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 참 좋은 생각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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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참 좋은 생각이야!
  • 정석준 목사
  • 승인 2019.10.08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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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석준의 시사영어 - 87

“너는 생각이 있니 없니.” 숙제는 미뤄놓고 놀다가, 데리러온 동생 손에 붙들려 집으로 들어올 때 어머니는 안타까워 어쩔 줄 몰라 하시면서 그렇게 야단을 치셨다. 내게도 분명히 생각이 있는데 생각 없음으로 몰고 가시는 것이 내내 섭섭했다.

나이를 먹으면 잠이 없어진다고 했다. 밤새 이리저리 뒤척인다. 일어나 세수를 하고 머리를 흔들어보지만 막무가내이다. 주책없이 아버지 어머니가 보고 싶어진다. 생각을 하지말자하면 그것이 또 생각이 되어 도무지 생각을 끊어낼 수 없다. 결국 기도를 하고나서야 힘들게 잠이 든다.

생각할 필요가 없는 아담과 이브는 범사가 행복했다. 굶주림, 불만족, 갈등, 고민 등은 ‘선악과(The tree of knowledge of good and evil’를 따먹고 에덴동산에서 추방당하고 난 뒤부터 시작됐다. 남자는 땀 흘려 일해야 했고 여자는 해산의 고통을 더해야 했다.

그러나 밀(John Stuart Mill)은 “배부른 돼지보다 배고픈 인간이 되는 편이 낫고, 만족해하는 바보보다 불만족한 소크라테스가 되는 것이 낫다”고 했다. 이를 가리켜, ‘성 아우구스티누스’는 “행복한 죄(felix culpa)”라고 했다. 그리고 곧 “인간의 축복”으로 미화됐다.

‘바빌로니아인’의 ‘길가메시 서사시’가 있긴 하지만, 기원전 7세기경의 ‘성경’과 ‘일리아스’를 문자 기록의 시작으로 본다. 이는 결국 ‘탈레스’로 기원되는 서양철학의 출현 전까지 인류는 ‘구전’만으로도 행복할 수 있었다는 말이다. 다만 ‘신’의 뜻에 순종하기만 하면 됐기 때문이다. 사람이 신을 대신해서 선과 악을 구분하고, 옳고 그름을 따지면서(What is good, What is bad) 거짓과 진실이 나눠지게 되고, 법과 제도를 등에 업은 정치가 시작되면서 우리가 사는 사회는 한없이 복잡해지기 시작했다.

광화문과 서초동거리는 시위집회의 열기로 가득하다. 긍정과 부정이란 생각의 충돌 속에서 갈등하고 있다. 각각은 그 나름대로의 실리와 명분과 행복이 있다. 이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편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기독교인들조차 ‘하나님의 절대 주권(God’s Sovereignty)’을 이해하지 못하는 치명적 결함이 그 속에 있음이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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