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 먹고 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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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먹고 살라고?
  • 이찬용 목사
  • 승인 2020.01.21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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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찬용 목사의 행복한 목회이야기 (94)
부천성만교회 이찬용 담임목사.
부천성만교회 이찬용 담임목사.

뭐 먹고 살라고?”

원천교회 문강원 목사님이 개척 나간 부목사에게 한 말입니다.

10여 년 간 원천교회에서 부목사로 시무하다 개척 나간 M 목사가 개척 1년쯤 지나 문강원 목사에게 전화를 걸어 왔습니다. 원천교회가 발산동에 기본적인 시설을 제공하고 자립할 때까지 월세를 지원하기로 한 교회였습니다.

“목사님~, 죄송하지만 이제부터 원천교회뿐 아니라 10만원 씩 지원해 주시던 분들도 계시는데요, 더 이상 지원받지 않으려고 합니다.”

“아니~ 뭐 먹고 살라고?”

선교사로 은퇴하신 아버지를 둔 M 목사는 자신이 원천교회 부목사로 10여 년 간 있으면서 개척 나간 목사들을 봐왔는데, 매달 선교비를 받고 있는 목사들은 개척한 시간이 꽤 지나도 여전히 개척교회의 틀을 벗어나지 못하고, 그것만 바라보는 것처럼 보였었나 봅니다. 시간이 지나도 자립하지 못하고 선교비를 받고 생활하는 모습이 좋지 않게 보이기도 했구요.

M 목사는 기도하면서 월세를 밀리지 않을 정도의 교회만 되면 모든 지원을 끊고 주님만 바라보며 목회하기를 소망했는데, 이제부터 30여 명의 성도가 모여 월세를 더 이상 고민하지 않아도 될 정도가 되었다나요.

아니~ 이제 겨우 월세 낼 정도인데, 여기서 모든 선교비를 받지 않으면 곤란해지지 않을까? 해서 타협을 하자 했습니다, 중단은 하지 말고 매달 지원하는 것의 50%만 지원하는 걸로 하자구요.

다음 날 또 M 목사로부터 전화가 왔습니다.

“목사님~ 죄송한데요, 그냥 지원은 그만 받는 것으로 했으면 합니다. 제가 50%라도 받으면 초심이 흔들릴 것 같기도 하구요. 잘할 수 있도록 기도로만 지원해 주세요.”

문강원 목사는 설교시간에 지나가는 말로 M 목사의 이야기를 성도들에게 하며, “참~! 대단하다 그렇게 주님만 붙들고 살려고 몸부림치는 듯한 모습이 귀하지 않습니까?” 했다나요.

다음 주 그 설교를 들은 성도가 감동 받았다 하면서 M 목사를 찾아가 500만원 선교비를 지원한 경우도 있었구요.

지금은요?

주님의 은혜로 교회가 아름답게 성장해 장로님도 세워지고, 아이까지 포함해 100여명 모이는 교회가 되었구요. 5개 교회를 선교하는 교회로 성장했다고 문강원 목사는 목에 힘을 주며 아주 자랑스럽게 말하고 있었습니다.

기독교 2000년 동안 믿음이 남았던 적은 한 번도 없었습니다.

그리고 지금도 믿음으로 사는 자들을 하나님이 정말로 돌보시구요.

요즘 부교역자로 지원해 고생하느니 차라리 아르바이트가 마음도 편하고 돈도 더 많이 번다고 해서 쓸 만한 부교역자들을 구하기가 어렵다고 목사님들 모임 중에 말하는 것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이런 세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M 목사는 이 땅을 믿음으로 항해하는 모습을, 젊지만 멋지게 보여주고 있는 것 아닐까요. 월세만 낼 수 있는 정도면 모든 지원을 중단하겠다는 M 목사도, 또 그것을 걱정해 주는 문강원 목사도 마냥 좋아 보이는 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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