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 바람, 교회도 예외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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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혁 바람, 교회도 예외 아니다
  • 승인 2004.05.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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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음의 도전”-“자기반성 기회” 입장 차이

개혁이 우리나라의 화두가 됐다. 참여정부 이후 불기 시작한 개혁의 바람이 17대 총선 이후 사회전반으로 확산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가운데, 한국교회도 개혁의 흐름에서 자유롭지 않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그렇지만 이런 개혁의 흐름이 자칫 교회와 복음에 대한 도전으로 표출될 수 있다는 우려 섞인 지적과 함께 자기반성의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는 입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이와 관련 박천일목사(한국기독교총연합회 총무)는 “좌편향적인 의식이 개혁과 동일어로 인식되어서는 안된다”며 “개혁은 잘못된 것을 고치고 성경으로 돌아가는 것”이라면서 일방적인 개혁여론을 우려했다. 특히 한국교회가 외부의 여론에 밀려 일방적인 개혁을 모색할 경우 부작용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분석했다.

이런 ‘신중론’은 최근 제기된 한기총의 ‘자정운동’, 부활절연합예배위원회의 ‘내가 먼저 운동’, 기독교대한감리회의 ‘정직운동’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렇지만 이런 맥락에서 개혁운동이 전개되기 위해서는, 먼저 교계 지도자들의 철저한 자기반성이 뒤따라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동안 우리나라는 정치, 경제, 교육 등 거의 모든 분야에서 개혁을 추진해 왔다. 이 과정에서 수십 개의 대기업과 은행들이 무너졌고 수만 명의 노동자들이 직장을 잃었지만 현재 대다수 국민들은 이같은 고통을 당연한 결과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사회학자들은 분석하고 있다. 비록 지금도 이런 후유증이 곳곳에서 발견될 정도로 그때의 뼈아픈 상처는 아직도 아물지 않았지만 그것은 역사의 흐름이었다고 평가하고 있다.

일부 신학자들은 일반 대중들이 대형화, 교권화 된 교회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을 갖고 있어 갈수록 한국교회의 위상은 추락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런 현상은 이미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는데 최근 유시민의원의 발언도 이런 맥락에서 파악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비록 유시민의원이 한국교회를 폄하하는 발언으로 한국교회로부터 거센 비판을 받기도 했지만 유의원의 지적이 교회개혁의 필요성을 제기했다는 것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게다가 유의원 발언이 개인의 입장만을 밝힌 것이 아니라 개혁을 주도하는 그룹들의 생각이라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새로운 문화코드와 사회적 대응 및 개혁의 문제 속에서 한국교회가 건전한 대안적 신앙공동체의 모습을 회복하지 못한다면 한국교회의 현실은 어둠다고 신학자들은 분석했다.

김원배목사(한국목회자협의회 사무총장)는 “앞으로 한국교회가 교회재정의 투명성, 목회자들의 가부장적 사고방식, 교회성장 지상주의, 복음의 메시지 상실, 세속화된 교회공동체 등의 문제를 개혁하지 못한다면 외부적인 개혁요구에 흔들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송영락기자(ysong@uc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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