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회 정교분리의 원칙이 남용되고 있다"

한국사회발전연구원, 지난 14일 '종교와 국가의 바람직한 관계' 세미나 개최 이인창 기자l승인2019.06.14 21:51:25l수정2019.06.15 11:53l148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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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사회발전연구원과 한국종교사회학회는 지난 14일 세미나를 개최하고, 종교와 국가의 바람직한 관계에 대해 토론회를 진행했다.

최근 국가인권위원회는 서울신학대학교가 새벽예배에 5회 이상 불참할 경우 생활관 퇴소 조치를 할 수 있도록 한 규정은 종교를 이유로 한 차별행위라며 개정을 권고했다.

하지만 서울신학대는 종교 지도자 양성을 위한 교육부 법인으로 법적지위를 인정받았을 뿐 아니라 생활관 입사자가 직접 서약서에 서명하고 입사했기 때문에 종교차별이 아니라고 권고를 거부했다.

이처럼 국가의 보편성과 종교의 특수성 간 충돌이 갈수록 증가하는 현상을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

한국사회발전연구원(이사장:조일래 목사)과 한국종교사회학회(회장:전성표 교수)는 지난 14일 한국기독교회관 조에홀에서 세미나를 개최하고, 종교와 국가의 발전적 관계를 모색하는 시간을 가졌다.

경북대학교 정태식 교수(정치종교사회학)는 “종교는 절대성보다는 보편성에 더 방점을 두어야 한다. 종교인들이 집단적 이기주의에 함몰되거나 세속적 권력에 몰두할 때 세상의 비판을 면하기 어렵다”며 “종교와 국가 간 갈등을 해결하고자 한다면 사회 정치적 차원에서 절대성보다 보편성을 더 치중하되 세속 권력에 대한 비판적 자세와 긴장 거리를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 교수는 특히 “최근 미국 사회에서도 공공성의 가치를 훼손하지 않기 위해 종교의 자유를 어느 정도까지 허용해야 되는지가 첨예한 이슈”라며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종교와 사회의 공통분모를 찾는 것이 필요하며, 종교의 자유 행사가 차별을 수반하거나 불공정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다종교 사회에서 일어나는 갈등을 국가별 유형으로 살펴본 서울신학대학교 최현종 교수(종교사회학)는 “네덜란드와 같은 관용형이 우리나라와 유사하다”고 판단했다.

최 교수는 “종교는 중요한 정체성의 한 요소이며, 지금 시대에 공적 영역에서 종교성을 배제하는 것은 힘들다”면서 “종교적 정체성을 적절하게 조절, 통합하는 것이 국가의 중요 임무지만 종교를 정해진 테두리 안에 가두려고 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최 교수는 “신앙이 실제로는 보편적이 아니라는 것에 대한 인정과 위대한 종교적 전통을 경청하는 자세가 21세기 다원적 사회에서 필수 요소”라면서 “이런 입장에 기초해 한국적 관계 유형을 정립해가야 할 것”이라고 과제를 제시했다.

울산대학교 이정훈 교수(법학)는 “기종교의 자유가 존중되는 사회가 민주적 헌정질서에 부합할 수 있다”며 우리 사회에서 정교분리의 원칙이 남용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교수는 “정교분리 위반 논쟁이나 종교편향의 사례로 지적되는 사안들이 논리적으로 문제가 있는 경우가 많다. 정치인이나 공무원들이 직무와 관련이 없는 종교 활동을 하는 것도 종교편향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잘못”이라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구체적인 실례로 2006년 서울고등법원 판결을 언급했다. 군종목사가 군대 내 종교활동 중 특정 종교단체를 이단으로 설명한 것은 직무상 위법행위가 아니라고 판단한 것으로, 이 교수는 군종장교의 특수성을 인정한 판결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 교수는 “현재 종교차별 관련한 입법 요구는 법리상 비합리적인 요소가 많고 감정적인 부분도 많다”면서 “정교분리는 특정 종교단체와 공권력이 정책적으로 유착되는 것을 금지하는 것으로, 사립대학과 정치인의 종교의 자유가 근거 없는 종교편향 주장에 왜곡되지 않도록 민주적 헌정질서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세미나에는 예장 합동 총무 최우식 목사, 한국교회언론회 부회장 이억주 목사, 한국장로교총연합회 사회인권위원장 박종언 목사가 패널로 참석해 발제자들과 토론했다.

한국사회발전연구원 이사장 조일래 목사는 “종교와 국가가 공적영역에서 발전적이고 건강한 관계를 이루길 기대하며 이번 세미나와 토론회를 준비했다”며 “가치의 충돌을 사회의 발전을 위해 조화롭게 정립해가는 성숙한 우리 사회가 됐으면 한다”고 전했다. 

이인창 기자  tackle21@igood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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