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역이 날뛰는 한기총 총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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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역이 날뛰는 한기총 총회
  • 손동준 기자
  • 승인 2020.02.04 17: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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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논란 속에 한국기독교총연합회 총회가 열렸다. 연임이 진작부터 확정됐던 뉴스 메이커 대표회장 덕에 이날 현장에도 많은 취재 인원이 몰렸다. 총회에 참석한 대의원 수보다 취재진의 수가 더 많이 보일 정도였다.

교계를 넘어 일반 언론들도 다수 참석했다. 그런데 총회가 시작되기 전부터 입구에서 일대 소란이 일어났다. 한기총 측에서 용역들을 동원해 일부 언론의 취재를 막았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실랑이가 벌어졌다.

한기총이라면 현재 상황이 어떠하든 한국교회에서는 가장 공적이고 대표적인 기관이 아닌가. 자기들 입맛에 맞는 언론만을 받아서 취재를 허락하겠다면서 어떻게 ‘한국 기독교’라는 이름을 떳떳하게 붙이고 있을 수 있는지 참으로 의아스럽다.

취재 중간에 차량을 빼달라는 전화를 받고 나갔다가 들어오는 기자에게도 검은 양복에 선글라스를 낀 용역 서너 사람이 바짝 붙어서 신분증을 내놓으라며 고압적인 자세를 취했다. 갑작스러운 상황에 당황스럽기도 했고, 건장한 남자 여럿이 둘러싸는 것에 순간 위축이 됐다.

그들에게 “무슨 근거로 신분증을 요청하느냐”고 따져 물었다. 말은 이렇게 했지만 가방 속에서 명함을 꺼내는 찰나, 해당 용역 직원은 기자의 말에 기분이 상했는지 신원 확인은 하지 않고 다짜고짜 나가라고 명령을 했다. 한기총이 그렇게 부르짖는 ‘자유’가 겨우 이런 모습이란 말인가.

누가 이들에게 이런 권한을 주었나. 하물며 경찰이나 수사기관에서 나왔다고 하더라도 이런 식으로 고압적인 태도를 취하는 것은 옳지 않다.

한기총이 총회 현장에 용역을 동원한 건 하루 이틀의 문제가 아니다. 이런 비상식적인 상황이 상식적인 상황을 대신해 자리매김하는 것을 분명히 경계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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