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18년째 기독교 박해 국가 1위…중국 박해 순위 급등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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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18년째 기독교 박해 국가 1위…중국 박해 순위 급등 ‘주목’
  • 한현구 기자
  • 승인 2019.01.16 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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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도어, 16일 세계 기독교 박해 순위 발표…국가주의·과격 이슬람에 의한 박해 뚜렷
▲ 오픈도어선교회가 발표한 '2019 세계 기독교 박해 순위'. 북한은 18년째 기독교 박해 국가 1위의 불명예를 안았다.

북한이 18년 연속 세계 기독교 박해 순위 1위의 오명을 안았다. 최근 평화의 바람이 한반도를 둘러쌌음에도 불구하고 기독교에 대한 탄압은 여전했다. 지난해 종교사무조례 수정안을 발표한 중국의 기독교 탄압 순위가 급등한 것도 눈에 띄었다.

한국오픈도어선교회(사무총장:이종만 목사, 이하 오픈도어)가 지난 16일 세계 기독교 박해 순위를 담은 ‘World Watch List 2019’를 공개했다.

북한은 2002년 순위가 발표된 이후 18년째 1위 자리에서 물러날 생각이 없어 보인다. 개인·가족·공동체·국가·교회 등 5개 박해 영역에서 모두 최고점을 받았고 직접적인 공격을 의미하는 폭력 지수 역시 높게 나타났다.

오픈도어에서 북한 사역을 전담하고 있는 다니엘 간사는 “남북관계는 일약 진전했지만 북한의 인권과 종교 자유는 제자리 걸음이었다”며 “오히려 주민들을 향한 통제와 단속은 더 심해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고 밝혔다.

다니엘 간사는 또 “최근 북중관계가 풀리면서 북중 접경지역의 북한사역 선교사들과 탈북자들은 더 위험해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남북 평화 무드가 지속된다 해도 당장 종교 포용의 가능성을 기대하기는 힘들다. 다만 중국이나 싱가포르 수준의 종교 자유라도 주어질 수 있길 기도할 뿐”이라고 조심스럽게 전망했다.

그밖에 최근 기독교 박해 경향에서 두드러지는 것은 국가 권위주의에 의한 탄압이다. 이러한 경향은 중국에서 가장 강하게 나타난다.

중국은 지난해 2월 종교사무조례 수정안을 발표하면서 일명 ‘종교의 중국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예배 전에 국가를 부르게 하고 십자가 깃발 대신 시진핑의 사진을 걸게 하는 등 국가주의를 강화하고 있는 추세다. 그 결과 중국은 지난해 기독교 박해 순위 43위에서 올해 27위로 급등했다. 비슷한 국가 권위주의를 표방하고 있는 미얀마(18위)와 베트남(20위) 역시 높은 순위를 기록했다.

IS를 필두로 한 과격 이슬람 세력이 중동에서 영향력을 잃은 이후 사하라 이남 지역으로 확산되고 있는 점도 주목된다. 50위권 밖에서 높은 수준의 박해지수(41점)를 보여주는 23개 국가 중 18개 국가는 사하라 이남 지역에 위치한 국가인 것으로 나타났다. 모로코(51위), 지부티(53위), 콩고(54위), 카메룬(56위), 탄자니아(57위) 등의 국가가 여기에 속한다.

나이지리아(12위)는 보코 하람(Boko Haram) 등 과격 이슬람 단체에 의해 3,731명의 기독교인이 목숨을 잃었다. 2,000명이 희생됐던 지난해보다 약 2배 가량 증가한 숫자다. 이집트(16위)와 소말리아(3위) 역시 이슬람 무장단체에 의한 피해가 심각한 것으로 조사됐다.

기독교 국가로 알려진 러시아(41위)가 50위권 내로 진입한 것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러시아에서는 지난 2014년 크림반도 침공 이후 종교기관에 대한 의무 등록 제도를 시행하면서 러시아정교회 이외의 기독교 종파에 대한 탄압이 심해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세계 기독교 박해 순위를 발표한 이종만 목사(한국오픈도어 사무총장)는 “오픈도어의 박해 지수는 박해가 있을만한 충분한 개연성이 있을 지라도 실제 확인되지 않는다면 리스트에 포함시키지 않는다”고 소개하면서 “뉴미디어와 SNS의 발달로 기존에는 알려지지 않았던 기독교 박해 사례들이 더 많이 리스트에 잡히고 있다”고 전했다.

이 목사는 또 “IS의 퇴패 이후 많은 중동 출신 기독교인들이 본국으로 돌아가고 있다. 그런데 사회 경제적 기반이 너무 열악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라크의 경우 수십만 명의 기독교인들이 본국에 돌아와 공동체 재건에 힘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교회가 이들을 향해서도 관심을 보내주시길 부탁드린다”고 요청했다.

▲ 16일 기자간담회에서 기독교 박해 순위를 발표하는 한국오픈도어선교회 사무총장 이종만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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