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중심 노회 통합 없이는 교단의 미래 어둡다”

총회 개혁과제를 진단한다 ③ 많아도 너무 많은 노회 이인창 기자l승인2019.03.15 09:59:19l수정2019.03.15 10:03l147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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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충남노회의 경우 구 백석과 구 대신이 기득권을 내려놓고 통합을 이뤄낸 모범 사례다.

구 백석과 구 대신 간 교단 통합 이후 한동안 활발했던 지역노회 간 통합 기류가 수그러들었다. 오히려 노회 분립 움직임이 여기저기서 나타나고 있다. 교단 최대 개혁과제 중 하나로 손꼽히는 지역중심 노회 개편은 너무 먼 나라 이야기가 되고 마는 듯하다. 

예장 백석대신총회(총회장:이주훈 목사)가 갖추고 있는 교세는 7,314개 교회이며, 교회들은 무려 124개 노회에 소속돼 있다. 150여개 노회가 넘는 예장 합동총회에 비하면 적지만 68개 노회에 불과한 예장 통합총회와 비교할 때는 무척이나 많은 편이다. 

백석대신총회 규모에 비하면 노회가 지나치게 많다는 데 이견은 없을 듯하다. 무엇보다 교단 헌법과 규칙에 따라 노회가 설립되어야 하지만 정치적 갈등이나 자리 확보 등을 이유로 노회가 무분별하게 설립되고 분리될 경우 교단 혼란의 온상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는 개혁되어야 할 과제임에 틀림없어 보인다. 

헌법의 노회 설립 규정이 대원칙
교단 헌법 정치편 제12장 노회 제88조 ‘노회의 조직’에 따르면 “노회는 일정한 지역 안에 있는 10개 당회나, 40개 이상의 교회로 구성하고 담임목사와 당회에서 파송한 장로 대의원 1인이 회원이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또 제95조 ‘노회의 분립, 합병, 폐지’ 조항을 보면 “노회가 분립하고자 하면, 노회의 결의로 총회에 청원하여 허락을 받아야 한다. 노회가 합병하거나 폐지하고자 하면 해당 노회의 결의로 총회에 청원하여 허락을 받아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교단의 헌법은 누구도 뛰어넘을 수도 예외가 있을 수도 없다. 하지만 노회 설립과정에 있어서는 유야무야 교단 헌법이 지켜지지 않는 경우가 있다. 10개 당회, 40개 이상 교회 규정은 차치하더라도 노회 설립 또는 분립 절차에서 교단 최고 의결기구 정기총회가 무시되는 현상도 엿보인다. 

총회 서기 김병덕 목사는 “노회 분립과 합병은 총회 승인사항으로 반드시 임원회 결의를 거쳐 총회에 상정되어야 하며, 총회에서 승인된 이후 분립위원회가 검토해 노회가 구성되어야 한다”며 “하지만 그동안 교단 내에서는 사후 승인처럼 편법으로 노회가 먼저 만들어지는 경우가 있다”고 지적했다. 

백석대신총회의 경우 교단 통합과정에서 노회들이 그대로 흡수된 가운데 교단 규정에 맞지 않게 방치된 경우도 있다. 이들 노회에 대한 조정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지만, 고양이 목에 방울달기처럼 쉽지 않다. 정치부 또는 재판국에서 노회 통합을 위한 결정을 내려도 강하게 저항하는 모습들도 볼 수 있다. 

총회 사무총장 김종명 목사는 “노회가 분립돼 노회장과 부노회장을 하기 위해서는 목사안수 15년, 해당 노회에서 10년을 경과해야 하고 나머지 임원은 7년이 경과해야 한다는 것이 총회 규칙”이라며 “노회 분립 때에도 이러한 규칙 지켜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역사와 회기를 같이 쓰는 노회 분립과 새로운 노회 설립은 이 같은 규정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기득권 버리면, 노회통합 가능”
노회 통합이 그토록 어려운 이유에 대해 여러 목회자들은 노회 구성원들이 오랫동안 관계로 얽혀있기 때문이라고 한목소리를 냈다. 노회 통합과 조정을 위해 애썼던 목회자들도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며 한숨을 쉬었다. 

일부에서는 만년 노회장, 총대를 위해 노회를 끊임없이 생산한다는 비아냥을 받는 경우도 있다. 그만큼 얽히고설킨 이유가 많기 때문에 나오는 소문일 것이다. 

하지만 최근 성공사례가 있다. 예장 고신총회는 2017년 9월 교단 정기총회에서 전국 노회를 권역별 33개로 재편하고 행정구역에 맞춰 노회명칭을 재조정하는 대역사를 이뤄냈다. 과정은 치열하고 험난했지만 혼란과 상처를 최소화하기 위한 의견수렴과 유예기간을 두었다. 교단 통합으로 합류한 예장 고려측에 대해서는 총대 인원을 3년간 보장하기도 했다. 

총회 지역조정위원장을 맡아 노회 통합을 위해 노력했던 증경총회장 장원기 목사는 “교단 규모가 성장함에 따라 교회와 노회가 지역별로 정리되지 않는다면 교단의 발전을 없을 것”이라며 “노회가 권역별로 정리될 필요가 있다”고 역설한 바 있다. 

총회 정치부장 최종환 목사 역시 “장로교의 기본원리는 지역 중심으로 가는 것이다. 교회의 미래를 위해서는 지역노회가 되어야 하며, 그 노회 안에서 교회들이 연대하고 역할을 해야 밝은 미래를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단기적으로 편한 관계 안에서 소속을 두고 있지만 장기 목회적 관점에서는 지역 노회 중심이 되는 것이 유익하다는 것이다. 

지역노회 통합을 언급하면 현실성 없는 이상주의자로 취급받기도 하지만, 통합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기득권을 내려놓는 것이다. 노회의 역사와 정서도 내려놓고 진정으로 교단이 바로 서도록 하고 싶다면 노회통합을 이상으로 치부해서는 안 될 일이다. 

현재 총회 내에서는 노회 통합이 추진되는 사례가 없는 실정이다. 노회 통합을 위한 새로운 동력이 요구되며 추진을 위한 시스템을 갖출 필요가 있다. 노회 설립과 분립 등에 대한 규정은 있지만 실질적인 매뉴얼을 갖추고 직접 활용될 수 있어야 한다. 

노회 통합이 이뤄지면 그것을 지키는 것도 중요하다. 노회가 단단하게 설 경우 노회 스스로 산하 교회를 지원하고 협력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80개. 100개 교회만 되면 노회 분립을 생각할 것이 아니라 150, 200 교회가 힘을 합해 더 탄탄한 노회를 만들어갈 수 있어야 할 일이다. 

이인창 기자  tackle21@igood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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