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똑똑한 사람입니다
상태바
나는 똑똑한 사람입니다
  • 정석준 목사
  • 승인 2019.01.15 16:4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정석준의 시사영어 - 70

일 년에 다섯 번 열리는 ‘말씀성회’ 는 신년정초로부터 시작한다. 주일이 지나면 바로 다음 주에 약속된 집회 장소에 대한 설렘이 더 크게 다가왔던 시절이 있었다. 받아낸 것에 감사함을 나눈다는 순전한 명분으로 시작된 것이었지만 회를 거듭할수록 오히려 굳어지는 것은 자신만만한 자아뿐이었다. 오십 줄에 들어서야 문득 깨닫고, 속죄하는 마음으로 시작된 나의 반성문 같은 ‘말씀성회’이다. 육십을 훌쩍 넘긴 지금은 복음의 진면목을 찾아 성도들과 함께 누리는 천국생활의 솔직한 체험을 갖는 시간이 됐다. 

“그거 알아? 자기는 헛 똑똑한 사람이야! (You are a book smart; Being able to succeed scholastically, and not necessarily in the real world.)” 나름 생각대로 잘해나간다고 착각 속에 빠져있을 때, 동료의 입에서 흘러나온 말이었다. 자다가도 벌떡 일어날 만한 충격적이었다. 그리고 그때서야 ‘칼빈’의 인간지혜에 대한 정의(Calvin, Institution of the Christian Religion.)가 생각났다. “우리의 지혜는 성경에서 가르치고 있는 모든 것을 비난하지 않고 공손하며 온순한 마음으로 받아들이는데 있다. (기독교강요1.18.4)”  

‘유투브 개인방송’이 유행이다. 급변하는 국제정치 속에 국내정치가 오리무중 한 틈을 타고, 나름 책을 읽고 공부깨나 했다는 사람들마다 자신 방송의 시스템을 갖는 것이 ‘트렌드’다. 공영방송이 여러 가지로 담아 내지 못하는 부분들을 어쩌면 그렇게 잘도 알고 해설하고 주장하며 교훈하는지 모르겠다. 그러나 몇 개의 채널을 검색하다가 이내 아주 닫아버렸다. 모두가 ’FACT’라고 주장은 하고 있지만 남의 것은 다 거짓말이라는 식의 흑백논리는 오히려 ‘진실’시장의 문을 더 잠가버리는 영향을 내고 있기 때문이다.

‘복음’에 진실하지 못한 일체 나의 목회행위는 ‘헛 똑똑’이란 단어 하나에 무너졌다. 현재의 ‘사실’과 ‘미래’에 대한 진솔함이 중요하다. 다만 지난날 받았던 설움의 한풀이식으로 나의 존재를 증명하고 입지를 세워보려는 생각은 시도부터 잘못됐다. 결국 지식과 정보의 풍부 속에서도 자신 하나를 건사하지 못할 빈곤을 만나게 될 뿐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