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대, 대순진리회 매각 의혹 '일파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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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양대, 대순진리회 매각 의혹 '일파만파'
  • 이인창 기자
  • 승인 2018.12.24 1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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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내외 구성원 “사실일 경우 강력한 대응”...이사장은 부인
교육부, “이사교체 서류 접수”... 총동문회 등 비대위 구성
▲ 1948년 김치선 박사에 의해 설립된 안양대학교가 대순진리회 매각 의혹에 휩싸였다. 파장이 크게 일고 있는 가운데 학교 안팎에서 기독교 건학이념을 지키겠다는 움직이 확산되고 있다. 사진=안양대 홈페이지

기독교 건학이념에 따라 1948년 설립된 안양대학교가 기독교 신앙과 전혀 관계없는 타종교 대순진리회의 특정종파에 매각된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대순진리회 분파로 알려진 성주방면(대진성주회)이 운영하고 있는 학교법인 대진교육재단으로 매각 절차가 진행되고 있으며, 성주방면 관련 인사 4명이 안양대학교 운영주체인 학교법인 우일학원의 이사진에 포함됐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

아직까지 법인이사회 회의록이 학교 홈페이지에 공시되지는 않은 상태이지만 본지가 교육부에 확인한 결과, 일단 안양대 이사회는 이사교체 관련 서류를 지난 21일자로 교육부에 제출해 심의를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승인 여부는 이사회 회의서류를 검토해 결의의 적정성 여부를 검토하는 선에서 통상 이뤄진다”며 건학이념 훼손여부가 기준이 되지 않을 수 있음을 시사했다. 승인 여부는 보통 일주일 정도 걸리지만, 연말임을 감안해 해를 넘겨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학교 유력 관계자는 “이사장 김광태 장로는 매각 사실을 부인하고 있으며, 현재 미국에 체류 중이기 때문에 본인이 들어와서 입장을 밝혀야 한간에 떠도는 소문이 사실인지 여부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지난 8월 이사회에서 이사장께서 학교를 도울 수 있는 좋은 분이라며 평소 잘 알지 못하는 2명을 추천한 사실은 있다”면서 “이 역시 이사장 본인이 해명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사실 확인을 위해 법인 사무국과 사무국장에 연락을 취했지만 공식 입장을 듣지 못했다.

의혹과 관련해 학교 안팎에서 술렁이고 있으며, 성탄절을 전후해 학교 구성원들이 직접 움직이기 시작했다.

안양대 총학생회와 신과대학 학생회, 신학대학원 원우회는 그동안 소문으로만 떠돌던 학교 매각이, 그것도 대진성주회가 매각 대상일 경우 강력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조동현 총학생회장은 “김광태 이사장 앞으로 지난 21일 공문을 보내 학교 매매의혹에 관한 사실 확인과 건학이념에 위배되지 않는 운영해줄 것을 요구했다”며 “답변이 없거나 미흡할 경우 건학이념을 지키기 위해 행동하겠다”고 밝혔다.

신학대학 학생회와 신학대학원 원우회는 소문으로만 무성했던 의혹을 확인하고 알리기 위해 24일 오후 공청회를 개최했다.

안양대 신학대학 김지수 학생회장은 “그동안 소문에 대해 대학 관계자는 법인 사무국에 확인한 결과 사실무근이라고 밝혀왔다고 설명했는데, 현재로서는 사실이 아닐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진행상황을 학생들에게 전하고 타종교가 안양대에 유입되지 않도록 강력하게 행동하겠다”고 밝혔다.

총동문회(회장:박중식 목사) 차원에서도 대학 정상화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위원장:우관석 목사)를 구성했으며, 의혹에 대한 공식확인을 요구하는 질의서를 학교법인 우일학원에 발송하기 위한 절차에 돌입했다.

안양대 인준 교단 중 한 곳인 예장 대신총회(총회장:안태준 목사)도 비대위를 구성해 학생들과 연대한 가운데 대응하기로 했다.

계속해서 제기되는 의혹에 대해 학교법인은 아직까지 공식해명을 내놓지 않고 상태이다. 매각대상으로 알려진 학교법인 대진교육재단도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대진교육재단은 현재 충북 괴산에 중원대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학교법인 대진교육재단 관계자는 “그 건에 대해서 공식적인 보도자료를 준비 중인 것은 없다. 일이 확정되거나 하면 어떤 자료가 나가든가 할 것 같다”며 애매한 답변을 내놓았다. 이 관계자는 “대진교육재단 측 인사가 안양대 이사진에 들어갔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상세하게 잘 알지 못한다”며 즉답을 피했다.

최근 태백시기독교교회연합회, 강원기독교총연합회, 세계성시화운동본부는 대순진리회 성주방면이 태백지역 일대를 성지화 하려는 움직임에 대해 반대집회를 개최한 바 있다.

지역 기독교계는 “태백산국립공원 입구에 있는 사찰 청원사와 용담, 인근지역 일대를 공격적으로 매입해 대진성주회 본영을 옮기는 작업을 추진 중”이라며 “특정종교 성지화는 자연문화제 훼손과 시민들에게 부정적 영향을 불러올 수 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대순진리회는 1968년 박한경에 의해 만들어졌으며, 1996년 박한경이 사망한 이후 분열을 거듭했으며 성주방문 그 중 한 분파이다.

한편, 안양대학교는 1948년 김치선 목사가 ‘장로회신학교’를 설립해 1952년 인가된 대한신학교를 전신으로 하고 있으며, 2018년 기준 4개 단과대학과 5개 대학원 등이 운영되고 있다. ‘2018년 대학기본역량진단 평가에서 ’예비자율개선대학‘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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