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갈등 극복과 행복한 가정의 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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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갈등 극복과 행복한 가정의 제안
  • 승인 2004.05.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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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싸움도 기술, 배워야 잘 산다”

결혼은 99%의 화학작용과 1%의 노력으로 이뤄진다는 말이 있다. 연애시절 처음 만난 남녀는 손끝만 닿아도 짜릿한 감정을 느끼며 그 사랑에 대한 보답으로 결혼을 선택한다. 그러나 결혼을 향한 화학작용의 유통기한은 3년. 이후부터는 서로에 대해 좀 더 이해하고 사랑하려는 99%의 노력만이 남는다.

나날이 상승하는 이혼율은 사회의 기초를 이루는 가정이 얼마나 위태로운 지경에 처해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최근 불거진 개그우먼 김미화씨의 이혼소송사건은 부부갈등과 가정폭력 등 일반적인 가정내 문제를 극명하게 드러낸다. 겉으로는 행복해 보이는 가정도 그 내면을 들여다보면 크고 작은 문제 한두가지씩은 안고 살아가고 있다. 다만 그러한 갈등을 어떻게 해결하느냐가 가정을 유지하는 열쇠가 된다.

그렇다면 가정행복을 외치는 가정사역자들은 어떻게 갈등을 해결할까. 그들에겐 부부싸움이란 없을까.

한국가정사역연구소를 통해 행복한 가정운동을 펼치고 있는 추부길목사는 사람이 살아가는데 어떻게 갈등이 없을 수 있냐고 반문한다. “가정사역자들도 당연히 부부싸움을 하지요. 그러나 잘 싸우는 방법을 알고 있기에 문제가 더이상 확대되지는 않습니다. 아이를 키울 때는 양육의 문제로 싸우고 가치관이 조금만 달라도 충돌합니다. 가정사역을 하기 전에는 싸우면 입을 다물고 침묵으로 일관했죠. 지금은 차라리 소리를 내어 싸울지언정 말을 안하는 일은 없습니다. 미안한 것은 바로 풀어버리죠.”

추부길목사는 부부가 모두 가정사역을 하는 덕분에 싸움이 있어도 1분내로 사과하는 습관을 들였다. 또 싸움의 주제는 절대 벗어나지 않고 집안에서 일어난 다툼은 반드시 안에서 해결하고 나간다. 싸움에도 지혜가 있다는 그는 몇가지 원칙만 기억하면 갈등이 증폭될 염려는 없다고 단언한다. 싸울 때는 인격모독을 하지 않아야 하고 상처가 되는 말은 가급적 삼가하고 과거의 일을 들춰내면 안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폭력이 처음 발생하면 분명히 문제를 삼고 강경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폭력에 관대하면 그것이 일상화되기 쉽기 때문이다.

사랑의집 가정연구원장 김신구목사 역시 작고 소소한 갈등은 있음을 고백한다. 그러나 부부가 성격이 다른 탓에 오히려 큰 싸움은 없다고 한다.

“싸움의 원인은 성격차이죠. 저는 부드럽고 차분한 편이고 아내는 논리적이고 날카롭습니다. 싸움이 많을 수 있겠다고 추측하시겠지만 제쪽에서 웬만한 일은 받아넘깁니다. 설령 의견충돌이 있어도 하루를 넘기지 않죠. 싸움은 자존감이 얼마나 강하느냐의 문제입니다. 그런데 저 사람이 내 아내가 되어주었다는 그 사실 하나만으로 감사하며 상대를 대한다면 싸움은 일어날 수가 없죠. 고마운 대상에게 화를 내면 되겠습니까.”

김목사는 싸움의 단계를 설명했다. 먼저 자신의 눈에 거슬리는 부분에 대해 지적하고 고쳐지지 않으면 비판하고 그래도 나아지지 않으면 과거를 들먹이며 인신공격을 한다는 것. 이러한 싸움이 반복되면 내 배우자는 나쁜 사람이라는 생각이 굳어지면서 이혼까지 결심하게 된다.

배우자의 변화를 원한다면 비판보다는 칭찬이 바람직하다. 남편의 옷차림이 마음에 들지 않을 때 “당신 옷입는게 왜 그래. 촌스럽게…”라는 말보다 “당신 오늘 멋있다. 그런데 셔츠랑 넥타이가 안어울리네. 다른 걸 골랐으면 더 좋았을 텐데…”라는 말로 바꾸면 다음날 남편의 태도는 반드시 달라진다. 상대방은 칭찬을 받았고 이미 마음이 부드럽게 변화되었기 때문에 어떤 말도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다는 것이 김신구목사의 설명이다.

행복한 결혼생활, 그것은 노력에 달려있다. 아이가 걸음마를 배우듯 사랑하는 법과 다투는 법을 차분히 배우고 깨달아갈 때 성경이 말하는 ‘돕는 베필’로 바로 설 수 있다. 부부갈등, 없앨 수 없다면 지혜롭게 해소하는 법을 배워나가야 한다는 것이 가정사역전문가들의 공통된 당부였다.

이현주기자(lhj@uc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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