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 윤영호기자
상태바
기자수첩 - 윤영호기자
  • 승인 2004.04.18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중국선교의 선행조건

거대국가 중국의 개방이 해를 거듭함에 따라 활기를 띠는 가운데 한국복음주의협의회가 마련한 모임은, 중국의 정치 경제상황 등 제반 사역환경을 객관적으로 조명한 가운데 중국교회를 지원하는 우리나라 교회의 선행조건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주목을 끈다.

중국 제반여건을 설명한 박성주 중국어문선교회 대표는 한국교회가 중국선교에 진입하기 전에 알아야 할 문제를 △이단 돈 세속적인 풍조보다 먼저 들어가 복음화할 것 △중국교회가 안정적으로 발전하도록 도와주는 조력자 역할을 할 것 등 두 가지로 요약했다. 길게 설명할 필요없이 박성주 대표가 밝힌 이 두 가지 문제는 어쩌면 선교의 모범을 보인 바울의 모델을 상기시킬 정도로 원칙적인 부분이다. 교과서적인 이 원칙을 박대표는 왜 또다시 거론했을까.

중국은 지난 3월 말 열린 전국인민대표자회의 2차대회에서 ‘사유재산권 침해를 금지’하는 새 조항을 삽입한 개헌안을 통과시키며 발빠르게 개방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2008년 올림픽을 겨냥해 제반제도 확충에 심혈을 기울인다는 분석이다. 최첨단시설들이 갖춰지고 있는 상하이에는 우리나라 업체가 광케이블을 설치하고 각종 현대화 장비를 구축하느라 분주하다고 한다.

역설이지만 현대화는 곧 또 다른 세속화의 위험에 노출되는 과정이라는 것이 최근 교회사가 주는 교훈이다. 고도의 기술력은 화려한 향락을 동반하고, 자본은 이익이 되는 곳이라면 무엇이든 투자하도록 인간의 욕심을 자극하기 때문이다. 중국이 그러한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는 징후는 여러 곳에서 발견된다. 성(性)을 상품화하며 패션모델이라는 옷을 입고 등장하는 허상 앞에 무방비 상태로 서 있는 중국교회의 모습이 그것이다.

박 대표는 기독교복음이 중국의 영적위기를 보호하는데 강력한 힘을 발휘해야 한다고 믿으며, 삼자교회와 가정교회가 위기의 중국을 건실히 짊어지고 나아가야 할 책임이 있음을 드러냈다. 새로운 세속화 위기에 직면한 중국교회를 바로 세우는 일에는, 선교에 나서려는 우리들의 영적 순결이 당연히 선행돼야 한다는 그의 믿음을 발견하게 된다. 돈과 거대권력으로부터 자유로운 교회만이 선교지에 순수복음만을 뿌리 내릴 수 있기 때문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