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3.1운동으로 통일시대 열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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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3.1운동으로 통일시대 열어야 한다”
  • 이인창 기자
  • 승인 2019.01.28 2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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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만세운동 100주년, 한국교회의 시대적 과제는?
“민족문제 공감하고 협력하는 신앙적 결단 필요”

3.1만세운동의 동력을 제공했던 한국교회가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무엇을 기념하고 남겨야 할까. 안타깝게도 현재 한국교회는 일회성 행사 중심의 기념사업에 치중하고 있다. 이런 시기일수록 100년 전 3.1운동에서 한국교회가 펼칠 수 있는 시대적 과제를 찾아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 있게 여겨지고 있다.  

1919년 3.1운동 당시 기독교 인구는 전체 인구대비 1~1.5%에 불과했다. 한반도 전체 인구가 2천만명 정도로 추산될 때 기독교 인구는 약 20만명~22만명 수준이다. 그랬던 교회와 성도들이 가장 적극적으로 만세운동에 가담하고 온 국민들이 만세시위에 참여할 수 있도록 이끌어내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당시 기록을 보면 1919년 4월말까지 투옥된 기독교 인구는 2,120명으로 불교와 천도교, 유교를 합한 1,556명보다 훨씬 많았다. 독립선언문에 서명한 민족대표 33인 가운데 절반이 기독교인이었고, 검거된 만세시위 주도자 중 17.6%가 기독교인이었다. 

반면 2015년 기준 우리나라 기독교 인구는 전체 인구 대비 20%, 1천만명에 육박한다. 국내 최대종교로 등극했다고 자화자찬하고 있지만 정작 교회를 보는 세상의 시선은 호의적이지 않다. 

신촌성결교회 이정익 원로목사는 “100년 전 기독교는 민족의 아픔과 함께하는 교회였고 역사적 고통이 집약돼 3.1 만세운동으로 표출됐다”며 “세상이 걱정하는 교회가 이제는 제대로 된 신앙을 회복하고 국민들과 공감하는 능력을 가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국사편찬위원장을 지낸 숙명여대 이만열 명예교수는 “당시 기독교인들은 전국적 연락망을 구축했고 유일하게 교회에서 합법적인 집회를 할 수 있어서 3.1운동에 적극 참여할 수 있었다”면서 “기독교인들은 3.1운동에 참여하며 신앙과 민족사랑을 일치시키려고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우리 민족 최대과제인 한반도 평화와 통일에 있어서 한국교회의 역할을 발견하는 데 있다. 

통일부 차관을 지낸 양영식 장로는 “제1의 독립을 이루도록 했던 것이 3.1운동이었다면 분단된 조국이 통일이 되는 것을 제2의 독립으로 생각하고 한국교회가 평화와 통일의 한반도 시대를 앞당기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영안교회 양병희 목사는 “3.1운동 100주년을 기점으로 삼아 한국교회가 평화와 통일의 미래를 열어가야 한다”면서 “남북문제에 전 세계가 집중하고 있는 이 때 인도적 지원 실천과 남북갈등, 남남갈등 해결 등 교회가 할 수 있는 사역을 펼쳐야 한다”고 과제를 제시했다. 

기독교통일학회장 안인섭 교수(총신대)는 “3.1운동은 국민이 주인이 되는 과도기 물꼬를 튼 사건이자 기독교가 한국 민족사에 가장 강력하게 영향력을 미친 사건이었다”면서 “비록 8.15해방 후 남북한이 분단됐지만 분단을 극복하고 자유민주주의 국가를 이룩하기 위해 한국교회가 어떤 역할을 할지 지금 이 시대에 점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하나 3.1운동에 한국교회가 찾아야 할 과제로 제시되는 것은 분열의 역사를 극복하는 일이다. 만세시위 당시 한국교회는 교단과 교파를 초월해 우리 민족을 향한 강렬한 자주독립과 민주주의를 향한 메시지를 선포했다. 기독교 지도자들은 민족적 과제를 위해 천도교 등 이웃종교와 협력할 정도로 포용력 있는 자세를 가졌다. 

한국기독교역사연구소 김승태 소장은 “타종교까지 포용하고 협력했던 당시 기독교 지도자들의 3.1정신이야말로 우리 민족사적 과제인 자주적 민주화와 평화적 통일을 이루기 위해 절실히 요구되는 것”이라면서 “이 시대 신앙인들이 역사문제와 현실문제에 참여하는 신앙적 결단이 지금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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