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부에 목을 매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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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부에 목을 매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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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9.08.20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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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버스타고 학교 다닐래요. 차비 주세요.” “걸어서 다녀라. 돈도 안 들고 운동도 된다.” 왕복 세 시간에 이르는 등하교 길을 놓고 아버지와 종종 실랑이를 벌인 제목이다. “다 너희를 위한 거야, 쓰고 싶은 대로 다 쓰고 살면 나중에 어떻게 살래.” 어린 자식들은 이해할 수 없었고 사람들은 인색해서 저런다고 비난했다. 그 소리가 듣기 싫은 나는 정류장의 친구들 보다 일찍 서두르며 마주 치는 일을 피해갔다. 그러나 목사로 일생을 목회하며 가르치고, 그렇게 지금도 기다리며 살면서야 비로소 깨달아지는 일이다. 

닭을 울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라는 질문에 삼국지의 주인공들이 한 마디씩 한다. 먼저 ‘조조’가 나섰다. “목을 비틀어서라도 울게 해야 한다.” 그러자 ‘유비’는 “울어달라고 빌며 간청을 해야 한다”고 했다. 이때 조용히 생각하던 ‘사마의’가 말했다. “울 때까지 기다리면 된다.” 그들은 평생 소위 통일대업을 이루겠다고 꿈을 꾸었던 자들이다. 재미있는 것은 그렇게 자신이 아니면 안 된다고 우겨대던 자들은 ‘제갈공명’을 포함해 다 사라지고 망했다. 정작 삼국시대를 마감하며 최후의 승자로 등장한 것은 ‘사마의’였다. 

일반적으로 환자라 하면 “질병 등으로 몸이 아픈 사람”을 의미한다. 영어로는 ‘patient’라고 한다. 그러데 이 말의 라틴어원 ‘pati’에는 “몸이나 마음이 편하지 않은 상태에서 그러므로 치료의 능력을 가진 사람의 영향을 받거나 기다리는 사람이란 뜻이 있다.(The patient is most often ill or injured and in meed of treatment by a psychologist dentist veterinarian or other health care provider.)” 그래서 이 단어에 ‘인내, 참음’이 더해진다. 고쳐낼 수 있는 누군가에 의해 회복될 것을 믿고 기다리는 사람이란 말이다.

기다린다는 것처럼 무기력하고 무능력한 말은 없다. 그래서 폭력으로 제압하려하거나, 선전 선동을 통해 기만하며 강청하는 자들이 나타난다. 난세를 평정하겠다고 자기존재를 재빠르게 과시하며 나대거나, 권모술수를 가리지 않는다. 그러나 역사는 언제나 다만 전능자의 다스림을 믿고 기도하며 기다리는 자의 편에서 손을 들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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