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잘하는 그 교회, 성도 3분의 1은 ‘다음세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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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잘하는 그 교회, 성도 3분의 1은 ‘다음세대’
  • 이인창 기자
  • 승인 2019.10.09 14: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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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유소년축구대회 개최하는 서산 청강교회
청강교회 김정욱 목사(오른쪽)와 장득환 장로는 축구 사역으로 지역사회와 교회, 선교지를 섬기고 있다. 예배당 입구에는 각종 축구대회에서 교회가 받은 트로피가 진열되어 있다.
청강교회 김정욱 목사(오른쪽)와 장득환 장로는 축구 사역으로 지역사회와 교회, 선교지를 섬기고 있다. 예배당 입구에는 각종 축구대회에서 교회가 받은 트로피가 진열되어 있다.

10월 12일 제8회 청강리베로 전국유소년클럽축구대회
전국 6개도시 23개팀…“축구사역으로 복음 전하고파”

축구대회 이야기를 하자 목사님과 장로님은 그야말로 ‘티키타카’다. ‘티키타카’는 축구에서 환상적인 패스 호흡을 나타내는 스페인어이다.

충청남도 서산에 위치한 청강교회(담임:김정욱 목사)는 8회째 유소년 축구대회를 개최하고 있다. 교인 200여명에 불과한 소도시의 교회가 전국 축구대회를 꾸준히 개최할 수 있었던 비결은 김정욱 담임목사와 장득환 장로가 보여주는 환상의 호흡이 있었기 때문이다. 물론 교인들의 전폭적인 지원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아이들 넘치는 교회, 비결은 축구
제8회 청강리베로 전국유소년클럽축구대회는 오는 12일 서산 현대트랜시스 천연잔디구장에서 열린다. U-8, U-10, U-12, 중등부까지 전국 6개 도시에서 23개 팀이 참가해 치열한 각축전을 벌일 예정이다. 

어떻게 서산 청강교회는 유소년 축구대회를 열게 된 것일까. 그 시작은 역시 교회에서 일어난 축구 사역이 있었기 때문이다. 교회 건물 바로 옆에는 풋살장까지 갖추고 있다. 

청강교회 축구사역에 불을 지핀 것은 김정욱 담임목사였다. 목회경력 35년 중 올해 서산에서 26년째. 청강교회를 개척해 교인 36명일 때 축구팀을 만들었다. 온 교인들이 밥과 반찬을 준비해 버스를 대절하고 기독교 축구대회에 늘 참가했다. 예선에서 떨어져도 포기하지 않았고, 그것이 즐거움이었던 시절이다.  

“딱 10년 만에 전국대회에서 우승을 했습니다. 그때부터 축구를 잘하는 교회로 이름이 났습니다. 그렇게 또 지역 아이들을 위해 청강리베로유소년FC를 창단했습니다. 지금은 유소년 리그도 세분화 되어 있지만 연령대를 나누어 연 유소년 대회가 흔치 않은 때였습니다.”

김정욱 목사는 처음에는 지역사회를 위해 무엇인가 하면서 전도의 기회로 삼기 위한 취지였다고 이야기했다. 청강리베로유소년FC는 창단 당시부터 인기몰이를 했다. 그만큼 축구를 하고 싶었지만 기회가 없었던 학생과 학부모들이 많았던 것이다. 주 5일제가 막 시작될 때 아이들의 돌봄이 필요한 지역 내 필요에 교회가 민감하게 반응한 것도 있었다. 

지금도 매주 토요일이면 서산 지역에서만 60여명 학생들이 함께 공을 차고 훈련을 하고 있다. 학생들이 교회로 올 수 있도록 승합차 3대를 운영하고 있고, 부모들도 아이들 운동하는 모습을 보기 위해 찾아와 교회와 가까워지는 계기가 되고 있다. 축구팀에는 연령과 성별에 상관없이 누구나 함께할 수 있다. 

전체 교인 200여명 가운데, 교회학교 학생은 60명이 넘는다는 청강교회. 주일학교 학생들이 자꾸 떠난다고 아우성인 때에 청강교회 교인 3분의 1이 아이들일 수 있는 비결은 축구에 있었다. 

청강교회에는 또 어른 교인들이 참여하는 ‘청강이레축구선교단’이 있다. 10년 만에 우승했다는 바로 그 팀이다. 

“축구는 누구나가 선호하는 가장 보편적인 운동입니다. 어느 곳에 가도 축구를 하면 다 받아주고 선교도 할 수 있습니다. 우리 교회는 해외를 찾아가 축구로 복음을 전하고, 필리핀과 피지 등 선교지에 축구용품을 보내 사역도 돕고 있습니다.”

청강교회가 주최한 전국유소년클럽축구대회
청강교회가 주최한 전국유소년클럽축구대회

목사·장로, 축구사역 ‘티키타카’
청강교회 축구사역의 정점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청강리베로 유소년클럽축구대회이다. 김정욱 목사는 축구대회가 지금까지 있었던 것은 장득환 장로의 전폭적인 헌신 때문이라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 장 장로는 손사래를 쳤지만 축구대회를 치르는 것은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그동안 대회를 치르면서 노하우도 많고, 서산시와 서산시축구협회 등 지역사회 협력도 잘 연계해가고 있다. 

청강교회는 매년 관심을 갖고 참가하는 팀들이 많아 대회를 포기하지 않고 지속하고 있다. 하루에 대회를 치러야 하는 일정상 올해도 참가팀을 제한할 수밖에 없었다고 김 목사는 안타까워했다.  

장득환 장로는 매일 학원을 경영하는 바쁜 일정 중에도, 대회장 확보, 참가접수, 경기진행, 심판확보 등 챙겨야 할 것은 수도 없이 많아 이 즈음에는 밤을 새우다시피하다 잠시 눈을 붙이고 새벽예배에 참석한다. 담임목사는 그 모습이 미안하고 고마울 따름이다. 

지금은 서산시가 축구공도 지원하고, 지역기업이 천연잔디와 인조잔디를 갖춘 구장까지 대여해 주면서 최적의 대회를 진행하고 있다. 대회 참가비는 팀당 10만원에 불과하다. 대회를 진행하려면 재정은 몇 배나 투입되어야 하지만 청강교회가 일체 부담하고 있다.

“팀별로 천막을 쳐주고 온갖 음식을 준비해주면 사실 참가비는 트로피 비용도 안 됩니다. 교회들이 전도할 수 있도록 용기를 주고, 아이들이 격려를 받을 수 있도록 모든 팀을 시상합니다. 대회 후에 지역에서 온동네 잔치가 벌어졌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보람도 큽니다.”

그렇다고 하루만에 대회를 치러야 하기 때문에 참가팀을 더 받을 수도 없다. 올해도 대회 참가를 못하게 된 팀들에게는 미안한 마음이라고 장 장로는 안타까워했다.  

김정욱 목사는 “교회가 결과 위주로 축구사역을 하는 것이 아니라 담임목회자 지지 아래 꾸준하게 팀을 운영하면 사역이 활성화될 수 있다. 절대 교회가 크다고 수월하게 운영되지 않는 것을 봤다”며 “교회가 유소년 축구팀을 운영하고 대회를 열고 싶다면 언제든 우리 청강교회가 가진 노하우를 하나부터 열까지 다 공유하겠다”고 이야기했다. 

다음세대 사역이 어렵게 느껴질 때 새로운 전기를 축구사역에 찾아보는 것을 어떨지 그 가능성을 청강교회에서 발견할 수 있었다. 김정욱 목사와 청강교회는 선교에도 관심이 커 세계 20여곳 선교지를 지원할 정도로 복음 전파에 대한 사명이 뚜렷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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