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기획/한국교회어디로가나(6) - 교회재정 올바로 사용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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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기획/한국교회어디로가나(6) - 교회재정 올바로 사용하자
  • 승인 2001.06.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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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유성 해외출장·여행으로 교회재정 샌다

여름과 총회기간이 되면 일부 교회들은 비상에 걸린다. 목회자들의 외유성 해외 출장과 총회 임원선거로 인해 막대한 교회재정이 지출되기 때문이다.
교단을 비롯한 교계단체들의 이런 외유는 IMF사태로 다소 줄어드는 기미가 보였으나, 최근 들어 서서히 고개를 들고 있어 이를 보는 교계의 시각이 곱지 않다. 목회자들의 이런 외유에 지출되는 대부분의 비용으로 성도들의 피땀어린 헌금이 사용된다는 것이 그 주된 이유다.

일례로 모 공회는 지난달 개최된 총회를 앞두고 거액을 들여 공회원들이 ‘유럽여행’을 실시했는가 하면, 모 교단은 올 여름 ‘목사·사모 하기수양회’를 오는 7월 중 태국에서, 그리고 대표적인 부흥단체에서도 ‘중국 부부수양회’를 조만간 개최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교계에서는 이러한 외유를 두고 목회자들의 해이해진 도덕성을 그대로 보여주는 한 단면이라고 꼬집기에 주저하지 않는다. 교인들이 IMF 등으로 인한 실업의 고통을 겪으면서 헌금한 돈을 잘 포장된 각종 이유들로 상당 부분 유용한다는 것이다. 또한 9월 중 일제히 개최되는 각 교단의 총회가 가까워지면 총회 임원선거에 출마한 교회에서는 비상이 걸리고 억대를 넘는 막대한 액수의 헌금이 선거자금으로 지출된다는 것은 이미 공공연한 비밀에 속할 정도로 보편화됐다.

더 심각한 문제는 담임 목회자의 해외여행이 결정되면 교회에서 지원되는 예산 외에 별도의 여행경비를 앞다투어 챙겨주는 일부 그룹들이 교회 내에 존재하고, 임원 당선을 위한 자금지출을 위해서도 교인들이 자신의 사재를 바치기에 주저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IMF가 터진 이후 각 교단과 단체들은 주로 호텔에서 개최되던 각종 모임을 자제하자는 자체 결의를 하기도 했다. 그러나 구호만 요란했을 뿐 몇 개월을 넘기지 못했다. 그리고 담임목사로 인해 지출되는 거의 대부분의 돈들이 교회재정에서 빠져나가고 이를 당연히 여기는 목회자가 늘어나는 것은 물론 담임목사가 임의로 결재해 지출할 수 있는 비용을 별도로 책정하고 있는 교회도 상당수라는 것에 교계는 의견을 같이 한다.

최근 기독교윤리실천운동과 신촌포럼 등이 바른 교회재정 사용을 위한 일환으로 개최한 심포지엄은 교회의 무분별한 재정지출과 유용이 이미 위험수위에 달했음을 보여주는 한 단면이다. 여기에서 공통적으로 지적된 사항들은 목회자의 사고방식이 전환되지 않으면 힘들다는 것이었다.

즉, 헌금은 하나님께 드려지는 성도들의 신앙이며, 이 신앙의 밑바닥에는 그들의 힘겨운 삶과 눈물이 담겨있는 것인데 이를 외면하고 교회헌금을 마치 자신의 돈인양 지출하는 것은 교회가 안고 있는 커다란 병폐라는 뼈아픈 지적이다. 또한 정직한 재정을 위해서는 담임목사와 당회원들이 재정에서 손을 떼고 이른바 서열이 가장 낮은 사람이 재정의 열쇠를 쥐고 있어야 재정이 안전하고 투명할 수 있다는데 입을 모았다.

교회재정의 투명성은 목회자의 정직성과도 그 맥을 같이 한다. 목회자의 정직성이 높을 때 교회재정은 투명하게 되고 튼튼해진다.

공종은기자(jekong@uc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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