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타지에 울려 퍼진 ‘국악찬양’…“외로운 영혼 위로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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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타지에 울려 퍼진 ‘국악찬양’…“외로운 영혼 위로해요”
  • 김수연 기자
  • 승인 2019.09.17 10: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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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석예술대학교 하계 국내외단기선교팀 간증 연재 ⑤제주도(한국음악학부)

하나님과 이웃과 함께 한다는 모토로 자라나는 백석의 인재들이 한여름 더위보다 더 뜨거운 선교열정을 불살랐다. 수년째 하계 방학마다 단기선교를 진행해온 백석예술대학교는 올해도 어김없이 학생들을 국내외로 파송해 비전과 사명을 발견케 하는 귀한 시간을 선물했다. 특히 대학은 청년들의 빡빡한 주머니 사정을 고려해 재정을 지원하고, 전공교수와 교목실 목사가 동행해 모두가 각자의 재능으로 복음을 전파할 수 있게 도와 의미를 더했다.

덕분에 2019년에는 베트남(교목실·교회실용음악) 캄보디아(외식산업학부) 몽골(교회실용음악) 전라도 광주(교회실용음악) 제주도(한국음악학부) 등 총 다섯 팀이 꾸려졌다. 앞서 4월부터 매주 준비모임을 가져온 이들은 6~7월 제각기 선교지의 필요에 따른 다양한 사역을 펼치고 돌아왔다. 다음세대가 줄고 신앙계승이 어려워지는 작금의 현실에서 각 선교팀들은 과연 어떤 은혜와 결실을 맺었을까. 그 마지막으로는 제주도팀을 들여다본다.

갈급한 영혼 어루만진 국악찬양
민족 고유의 문화로 세계만방에 주님을 알리는 것은 그리스도인이 부여받은 지상명령입니다.” 지난 628일부터 79일까지 하와이와 제주도에서 국악찬양으로 복음을 전하고 돌아온 선교팀의 정설주 인솔교수는 울먹이는 음성으로 다시금 사명을 되새겼다. 이번 해도 어김없이 꾸려진 선교팀에는 정 교수를 비롯해 한국음악전공 학생들로 구성된 선교동아리 ‘BKCCM’과 협력예술단체인 우리숨소리문화예술단단원 등 10명가량이 동행했다.

이들의 주된 사역은 먼저, 아이애아 감리교회 등 지역교회 두 곳과 노숙자 봉사센터 및 요양원·쇼핑몰 등지에서 국악과 예배가 어우러진 찬양선교를 한 것이었다. 덕분에 타지에서 외롭게 생활하는 한인 디아스포라들은 오랜만에 듣는 정감 있는 우리 가락 찬송가에 큰 위로를 얻고 영적 갈급함을 채웠다. 아울러 선교팀은 가야금·해금·피리 등 전통악기 연주에 맞춰 영어 찬양을 불러 하나님을 모르는 현지인들의 마음까지도 어루만졌다.

정 교수는 이번에 선보인 국악찬양들 가운데는 한 학기동안 학생들과 열심히 창작한 곡들도 포함돼 더욱 의미가 남달랐다며 영혼구원을 향한 간절한 진심이 닿아서인지 간증도 넘쳤다고 말한다. “ 하루는 미국인 남편을 둔 한국인 부인이 선교팀의 국악찬양을 듣고, 다음날 바로 우리가 섬긴 교회에 오셨더라고요. 가슴에 감동이 일어 찾아왔다는 그분의 눈물어린 고백을 들었을 때 주님께 말할 수 없이 큰 감사를 느꼈습니다.”

이러한 은혜는 제주도에서도 이어졌다. 선교팀은 해군기지로 인해 다소 민심이 상처 받은 강정마을의 강정생명평화교회를 찾아 어르신들을 위로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선교팀 내 논 크리스천 학생들도 선한 영향을 받았다. “사실 선교의 목적 중 하나는 비신자 팀원들의 전도였어요. 졸업하면 이런 경험을 얻기란 더욱 어려울지도 모를 그들에게 제주도에서 보인 주민들의 예배와 선교팀을 향한 섬김은 기독교의 좋은 모델을 제시해준 좋은 기회였습니다.”

잃어버린 영혼이 돌아오는 기적
이 같은 바람은 생명의 떡이신 예수님을 증거하자란 제주도팀의 슬로건에도 묻어난다. 정 교수는 낯선 땅에서 이웃에게 복음을 전하기 전에 먼저 선교팀원들부터가 깨어 기도하고 바로 서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다행인 건, 비록 팀 안에는 비신자들도 있었지만 처음부터 선교란 목적을 분명히 알고 지원했기에 어느 정도는 주님을 구주로 영접할 마음의 준비가 돼있었다는 것이죠라고 귀띔했다.

한편, 선교팀의 귀한 비전은 그저 소망에만 그치지 않았다. 오랜 세월 주님을 잊고 세상에서 방황했다는 조은혜(35·백석대학교회) 씨는 이번 선교를 통해 믿음을 완전히 회복했다고 고백한다. 모태신앙인이었지만 고등학생 때 급작스레 가세가 기울면서 주님을 떠났다는 은혜 씨는 지난해 만학도로 백석예술대학교에 입학하면서 무려 14년 만에 다시 교회에 나왔다. 그리고 정 교수의 적극적인 권면으로 떠난 제주도 선교에서 그는 인격적으로 하나님을 체험했다.

선교는 하나님 앞에 온전히 선 사람만이 갈 수 있다고 여겨서 처음에는 쉽사리 결단하지 못했어요. 그래도 졸업하기 전에 꼭 한번 다녀오자는 교수님에 말에 이끌려서 하와이를 갔는데 그곳에서 비로소 주님이 절 부르신 이유를 알게 됐어요. 국악찬양을 듣고 하염없이 우는 한 노숙자를 보면서 지금은 잃어버린 양일지라도, 마음 깊이 한 구석에는 주님을 향한 갈망이 있겠구나!’ 싶은 게 꼭 과거 제 모습 같았거든요.”

그렇게 돌아온 탕자가 된 은혜 씨는 제주도 선교를 통해서 하나님의 사랑을 회복하고 새로운 꿈도 꾸기 시작했다고 말한다. “하나님께서 이토록 못난 저를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기다려주심에 얼마나 감격했는지 몰라요. 이제 그 은혜에 보답해 제가 가진 조그마한 재능을 주님께 드리고자 합니다. 하와이에서 마주친 그 노숙자가 그랬듯이 국악찬양으로 더 많은 영혼들을 품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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