부분 1년에 한 두 차례 있는 제직 세미나에 그치고 만다는 것. 작은 교회에서는 이마저도 부실한 경우가 많아 미자립교회를 위한 프로그램 나눔도 절실히 요구되는 실정이다.

가장 받고 싶은 교육 프로그램으론 전도훈련(51.9%·중복응답)이 꼽혔다. 그 뒤를 기도훈련과 성경공부훈련, 영성훈련, 상담교육이 뒤따랐다. 정재영 교수는 전도에 대한 관심이 높은 것은 긍정적이지만 직분자의 역할이 전도만 있는 것은 아니다. 각 직분에게 맡겨진 고유의 직무나 역할에 대해서도 체계적인 교육을 교회차원에서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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