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유가족에게 탁상공론 아닌 실질적 도움 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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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유가족에게 탁상공론 아닌 실질적 도움 줘야”
  • 김수연 기자
  • 승인 2019.05.02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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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생명의전화 ‘제3차 생명사랑 목회포럼’ 개최

“교회는 탁상공론을 떠나 자살을 예방하고, 상처받은 자살유가족들을 치료하는 일에 실질적인 대안을 내놓아야 한다.” 한국생명의전화가 지난 25일 서울 여전도회관 2층 김마리아기념관에서 개최한 ‘제3차 생명사랑 목회포럼’에서는 이 같은 목소리가 나왔다.

이날 인사말을 전한 생명사랑목회포럼 남서호 회장은 “오늘날 인권은 날로 높아지는데 반해 생명의 가치는 줄어들고 있다. 갈수록 우리 사회가 성경과 괴리현상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하며 “특히 자살유가족의 고통은 그 어떤 슬픔이나 심리적 갈등보다도 심각하다. 자살은 개인의 비극일 뿐 아니라 우리 사회와 교회 공동체가 함께 책임져야 할 사안이란 걸 포럼을 통해 다시 한 번 깨닫고 대안을 모색하자”고 말했다.

이어 ‘자살 유가족의 상처, 어떻게 돌볼 것인가’를 주제로 기조강연을 전한 이광자 박사(이화여대 명예교수)는 2018년 통계청 발표를 근거로 “유가족의 자살 시도는 일반인에 비해 무려 6배 높다”면서 “자살은 개인적 행위지만, 또 다른 자살을 유도하고 생명 경시 풍조를 낳으며 공동체를 불안하게 만드는 비극”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죽고 싶어도 삶을 이어가는 사람은 그저 교회에 출석만 하는 게 아니라 구원의 확신과 생명의 소중함을 강하게 인지하고 있다”며 “교회는 이들에게, 주님 안에서 우리가 어디에서 와서 왜 살고 어디로 가는지를 알려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박사는 또 “자살자의 유가족은 극심한 죄책감에 시달린다. 배우자나 자녀의 자살을 마주하면 대부분 그 길을 따라가고 싶어한다”며 “최소 6주간은 충분한 애도 과정을 갖고 이들이 삶의 의미를 찾고 회복하도록 도와야 한다. 교회는 죄인, 문제 있는 사람들을 받아들이는 곳인 만큼 힘든 영혼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일을 찾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주제강연을 맡은 전 대신대학교 신학대학원장 황봉환 박사는 자살자 유가족들의 심리를 분석한 후 교회의 실천 사항들을 제안했다.

그는 먼저 △충격과 심리적 외상 △외상 후 스트레스 △분노 △수치심과 원망 △죄책감 △잠재적 자살 심리 등이 자살자 유가족들에게 나타나기 쉬운 증상이라며 “특히 편견과 비난으로 힘들어하는 유가족들을 공감하고 경청해줌으로써 함께 극복하도록 도와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개인 상담과 다른 자살자 유가족들과 연합하여 집단 상담 접근 방법 △ 경제적 지원 △ 지속적 돌봄 △거짓된 믿음 체계 해제와 그리스도와의 만남을 통한 치유 등을 교회가 적극 실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황 박사는 끝으로 “목회적 상담은 유가족들의 정서적·영적 건강을 회복하게 만든다”면서 “경제적 지원뿐만 아니라 세밀한 돌봄을 통해 세상 속에서 자존감을 상실하고 거절감으로 고통 받는 이들의 마음을 어루만져줘야 한다”고 했다.

한편 이날 포럼에는 김경수 박사(광은교회 목사, 총신대), 고유식 박사(돌봄교회, 감신대), 박인순 선생(SOS 생명전화 상담사) 등도 자리해 논찬 및 토의를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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