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웅재 목사 6년만의 새앨범 발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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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웅재 목사 6년만의 새앨범 발매
  • 손동준 기자
  • 승인 2019.08.02 16: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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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와 같은 11곡의 노래들 '오늘, 은혜'에 담겨
▲ 한웅재 목사의 새 앨범이 6년만에 발매된다. 이번 앨범에도 한 목사 특유의 편안한 멜로디와 잔잔하지만 호소력 있는 목소리로 쓰여진 시와 같은 노래들이 담겼다.

한웅재 목사가 6년 만에 새 앨범을 들고 찾아 왔다. 새 앨범 ‘오늘, 은혜’에는 듣는 이로 하여금 감동을 넘어 묵상을 하게 만드는 한 목사 특유의 감성이 고스란히 담겼다. 지난 1일 성수동 옥수서재에서 열린 앨범 발매 기념 기자간담회에서는 새 앨범에 대한 소개 뿐 아니라 노래와 사역에 대한 한 목사의 생각을 엿볼 수 있는 의미 있는 대화들이 오갔다.


생각이 곡으로 자라기까지

새 앨범이 나오기까지 6년이라는 결코 짧지 않은 시간이 걸렸다. 한 목사는 스스로에 대해 “곡을 쓰고 싶다고 해서 마음먹은 대로 쓸 수 있는 사람이 아니다”라고 표현하며 “6년이라는 세월은 11곡의 노래가 만들어진 세월”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자신의 작곡 스타일을 소개했다.

“이제부터 곡 써야지 해서 쓴 경우는 없습니다. 좋은 풍경이 있는 곳에 가면 주변에선 ‘곡 나오겠다’고 한마디씩 하시는데, 사실 그런 경험은 지금껏 한 번도 없었어요. 저는 대신 글을 굉장히 열심히 쓰려고 하는 편입니다. 어떻게 보면 쓰는 것이 어려서부터 이어진 저의 본성 같아요. 돌아보면 제가 쓴 글들이 곡이 되더라고요. 이번에도 6년간 썼던 글들이 책으로 앨범이랑 같이 나오게 될 예정입니다. 그 메모들 가운데 11개가 이번에 곡으로 자라났다고 보시면 됩니다.”

많은 사람들이 한웅재 목사의 대표곡으로 꼽는 ‘소원’의 경우도 이런 과정을 거쳐서 탄생했다.

“메모가 먼저 있고 그 메모 속에는 어떤 단어나 문장이 들어갑니다. 그 문장이 곡으로 자라나는 거죠. 어떤 경우에는 멜로디 쓰면서 가사 다 쓴 경우도 있지만 이런 일은 지극히 드뭅니다. 제 마음에 메모를 심으면 어느 순간에 그 메모와 어울릴 멜로디가 나옵니다. ‘소원’의 경우 ‘오름직한 동산’이라는 단어에서 시작됐지요. 예전에 제가 살던 동네에 뒷산이 있었어요. 중턱까지 올라가면 할머니들이 고구마를 까먹는 흔한 뒷산입니다. 거길 지나가는데 이 세상에 '타고난 심장'이나 '준비된 다리'를 가진 사람만 올라갈 수 있는 산뿐 아니라 우리 동네 할머니들도 산보하듯이 올라갈 산이 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들어서 ‘오름직한 동산’이라는 메모를 적었고 그것이 곡으로 자라난 거죠.”

 

▲ 지난 1일 옥수서재에서 진행된 앨범 발매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한 목사는 새앨범에 대한 소개뿐 아니라 노래와 사역에 대한 생각을 진솔하게 털어 놓았다.

노랫말처럼 살길

한 목사는 음악 전공자도 아닌 자신이 지금껏 앨범을 발표하고 사랑받을 수 있었던 것이야말로 ‘은혜’라고 고백했다. 그리고 앞으로도 힘이 닿는 한 계속해서 노래를 짓고 부르고 싶다는 계획을 밝혔다. 그것이 자신을 바라보는 후배들이나 CCM계에 기여할 수 있는 일종의 책임이라고도 했다.

“소위 말해서 세상을 책임질 세대가 됐습니다. 누군가를 탓할게 아니죠. 교회와 세상을 향해서 미안한 마음이 있습니다. 내가, 우리 세대가 이렇게 밖에 못하나 하는 자괴감도 있습니다. 책임을 져야 하는데 나이만 오십이 됐지 어떻게 책임질지 잘 모르겠어요. 어쩌면 계속 노래하는 것이 책임의 일환인가 싶기도 합니다.”

한 목사는 무엇보다 자신이 썼던 노랫말이 무색해지지 않도록 세상에 물의를 끼치지 않는 삶을 살고 싶다는 소망을 전했다.

“20대부터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는데 이제 저도 50에 접어들고 있습니다. 살아보니 그 나이에 도착해야만 알게 되는 단어가 있더라고요. 그 전에는 물론 알긴 하지만 책을 보듯이 아는 것이고, 그 나이에 도착해야 느껴지는 살결처럼 느껴지는 단어들이 있습니다. 할 수 있을 때까지 그런 단어들을 노래로 만들어서 부르고 싶습니다. 최대한 조미료를 덜 치고 사람들이 먹을 만한 음식 만들 듯이 사람들 들을만한 노래를 만들고 싶습니다.”

 

오늘 그리고 은혜

이번 앨범의 제목인 ‘오늘, 은혜’에 대해 한웅재 목사는 “거창한 의미로서의 은혜가 아닌 개인의 삶에 촘촘하고 작은 은혜들을 노래했다”며 “종교적인 수사가 아닌 한 개인이 살아가는 일상 속의 소소하고 빼곡한 은혜를 담았다”고 소개했다.

이번 앨범에는 지난 6년간 그가 겪었던 다양한 삶의 에피소드들이 담겼다. 대표적인 곡인 ‘머리맡의 라디오’는 그가 진행하고 있는 CBS 라디오 ‘한웅재의 CCM CAMP’를 수식하는 단어에서 제목을 가져왔다. 그가 라디오를 진행하며 느낀 점들이 곡의 가사로 쓰였다. 2년 전 소천한 아버지에 대한 기억을 적은 곡 ‘아버지 기일에’도 그가 일상에서 느낀 감정들을 특유의 편안한 멜로디와 호소력 있는 목소리로 담아냈다.

‘꿈이있는자유’로 활동하던 시절부터 그래왔듯이 이번에도 별도의 ‘타이틀곡’을 정하지는 않았다. 다만 그는 “음반 제목과 비슷한 ‘일상적 은혜’라는 곡이 사람들에게 타이틀처럼 느껴질 것 같다”며 “스스로 생각해온 소소한 은혜에 대한 일기 같은 곡”이라고 소개했다.

한편 새 앨범은 오는 9월 6~8일 KT&G 상상마당 대치아트홀에서 열리는 같은 제목의 공연에서 첫 발매된다. 공연에서는 새 앨범의 수록곡을 비롯해 그간 사랑 받아온 ‘소원’, ‘나 어디 거할지라도’, ‘사랑은 여전히 사랑이어서’ 등의 곡들을 선보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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