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제품 불매운동’ 확산…강요가 아닌 자발적 운동돼야

‘반일 시민운동’ 확산 어떻게 보아야? 정하라 기자l승인2019.08.16 16:27:04l수정2019.08.18 21:58l149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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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가요DHC #잘가요한국콜마 해시태그 불매운동 확산
‘일본 제품 불매운동’ 자발적 참여 우선…강요해선 안돼
무조건적 ‘반일’ 외침보다 아베정권에 대한 반대 나서야

일본제품 불매운동의 열기가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일본의 ‘백색국가(화이트리스트)’ 제외 선언 이후 더욱 거세진 불매운동은 일본 유명 브랜드 제품의 매출 감소로 이어지고 있으며, 국내 업계라 할지라도 친일적인 행보나 발언을 보인 회사 제품에 대한 불매 여론도 높아지고 있다.

유니클로나 아사히, 무인양품, ABC마트, DHC 등 일본 브랜드에 대한 국내 소비가 절반가량 감소한 것으로 확인됐으며, 최근 일본 관련 이슈로 논란이 된 한국콜마 제품도 불매운동의 대표적 타깃이 되고 있다. 반일 감정의 확산은 제품에 대한 불매뿐 아니라 일본 여행 불매로도 이어지고 있다. 도쿄와 오사카, 오키나와, 후쿠오카 등 일본 주요 관광지에서의 한국인 여행객들의 발길도 뜸해진 것으로 확인됐다.

일본 제품의 불매운동은 일의 경제보복이 철회되지 않는 이상 장기적으로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교통방송(TBS)의 의뢰로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는 지난 14일 전국의 성인남녀 501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신뢰수준 95%, 표본오차 ±4.4%포인트)를 실시했다.

설문조사에서 ‘일본 제품 불매운동이 언제까지 계속될 것인가’를 묻는 질문에 ‘일본의 경제보복 철회 시점’이라는 응답이 34.9%, ‘일본의 침략 사죄·배상 시점’이라는 응답이 28.1%, ‘일본의 침략 사죄·배상 이후도 지속할 것’이라는 응답이 13.2%로 집계됐다. 대략 76.2%의 시민들이 불매운동이 지속할 것이라고 응답한 것이다. 일본이 경제보복을 철회하기 이전에 중단될 것이라고 보는 응답은 13.0%에 불과했다.

일본 불매운동이 확산되는 가운데 최근에는 대표적 일본 패션브랜드인 <유니클로> 매장을 지키는 파파라치까지 등장해 논란이 일고 있다. ‘NO재팬’ 여론에 힘입어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유니클로> 매장을 감시하는 일명 ‘유니클로 단속반’의 인증샷이 올라오고 있는 것이다. ‘유니클로 단속반’을 자처한 이들이 유니클로 매장에 방문하거나 계산대에서 물건을 구입하는 손님을 사진으로 찍어 인터넷 커뮤니티에 제보하는 방식이다.

더욱이 지난 6일에는 서울 중구청이 관내 가로등에 ‘노 재팬’(No japan) 배너기 1100여개를 게시하면서 시민들의 뭇매를 맞기도 했다. 개인이 자발적으로 나서는 불매운동에 지방자치단체가 나서 불매운동을 종용하는 것은 오히려 역효과가 일어날 수 있다는 진단에서다. 결국 하루도 채 되지 않아 철거되는 해프닝이 일어났다.

이러한 활동은 자칫 일본의 경제보복에 대응해 자발적으로 일어난 불매운동이 강요된 폭력적 운동으로 변질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를 낳고 있다. 보다 건설적인 불매운동 방향의 모색이 요청된다.

일본 제품의 불매운동에 참여하고 있다는 시민 A씨는 “최근 광복절 맞아 우리나라 역사를 되돌아보면서 아직 일본과 청산되지 않은 많은 문제가 있다는 것을 느꼈다. 지금 나라를 위해 제가 할 수 있는 일본 제품의 불매운동이라고 생각한다”면서도 “불매운동에 참여하지 않는 이들을 비난하거나 강제할 수는 없다고 본다. 하지만 불의한 역사엔 침묵하지 말고 각자가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본 불매운동의 개인적 참여는 이해하지만 자칫 격양된 감정적 반일운동을 통한 민족주의운동으로 흐를 경우 역효과가 생길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박철 교수(고려대 경영학)는 “일본 불매운동의 조직적인 참여도 중요하지만, 참여 여부는 개인의 자유로 보편적 가치인 개인의 자유를 억압하면서까지 이데올로기나 대의명분을 이루려고 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일본 아베정권의 도발에 국가 전체가 민족주의 내지는 전체주의로 대응하는 것은 크리스천답지 못한 행보”라며, “이번 한일관계는 국제법상 계약문제를 떠나 인권과 공의, 긍휼의 문제임을 직시한다면 개인이 하나님이 주신 인류의 보편적 가치에 반하는 활동을 위해 나서는 것은 바람직하다”고 평가했다.

반일감정이 확산되어 가는 현 상황에서 기독교인들이 일본인과 한국인의 대항구조를 만드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그는 “사실 일본 자체보다 일 극우세력의 지지기반인 ‘아베정권’이 악한 것이다. 일본 내에도 한국에 사과하기를 원하는 양심세력이 있음을 기억하고 무조건적인 ‘반일’을 외치기보다 아베정권에 대한 반대를 외치는 것이 합당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 불매운동이 확산될 경우 우리 기업의 피해를 막고 장기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건설적인 방법도 모색해야 한다. 기술력 확보를 통해 질 좋은 국내 제품을 개발하는 등의 중·장기적인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박 교수는 “현재 일본이 수출규제 품목에서 우리나라 중소기업이 소재나 부품을 아예 개발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아베정권이 우리 기업에 좋은 계기를 마련해 주었다고 생각하고 이 기회에 단기적으로는 비용이 더 들더라도 국내 기업에서 질 좋은 대체 부품을 생산하려는 데 주력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또한 그는 “사실 지금 가장 큰 위기는 국론분열에 있다”며, “일본 불매운동에 선을 가르고 내부적인 갈등을 일으키는 것이 아니라 단합과 하나 됨의 모습을 통해 하나님이 주신 보편적 가치를 실현하는 교회가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정하라 기자  jhara@igood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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