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마다 펼쳐지는 오병이어…오직 하나님의 은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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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마다 펼쳐지는 오병이어…오직 하나님의 은혜입니다”
  • 한현구 기자
  • 승인 2020.01.14 14: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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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63% 절대빈곤 부르키나파소, 빵과 복음으로 선교
고난 뒤 찾아온 더 큰 은혜…아이들이 복음으로 물들길
구걸로 생계 연명하는 아이들에게 예수님의 사랑 전해

날마다 오병이어의 기적이 벌어지는 곳이 있다. 매일 300명이 넘는 아이들에게 무료로 밥을 먹인 것도 벌써 2년이 넘었다. 하지만 한번도 돈이 없어서 아이들을 굶긴 적은 없다. 엄청난 고액 후원자가 재정을 뒷받침 해주는 것도 아니다. 부르키나파소 박소현 선교사는 이 세상 어떤 부자보다 더 크신 하나님이 아이들을 돌보시고 먹이고 계신다고 고백한다.

올해 4년차에 접어드는 새싹 선교사이지만 선교지에 대한 애정만큼은 누구보다 뜨겁다. 사랑을 주러 온 곳에서 날마다 기적을 경험하며 오히려 하나님의 사랑을 더 깊게 알아가고 있다는 박소현 선교사의 생생한 사역 이야기를 직접 만나 들어봤다.

 

인도하심 따라 부르키나파소로

사실 부르키나파소는 처음부터 계획했던 선교지가 아니었다. 원래 박소현·김정남 선교사 부부가 기도하며 준비했던 곳은 아프리카 북서부에 위치하고 있는 모리타니. 불어권 서부 아프리카에 큰 관심을 갖고 연구하고 있던 백석대 장훈태 교수의 추천이었다. ‘아무도 가지 않는 곳에 보내주시면 순종하리라’고 기도하던 박 선교사 부부 역시 하나님의 응답이라 여겼다.

그런데 파송을 받고 언어 공부를 위해 프랑스에 입국해있는데 긴급한 연락이 왔다. 강경한 이슬람 국가인 모리타니의 문이 닫히고 있다는 것. 심지어 NGO 사역자들조차 내쫓기고 있다는 소식이었다. 앞이 깜깜했다.
“그때 마침 파리에서 서부아프리카 선교 포럼이 열렸어요. 남편이 포럼에 참석했다가 부르키나파소에 선교사가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듣게 됐죠. 그렇지만 원래 생각하던 곳도 아니었고 아는 사람이라곤 포럼에서 만난 선교사 한 명 뿐이라 선뜻 결정하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게다가 그때의 저는 모리타니로 가기로 했으니 상황이 나아질 때까지 기다리거나 믿음으로 돌파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어요. 하지만 남편의 생각은 달랐죠.”

상황이 바뀔 땐 물 흐르듯 자연스레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따라야 한다고 생각했던 남편 김정남 선교사는 즉각 부르키나파소로 정탐을 떠났다. 그곳은 정말 선교사를 필요로 하고 있었다. 현장에 있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의구심은 점차 확신으로 바뀌어 갔다. 그렇게 부르키나파소와의 인연이 시작됐다.

부르키나파소는 무슬림이 60%를 넘는 이슬람 국가로 분류된다. 개신교 비율은 단 2% 정도에 불과하다. 보통 이슬람 비율이 절반을 넘어가면 기독교에 상당히 강경한 입장을 취하지만 부르키나파소는 다르다. 김정남 선교사가 자신의 직업을 목사라고 소개하면 ‘어디가 아프니 기도 좀 해 달라’거나 ‘축복기도를 해 달라’고 요청할 정도. 길거리에서 찬양을 하고 전도하는 것도 크게 문제가 없다.

“지금 돌아보면 남편의 생각이 맞았다는 생각이 들어요. 모리타니는 공식 명칭이 모리타니아 이슬람 공화국일 정도로 강경한 이슬람 국가거든요. 모리타니 선교를 준비하며 정탐을 갔을 때도 누가 지켜보고 있는 것은 아닌지 불안해서 계속 뒤를 돌아보곤 했죠. 아마 하나님이 너무 힘든 곳으로 가면 쉽게 포기하고 돌아올까봐 이곳으로 보내지 않으셨나 싶어요.”

 

하나님이 채우십니다

하나님의 계획은 늘 사람의 생각과는 다르다. 당초 계획했던 모리타니에서 인도하심을 따라 부르키나파소에 오게 됐듯 이곳에서의 사역도 생각대로 흘러가지 않았다. 처음엔 교육사역의 꿈을 안고 부르키나파소에 발을 디뎠지만 현지에서 가장 먼저 눈에 띈 것은 굶주림에 배를 움켜쥔 아이들의 모습이었다.

선교지에 도착한 후 처음 한 달은 현지 조사에 할애했다. 마을 곳곳에는 배고픈 아이들이 너무 많았다. 특히 부모들이 모두 일터로 나가는 7~9월 우기가 되면 아이들은 대책 없이 방치되고 말았다.

배고파 우는 아이들에게 억지로 책을 쥐어준다 한들 제대로 된 교육이 될 리 만무했다. 먼저 목숨부터 살려놓고 보자는 생각에 매주 토요일 빵 150개를 사들고 마을을 찾았다. 박 선교사가 빵을 들고 가는 날이면 아이들은 구름처럼 몰려와 기다렸다. 그때 즈음 박 선교사의 전화기가 울렸다.

“매일 아이들에게 밥을 먹였으면 좋겠다며 큰 돈을 후원하겠다는 연락이 왔어요. 처음엔 거절했죠. 큰 금액을 받는 것은 부담스럽기도 했고 큰 일을 벌였다가 후원이 끊기면 타격이 너무 크거든요. 그런데 2주 동안 매일같이 연락을 주셔서 고심 끝에 후원을 받기로 했어요.”

이왕 후원을 받는 김에 더 좋은 것을 주고 싶었다. 후원금으로 야외 주방을 짓고 아프리카 시골 아이들로서는 1년에 한두 번밖에 먹지 못하는 밥을 매일 해다 먹였다. 무료급식의 혜택을 받는 아이들도 150명에서 300여 명으로 늘었다. 그런데 결국 우려하던 일이 벌어지고 말았다. 3개월 간 지속되던 후원이 말없이 끊긴 것이다.

떠난 후원자가 서운하고 원망스러울 만도 한데. 박 선교사 부부는 그러지 않았다. 일단 하나님 앞에 무릎을 꿇고 감사 기도를 드렸다. 후원 덕분에 사역이 확장돼 일주일에 한 번 빵을 먹던 아이들이 매일 밥을 먹을 수 있게 된 것에 대한 감사였다.

“애초에 제가 한 것이 아닌데 불평할 것이 없다고 생각했어요. 그리고 남편과 손을 맞잡고 우리는 할 수 없으니 하나님께서 책임져주시고 해결해주시도록 기도했습니다. 놀랍게도 그때부터 지금까지 2년 동안 단 하루도 아이들이 굶은 일이 없어요.”

부르키나파소에서 아이 한 명에게 한 끼를 먹이는 데 드는 돈은 약 525원. 사역은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주 6일 진행되는데다 매일 300명의 아이들이 찾아오니 결코 적다고 할 수 없는 금액이다. 하지만 고정 후원이 끊긴 뒤 또 다른 대형 후원자가 나타난 것이 아님에도 사역은 끊임이 없다. 하나님께서 하시는 일이라고 고백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사람들은 어떻게 이 많은 아이들을 매일 먹이는 것이 가능하냐고 묻는다. 그러면 박소현 선교사는 한국에 있는 성도들이 당신들을 위해 기도하고 후원해줬기 때문에 할 수 있다고 답한다. 그리고는 이것은 오직 하나님 한 분 때문에 할 수 있는 일이라고 덧붙인다. 전도가 자연스레 이뤄질 수밖에 없다.

“현지 동네 보건소 닥터가 급식 사역을 한 뒤에 아이들의 건강이 눈에 띄게 좋아졌다고 감사해 했어요. 그래서 우리는 오직 하나님의 은혜라고 답했습니다. 그랬더니 예수님을 믿지 않는 닥터가 ‘아멘’이라고 대답하더군요. 우리가 급식 사역을 통해 기대하는 것이 바로 이런 작은 변화들인 것 같아요.”

 

삶으로 복음 전하고파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따라가자 비전도 따라왔다. 급식 사역이 자리가 잡자 교육 사역도 시작됐다. 부르키나파소는 국가 전체에 15세 이상 문자 해독률이 30%도 미치지 못한다. 아이들은 초등학교도 거의 가지 않고 방치되다 생계 전선으로 떠밀리고 만다.
가장 먼저 시작한 것은 교육의 첫 계단인 유치원. 아직까진 정원이 40명 정도다. 부모들에게 최소한의 책임을 갖게 하기 위해 무료로 받지는 않고 한 달 천 원의 학비를 받는다. 그래도 아이들을 받아달라고 하는 부모들이 줄을 선다.

“부르키나파소엔 중동의 거대 자본이 세운 고급 이슬람 학교가 있습니다. 안타까운 것은 재정적 여유가 있는 몇몇 크리스천 가정이 환경이 좋다는 이유로 이슬람 학교에 보낸다는 점이에요. 만약 정말 좋은 기독 학교가 이곳에 생긴다면 반대의 사례도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해요.”

박소현 선교사의 또 다른 비전은 그룹홈. 부르키나파소엔 이슬람 사원에 버려져 구걸로 생계를 연명하는, ‘가리부’라 불리는 아이들이 있다. 하루하루가 벅찬 이 아이들에게 꿈과 미래는 가늠도 되지 않는 먼 곳에 있다. 이들을 품어 복음으로 양육시키고 자신은 한 알의 밀알로 썩어 심겨지는 것. 이것이 박소현 선교사 부부의 마지막 사명이다.

“이 땅의 아이들에게 말씀과 삶이 이어지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요.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이 삶으로 전해질 때 아이들이 진짜 달라질 수 있지 않을까요? 또 현지의 문화를 이해하고 현지어가 유창한 아이들이 복음으로 물들어 자라난다면 이 나라에 선한 영향력을 미칠 수 있을 거라 믿어요. 하나님께서 너무도 아끼고 사랑하시는 부르키나파소의 아이들과 이 나라의 복음화를 위해 함께 기도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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