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방배역 신천지 청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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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방배역 신천지 청년
  • 이인창 기자
  • 승인 2019.10.29 14:26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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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해 전부터 신천지 교인들이 거리로 나오기 시작했다. 얼마 전 회의 취재를 마치고 목사님들과 함께 방배역 인근을 도보로 이동한 적이 있다. 젊은 신천지 교인들이 지나가는 시민들에게 적극적으로 전단지를 나눠주고 있었다. 실제 팔을 붙잡힌 경험도 있고 인터넷에서 불편함을 호소하는 의견들을 봤기 때문에 불편을 예감했다.

자식 같아서였을까. 제자 같아서였을까. 한 목사님이 넉넉하게 웃으며 20대로 보이는 남자 청년에게 성경에 대해 한마디 질문을 건넸다. 그랬을 뿐이다. 대화 중에 ‘목사’ 호칭을 들었던 것일까.

그런데 짐짓 예의 있게 전단지를 주던 그 청년의 눈빛이 강렬해지더니, 목사님에게 토론을 하자며 대거리를 하기 시작했다. 매우 공격적인 태도를 보여 모두를 당혹케 했다. 점잖게 말려보았지만 오히려 더 공세적이다. 개인적으로 그간 신천지 취재현장에서 만난 신천지 교인 특유의 조롱을 다시 경험했다.

20년 전 기억이 떠올랐다. 대학시절, 아마 신천지 전국 교세가 1만명도 되지 않을 때 신천지 교인들의 학내 활동을 막기 위해 침묵시위를 벌인 적이 있다. 신천지 청년들은 침묵하며 기도하던 우리를 조롱했다. 어쨌든 종교를 가지고 있다는 그 사람들 입에서 욕설이 난무했다. 다른 장소에서는 얼굴로는 웃었지만 폭력을 쓰는 경우도 있었다. 신천지 청년들의 이중적인 태도에 몸서리 쳤던 기억이 떠올랐다.

이제 신천지 교세가 20만을 넘어설 것이라고 한다. 교세가 14만4천명을 이루었어도 아무 역사(?)가 일어나지 않았는데도, 신천지 청년들은 거리에서 열심히 전단지를 나누고 있다. 며칠 전 취재 현장에서 신천지를 탈퇴해 찬양사역자로 활동하는 청년들의 노래를 들었다. 청년들은 신천지에 몸담았을 때를 ‘암흑’으로 표현했다. 방배역에서 만난 청년 역시 ‘암흑’의 시기였다고 고백하는 날이 올 수 있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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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터팬 2019-10-30 19:06:08
ㅎㅎㅎ 이 기사가 사실일지 모르지만 나도 전에 다녔던 교회만 보면 울화통이 터짐 왜냐 말씀도 없는 곳에 돈 낸것이 아까워서 천국이 황금아파트로 되어있다고 옛날생각하면 진짜 돈 아까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