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가 ‘황금어장’이라는 말은 여전히 유효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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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가 ‘황금어장’이라는 말은 여전히 유효한가
  • 손동준 기자
  • 승인 2019.04.29 2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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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급변하는 선교현장, 대응 전략은?

급변하는 군선교 현장 변화 속 ‘기본’ 강조한 사역자들
미래군선교네트워크 제4회 세미나 ‘변화’ 주제로 열려

▲ ‘군선교 현장의 변화에 따른 효과적인 군선교 전략’을 주제로 제4차 미래군선교네트워크 세미나가 지난 26일 국군중앙교회에서 열렸다. 발제자로 나선 남송현 목사는 군부대가 진정한 선교의 ‘황금어장’이 되려면 ‘선교’라는 큰 틀 안에서 기본을 충실하게 다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요즘 장병들은 침상에 누워 모바일 게임도 하고 여자친구와 카톡도 한다. SNS를 즐기며 사회에 있는 친구들의 근황을 살핀다. 유튜브나 인터넷 강의를 통해 자기계발에 열중하는가 하면 일과 후 4시간 동안 평일 외출을 나가기도 한다. 평일 외출은 병원진료와 면회 등 개인용무에 활용하고, ‘다, 나, 까’ 같은 딱딱한 군대 말투보다는 계급 간 호칭 없이 전원 동기제를 적용한다. ‘PX는 상병 이상’만 사용한다는 불문율도 이제는 옛날이야기가 됐다.

군 선교 상황이 급변하고 있다. 효과적인 사역을 위해서는 어떤 대안이 필요할까. 이런 상황 가운데 군 선교 전문가들은 ‘현장 파악’과 ‘전략적 선교 수행’이라는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군종 50기 육군 군목이자 현재 선한이웃우리교회를 담임하고 있는 남송현 목사는 지난 26일 국군중앙교회에서 열린 제4차 미래4군선교네트워크 세미나에서 ‘변화하는 군대상황에 따른 선교전략’을 주제로 발표했다.

남 목사는 “군대가 황금어장이라는 용어는 지금도 유효한가”라고 물으면서 “상황이 이렇다면, 그리고 앞으로도 지속적인 변화가 일어날 것이 예측된다면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선교를 이루기 위해서 적절한 전략을 수립하고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숫자에 현혹되지 마라

군대라는 ‘황금어장’에서 제대로 하나님의 나라를 확장하고 귀한 생명을 살려내기 위해 꼭 필요한 것은 ‘전문적인 선교단체의 설립과 선교사 파송’이라는 것이 전문 사역자들이 누누이 강조해 온 오래된 견해다. 남 목사는 현재의 군선교 상황에 대해 “숫자에 현혹되고 가시적인 현상과 사진을 찍는 것에 더 마음을 빼앗긴 한국교회와 한국기독교군선교연합회는 선교의 본질을 벗어나고 말았다”고 날카롭게 진단했다.

그는 한국기독교군선교연합회가 주창해 온 ‘비전 2020’과 관련해 “이 운동이 시작하던 시절 선교학적 검토가 빈약한 상태에서 가시적인 성과 위주의 업적주의에 대한 상당히 많은 지적이 있었다”면서 “전략적 선교에 대해 다양한 제안들이 있었음에도 현재와 같은 방향이 고정되어 버렸다”고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이어 “선교학적으로 군대를 이해하지 않으면 바른 선교를 감당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선교학적으로 군대를 이해한다는 것은 군대를 복음 증거의 현장으로 이해하고, 군대 구성원을 복음 증거의 대상으로 바라보는 것에서부터 출발한다. 특히 부대별 특수성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크게 ‘육·해·공’으로 분류되는 군부대는 각 부대별로 독특한 면을 지니고 있다. 남 목사는 이같은 차이에 대해 “마치 한 나라 안에 다양한 인종이 함께 섞여 사는 것과 같다”고 표현했다. 이밖에 “전방부대와 후방부대가 다르고 전방부대 안에도 철책을 중심으로 경계하는 부대와 훈련을 중심으로 하는 부대가 각기 다른 특성을 갖는다”며 상황별 특성에 맞는 사역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동시에 모든 군부대가 가지는 공통적인 특성도 감안해야 한다. 그는 “군대와 부대가 어떠하든 공통적인 생활의 특수성을 가진다”며 “기본적으로 군대는 사회와 격리된 채로 독특한 질서를 따라 살아가야 한다. 아무리 상황이 바뀐다 하더라도 전쟁을 전제로 한 군대의 기본 골격이 유지되는 한 군생활의 특수성이 완전히 제거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국의 군선교가 제대로 이뤄지기 위해서는 군대의 선교학적 특성에 따른 전략이 수립돼야 하지만 선교학적 이해와 분석을 위한 시도 자체가 이뤄져 있지 않고 그 필요성도 느끼지 못한 상태로 진단된다”고 말했다.
 

열심 있다고 문제 없나

“군 선교의 업적과 성과가 있고 그에 상응하는 열정이 있기 때문에 그냥 이대로 지속돼도 문제가 없다는 생각은 위험하다.”

남 목사는 “선교의 동기를 정확하게 분석한 다음 우리가 해야 할 일은 하나님께서 이루시기 원하시는 목적에 근거한 실현 가능한 목표들을 정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남 목사는 먼저 ‘개인’과 관련된 군선교의 목적으로 ‘불신자 전도’와 ‘기존 신자의 양육’을 제시했다. 그는 “불신자에게 선교한다는 것은 일방적으로 복음을 전하는 것만이 아니고 그들을 제자로 만드는 것까지 포함한다”고 꼬집어 말했다. 

기존 신자의 양육과 관련해서는 “매년 입대하는 군 장병 가운데 2~5만명 정도에 해당하는 기존 신자들이 예수 그리스도의 바른 제자로서 성숙한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양육해야 한다”며 “잘 양육된 신자 병사들을 활용하여 불신자 전도와 양육을 위해 헌신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는 변화하는 군선교 상황 속에서도 복음의 능력을 믿고 본질에 충실해야 함을 강조하면서 △부대와 호흡하고 장병들과 함께할 것 △양육시스템을 체계적으로 준비할 것 △시급하게 전문선교단체를 설립할 것 △군대를 선교현장으로 이해하고 선교적 시스템을 구축할 것 등을 촉구했다. 특히 “당장 급변하고 있는 군대 상황에 따른 대응 매뉴얼이 없다”며 “종합적인 대응 매뉴얼을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에는 모두가 동의하는지도 의문이다. 그냥 각자 소견에 옳은 대로 행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어 “군선교 현장에 있는 사역자들이 함께 모여 시도되고 있는 전략적 사역을 함께 나누고 아이디어를 공유하여 발전적인 선교를 이뤄갈 때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군선교 전략이 수립되고 열매를 거둘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세미나는 미래군선교네트워크(이사장:김경원 목사)가 주관하고 한국군종목사단(단장:노명헌 목사)가 협력했다. 김경원 목사는 “국방개혁 2020에 근거해서 병력 감축과 부대들의 통폐합, 그리고 장병인권 신장이라는 정책으로 군선교 현장이 급속도로 침체되면서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고 전했다. 김 목사는 “군선교 현장의 변화 속에서 현역군목들과 군선교사들이 함께 모여 현실의 문제점들을 직시하고 올바르게 진단해서 효과적인 전략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세미나를 열었다”고 취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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