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노조’ 출범에 교계 찬·반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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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노조’ 출범에 교계 찬·반 확산
  • 승인 2004.04.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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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 기관의 모든 직원들은 물론 교회 부목사까지 가입할 수 있는 ‘기독교회 노조’가 최근 출범돼 교계에 상당한 논란을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기독교회 노조의 설립은 이길원목사(경인교회, 교회법 연구소장)가 주도한 것으로, 이목사는 최근 인천 계양구에 지역 노조인 ‘기독교회 인천지역 노동조합’ 설립 신고서를 제출,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

노조 출범에는 현재 인천 지역의 일부 교회 계약 직원들이 참여하고 있으며, 앞으로 산별 노조를 구성해 개별 사업장 단위 조합으로 확대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기독교회 노조는 이와 함께 노조 홍보와 이해를 위한 홈페이지(www.gdnojo.org)를 운영 중이며, 부당 해고를 비롯한 각종 피해 사례의 수집과 함께 이럼 문제들의 해결을 위한 다양한 법적 정보를 제공하고 있는 상태다.

노조 출범과 관련 이목사는 “교회는 이제까지 종교의 특수성으로 노동조합의 필요성을 자각하지 못했으나 국가가 정한 최소의 근로 기준인 근로 기준법 조차 지켜지지 않는 것은 물론 고용의 불안정, 비인간적인 대우, 근무 환경 및 임금 상태 등의 열악한 상태에 대해서는 관심을 갖고 해결하고자 하는 노력이 없어 근로환경의 사각지대로 남아있었다”며 설립 취지를 밝혔다.

그러나 교계 관계자들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일축했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 총무 박천일목사는 “이목사의 판단은 교계에 긍정적인 면보다는 부정적인 면을 더 부각시킬 우려가 있다”고 말하고, “노조는 교회법과는 상반되는 것이며, 교회를 화합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질서를 어지럽히는 것은 물론 나아가 사회에 또 하나의 비판거리를 제공하는 빌미로 작용할 수도 있다”며 우려를 표시했다.

이목사가 소속한 예장통합총회(총회장:김순권목사) 또한 이 문제와 관련 대책을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조만간 열릴 부천노회에서도 공식적으로 다루어질 것으로 보여 그 파장은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네티즌들은 “세상을 리더해야 할 교회가 불행하게 세상을 닮아가고 있다. 교회가 세상과 같을 수 있는지를 생각해야 한다. 돈과 권리가 하나님을 섬기는 것보다 우선적인가”, “노조를 비난하기 이전에 왜 노조를 세우려고 하는지를 생각해야 한다. 누구나 수긍할 수 있는 대우를 받았다면 이런 이야기는 없었을 것”이라는 의견들을 개진,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공종은기자(jekong@uc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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