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 기념물 목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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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연 기념물 목회
  • 이찬용 목사
  • 승인 2019.06.25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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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찬용 목사의 행복한 목회이야기 (67)

웃자고 하는 얘기겠지만, 어느 교회 장로님이 하도 목사님 속을 썩이고 괴롭혀서 고민 고민하던 목사님이 어느 날 새벽기도 시간에 “예수님~ 저 장로님 좀 제발 데려가 주세요” 했다지요. 주님이 그 목사님에게 나타나셔서는 “000 목사야, 나도 못해서 십자가에서 죽었어 너도 참어~” 하셨다구요.

식당을 운영하는 제 누님이 언젠가 제게 어렵게 말씀을 꺼내셨습니다. “목사님~ 식당에 가시면 일 하시는 분들에게 커피 값이라도 꼭 주셨으면 좋겠어요” 하시며, 일하시는 분들이 교회에서 단체로 온다고 하면 그쪽 서빙은 서로 미룬다는 겁니다.

단체로 와선 이것저것 더 달라는 말로 사방에서 난리 치다 정작 갈 때는 커피 값이라도 놓고 가는 성도나 교회가 별로 없답니다. 음식을 어느 정도 먹고 배가 불렀다 싶으면 그 때부터 교회 성도를 헐뜯는 것부터 시작해서, 담임목회자, 부교역자들 험담까지 자기들만 의로운 양 떠드는 모습이 아니꼬워서 그렇다네요.

영국에 가면 이런 말이 있답니다. “어떤 사람과 비즈니스를 하려고 하는데 그 사람을 믿어도 되는지, 함께 사업 파트너로 동행해도 되는지 모르겠으면 식당에 가서 식사를 같이 해보라. 식당에 가서 그 사람이 종업원 대하는 태도를 보면 그 사람과 거래해도 좋은 지 알 수 있다.”

설명하지 않아도 어떤 사람과 거래를 하지 않아야 하는지 뻔히 답이 나오죠?

자기보다 지위나 처지가 열악한 사람을 보면 심하게 거들먹대다가도, 부자나 지위가 높은 권력자를 만나면 급변하는 사람. 누군가를 만나기만 하면 칭찬하기보다 험담에 능숙한 사람. 무엇을 보든지 부정적인 시각으로 보는 사람. 자기만 의롭고 다른 사람들은 다 그렇고 그렇다는 반골기질이 있는 사람들과의 교제와 거래는 위험한 게 사실 아니겠습니까.

아주 오래 전 서울 가는 지하철 안이었습니다. 우르르 한 무더기의 여자 분들이 몰려들어와 서로 권사님, 집사님 하는 걸 보니 어느 교회에서 단체로 어딜 가는 중이었나 봅니다 그 사람 많은 지하철 안에서도 서로 어느 권사가 어떻고, 누가 어떻고 험담을 하는 모습을 본 적이 있습니다.

그 말을 굳이 들으려고 하지 않아도, 말하는 소리가 주변 사람들에겐 다 들릴 정도였습니다. “교회에 직분자를 세우려면 믿음보다 성품을 먼저 보라.” 우리 선배 목회자들이 가끔 하시던 말씀이었습니다. 믿음이야 왔다 갔다 할 수 있지만 타고난 성품은 어떻게 못한다구요. 

건축은 눈으로 보입니다. ‘아 1층 올라갔구나’, ‘5층 올라갔구나’ 하는 것으로요. 그런데 사람을 상대로 목회하는 건 눈으로 보이는 게 아닙니다. ‘괜찮나~’ 싶으면 토라지고 삐지고 시험 들고 하는 성도가 늘 있거든요. 이런 성도들이 교회 내에서 힘이 있다 싶으면 갑질을 하는 겁니다. 괜히 다른 성도 트집 잡고, 부교역자들에게 반말이나 해대고, 목회에 참견하고 싶어 근질근질 하거든요. 

그런데요~~ 목회자는 이런 갑질 성도를 평생 품어야 하는 거래요~~. 갑질 성도들은 마음대로 해도 괜찮고, 목회자가 이런 성도를 향해 한 마디라도 하면 난리가 난다니까요. 그래서 목회는 때로 가슴앓이를 하며 이 길을 가는 거랍니다. 이 글을 읽으시며 “우리 목사님은 아닌 것 같은데~” 하는 마음이 드시나요? 그런 마음이 들게 하는 목회자 요즘 별로 없습니다. 천연기념물 목회하고 계시는 중이시네요~~~ㅋ

부천 성만교회 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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