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가 그렇게 만만한 것인가. 목회자들이 뭘 모르고 덤볐다”, “기독교인들이라고 정치 의식이 없는 것이 아니다. 왜 기독교인이라는 이유로 기독당을 찍어야 하느냐. 목회자들이 종교라는 이름을 내세워 교인들을 무지몽매(無知蒙昧)한 사람으로 만들고 있다”.
총선 전후에 만난 기독인들은 기독인들이 기독당을 지지해 줄 것이라고 생각하는 정당 관계자들을 비웃었다. 공약도 없이 단순히 기독당이라는 이름 하나로 3~10%의 지지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는 계산이 어떻게 가능한지 궁금해 했다.
기독교인들이라고 기독당을 찍으라는 논리는 ‘지역주의’의 또다른 변형된 형태라고밖에 이야기할 수 없다는 것이 교인들의 말이었다. ‘기독교인이라는 이유로 기독당을 찍어달라’는 논리, 이것이 기독당에 참여한 정치인들의 정치관인지를 궁금해 했다.
총선에 참여했던 인사들은 하나같이 ‘간곡한 부탁에 의해 마지못해 참여했다’는 대답만을 되풀이하고 있다. 이런 논리라면 기독당은 ‘일부 인사들의 끈질긴 구애와 설득 때문에 마지 못해 시작된 당’이라고밖에 볼 수 없다. ‘간곡한 부탁에 의해’ 정치가 시작될 수 있는지 의문이다.
총선 결과 전체 73명의 기독 의원들이 당선됐다. 국회의원 선거 때마다 기독 의원들이 많이 배출되기를 바라는 기독교인들의 기대는 상당하다. 그러나 ‘빛과 소금의 역할‘을 바라는 성도들의 간절한 염원은 지금껏 소원하다.
예장합동총회 이재영 총무는 “기독 정치인들이 교회에서와 같이 하나님의 눈을 의식하고 사람을 두려워하는 신앙 양심을 국회에서도 지킬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같은 바람은 비단 한 개인의 바람이 아니다. 기독인 전체의 바람이다.
기독당에 주어진 선물은 뼈아픈 반성과 정치에 대한 재 이해다. 무엇이 하나님의 일인지에 대한 재 해석이 기독당에 주는 하나님과 교인들의 선물이다.
공종은기자(jekong@uc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