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국을 멸망시킨 마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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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국을 멸망시킨 마법사
  • 정석준 목사
  • 승인 2019.02.07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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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석준의 시사영어 - 71

“빵이 없으면 과자를 먹으라.” 배가고픈 프랑스 국민들이 혁명을 일으키자 그들을 향해 왕비 ‘마리 앙투아네트’가 했다는 유명한 말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종종 ‘밥’이나 ‘떡’ 등으로 패러디되어 등장하기도 한다. 사실은 ‘루소’가 ‘참회록’이란 책에서 왕세자비의 일화를 소개하는 대목에서 나왔다고 하는데, 당시 그녀의 나이가 아홉 살인 것을 감안하면 지금은 모두 그녀가 한 말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다만 역사를 기술하는 자들에 의해 본래의 사실들이 얼마나 왜곡(twist)되고 있는가를 극명히 보여주는 ‘예’가 된다. 

‘3주간 재가동’의 조건으로 미국의 ‘Shutdown’이 종료됐다. 그러나 며느리 ‘라라트럼프’의 발언이 트럼프를 반대하는 사람들에게서 계속 문제 삼아진다. 떼어낸 “약간의 괴로운 일(little bit of pain)”이란 대목 때문이다. 그러나 전문엔 “우리나라의 미래와 자녀 손자, 미래세대를 위한 일(but it’s going to be for the future of our country)”이며 “이런 희생에 그들은 고마워 할 것이라.(but your children will thank you later.)”가 덧붙여 있다.

제정 러시아에 ‘그레고리 라스푸틴’이란 요승이 있었다. 배움이 없었던 시베리아 오지 농부 출신이다. 사람들에게 ‘초능력’을 가진 자로 행세하며 신비술사 노릇을 했다. 그러다가 계승자가 없던 러시아의 마지막황제 ‘니콜라이2세’와 황비를 만난다. 그리고 그들의 절박함을 이용해 절대 신뢰를 받아낸다, 그러나 권력의 맛을 들인 그는 온갖 전횡을 일삼다가 공산혁명을 맞는다. 그리고 러시아제국이 멸망을 했다. 80년대 세계적인 댄스그룹 ‘Bony M.’이 그를 주제로 “La La Rasputin”을 발표해 공전의 히트를 기록했다.

모든 역사는 분명히 사실(Fact)이 있다. 그러나 그대로 후대에 전해지거나 진실로 규명되기는 어렵다. 기록물이든 구전이든 전해지면서 수많은 왜곡과 심지어 날조를 거친다. 힘이 있을 때는 분명히 진실이었는데, 권력을 잃고 나면 바로 거짓말이 된다. 10년 미래는 고사하고 눈앞의 이권에만 매달려 사실을 꾸며대기에 바쁘면 그 고통은 고스란히 우리와 우리 자손이 몫으로 남겨질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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