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교회 한 번만 와보세요” 청주를 들썩이게 한 40일의 기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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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교회 한 번만 와보세요” 청주를 들썩이게 한 40일의 기적
  • 이현주 기자
  • 승인 2018.12.05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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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3축제’로 기쁨과 소망 넘치는 ‘청주 영안교회’

6주 동안 100여명 이상 초청…자발적 전도특공대도 결성

매주 목요일 어르신 ‘목요밥상’ 대접, 10년후 헌당이 목표

모두들 전도가 안 된다고 이야기 한다. 그런데 온 성도가 즐겁게 전도하는 교회가 있다. 전도가 일상이 되고, 전도가 축제가 된 청주 영안교회. 7년 동안 교회 한 구석에 쌓여 있던 전도지 8천 장을 한 번에 다 소진하고도 모자라 3만 장을 더 찍었다. 40일 동안 성도들이 거리로 들고 나간 전도지만 2만4천 장. 전도용 물티슈도 4천 개를 넘게 뿌렸다. ‘부흥’은 이제 남의 교회 이야기가 아니다.

그물을 던져야 물고기를 길어 올릴 수 있다는 ‘153축제’의 주인공은 바로 청주 영안교회 성도들이었다. 

 

▲ 청주 영안교회 김만열 담임목사.

‘153 축제’로 교회의 변화 시작
김만열 목사가 청주 영안교회에 부임한지 7년. 부임 당시 교회는 정적이었고, 성도들은 소극적이었다. 교회를 떠나는 성도들을 잡지 못했고, 전도에는 엄두를 못 내는 상황이었다. 김 목사는 신앙공동체를 회복하는데 지난 7년을 쏟았다. 교회가 위안이 되고, 신앙에 기쁨이 넘치고, 믿음 안에서 행복한 공동체를 만들어 나갔다. 매년 총동원전도주일 성격의 새생명축제를 열었지만 크게 결실을 맺지 못했다. 모두들 전도에 자신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던 김 목사에게 용기를 준 동료는 부천 성만교회 이찬용 목사였다. 이 목사는 평소 “한 번만 교회에 데려오라”는 ‘한 번만’ 전도를 강조해왔다. 청주영안교회 부흥회 강사로 초청된 이찬용 목사는 “전도를 어렵게 생각하지 마라. 누구든 ‘한 번만’ 교회에 데리고 오면 된다”며 행복한 전도의 비결을 전수했다. 

김만열 목사는 지난 4월 성도들 앞에서 ‘153축제’를 선포하고 40일 동안 축제의 시간을 갖자고 했다. 결과는 상상 이상이었다. 전도에 소극적이던 성도들이 “우리 교회에 한 번만 와 보라”며 전도지를 나눠주고, 이웃과 함께 교회에 나왔다. 40일 간 110명이 초청됐고, 그 중 20여명이 결신했다. 교회를 떠났던 성도 15명도 돌아왔다. 

‘153축제’를 40일 간 진행했지만 교회 예산은 한 푼도 들어가지 않았다. 매일 전도팀들이 활동하는 모습에 감동받은 성도들이 물과 음료를 헌신하고, 장로와 성도들이 서로 전도헌금을 하며 모자란 재정을 채워나갔다. 어느 순간 전도 물품이 넘칠 지경이었다. 

153축제를 시작하기 전 김만열 목사는 성도들에게 “예수님의 제자들이 왜 고기를 잡지 못했을까 생각해보라”고 질문을 던졌다. 예수님을 잃어버리고 실의에 빠진 제자들에게는 기쁨이 없었다. 고기 잡는 일이 즐거워야 하는데 그들의 마음속엔 실망만 가득했다. 마치 영안교회 성도들의 모습과 같았다. 김 목사는 복음을 전하는 것보다 중요한 것이 바로 복음을 전하는 성도들의 마음에 기쁨이 넘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153 전도’를 “축제로 하자”고 제안한 것이다. 

 

매주 손님 가득한 잔칫집 같은 교회
성도들의 마음속에 기쁨이 넘치면 교회는 부흥한다. 기쁨이 넘치는 성도들은 교회를 자랑하고, 교회로 모여든다. 

임미영 집사는 “153축제 기간 동안 교회가 들썩 거렸다”며 “잔칫집에 사람들이 모여들 듯이 성도들이 새신자와 함께 찾아왔다”고 말했다. 임 집사가 느끼는 153축제의 가장 큰 장점은 ‘부담 없는 전도’에 있다. 과거 총동원전도주일로 모일 때는 전도하는 성도가 직접 복음을 전하고 정해진 주일에 꼭 초청해야 하는 부담이 있었다면, 40일 간 진행된 ‘153 축제’는 40일 동안 아무 때나 ‘한 번만’ 오게 하는 단순한 전도였다. 40일이라는 시간적 여유는 전도의 조급함을 없앴다. 이번 주가 안 되면 다음주, 다음주가 안 되면 그 다음주에 ‘한 번만’ 오도록 하는 것이 전도의 전부였다. 그렇게 교회에 오면 변화와 결단을 이끄는 것은 바로 김만열 목사의 몫. 김 목사는 전도축제 기간 중에 ‘복음 설교’에 집중했다. 

매주 15~20명씩 새로운 얼굴이 보이니 목사도 성도도 신바람이 났다. 매주 20명씩 손님들이 찾아오는 잔칫집이 되었으니 성도들의 자세도 달라질 수밖에 없었다. 임미영 집사는 “축제가 끝나고 나니 오히려 허전하다”며 “성령님의 임재를 체험한 뜨거운 시간이었다”고 고백했다. 

지난 11월 18일 ‘153축제’ 마지막 주일에는 교회를 방문했던 분들을 전부 초청해 만석을 이뤘다. 6주 동안 교회를 방문한 주민만 100명이 넘는다. 뭐든 ‘한 번’이 어렵다. 그 한 번, 교회 문턱을 넘어본 사람은 언젠가 다시 영안교회를 찾아올 것이라고 성도들은 확신하고 있다. 

봄에 시작한 ‘153 축제’는 성도들이 모여 즐겁게 노는 ‘여름이야기’로 이어졌고, 신앙공동체 안에서 기쁨을 만끽한 성도들은 가을이 되자마자 다시 ‘153 축제’로 뜨거운 40일을 보냈다. 그 결과, 성도들이 자발적으로 전도특공대를 만들어 매일 거리로 나가는 전도의 생활화가 일어나고 있다. 

▲ 40일 153축제 동안 매주 15~20명씩 전도되면서 청주 영안교회는 축제를 경험했다. 지금은 교인들에게 전도의 생활화가 일어나고 있다.

 

하나님 영광위해 내가 죽는 ‘밀알신앙’
김만열 목사는 ‘상식이 통하는 목회자가 되자’는 다짐을 늘 마음속에 되새긴다. 성도들이 교회를 찾아왔을 때 항상 그 자리에 있는 목사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외부 활동을 거의 하지 않는다. 하나님이 맡겨 주신 ‘양’을 돌보는 것이 그의 삶에 가장 우선순위다. 늘 성도들과 소통하다보니 어린 아이부터 할머니까지 김 목사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 없다. 인근 상가에도 “영안교회 목사님은 좋은 분”이라고 소문이 났다. 

김 목사가 청주영안교회 부임 직후부터 운영한 ‘목요밥상’이 교회 이미지를 바꾸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매주 목요일 80~100명 씩 지역 어르신들을 모시고 한우국밥을 대접하고 있다. 목요일 10시 반이면 교회를 찾아오는 어르신들로 가득하다. 이 역시 성도들이 후원금을 모아 운영하는데 대접하고도 남는 오병이어의 기적이 매주 일어나고 있다. 이처럼 목사가 먼저 솔선수범하면 성도들이 뒤따라 순종하는 아름다운 믿음의 공동체가 세워진 것이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내가 하자”는 목회철학은 성도들에게도 큰 영향을 미친다. 김 목사는 △하나님께 영광이 되려면 내가 죽자 △교회에 도움이 된다면 내가 죽자 △목사님에게 도움이 된다면 내가 죽자는 구호로 밀알신앙을 강조한다. 

“지금까지 지내오면서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내가 죽으면 반드시 하나님이 세워주신다는 것을 확신하게 됐습니다. 교회는 하나님이 주신 것입니다. 목회자가 먼저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죽고, 더 큰 책임감으로 헌신해야 합니다.”

그가 부임한 2011년 당시 교회는 건축부채 22억을 안고 있었다. 그는 모두들 반대하는 길을 선택했다. 하나님이 이곳으로 보낸 이유가 있다고 생각했다. 지난 7년 간 8억을 갚고 아직 14억이 남았다. 그래도 10년 후 헌당을 선포했다. 다음세대들에게 빚을 물려줄 수 없다는 이유다. 

“성도들이 늘 자원하는 교회이고, 주님을 사랑하고 목회자를 사랑하는 마음이 넘치는 공동체입니다. 충분히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올해 처음 시도한 153축제가 성공적으로 정착됐고, 해마다 성도들이 기쁨의 축제로 맞이한다면 교회가 서 가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153 축제’로 새로운 활력을 얻은 영안교회는 이제 다음세대를 세우는데 집중하고자 한다. 3년 전 중·고등학생과 청년을 데리고 필리핀 단기선교를 다녀온 후 학생들이 도전 받는 모습을 보면서 일회성 선교가 아니라 비전캠프로 지속하기로 했다. 올해는 미국으로 비전캠프를 떠날 예정이다. 

하나님 외에 두려울 것이 없고, 죄밖에 부끄러울 것이 없으며, 십자가 외에 자랑할 것이 없는 교회. 청주 영안교회는 이러한 고백을 바탕으로 오늘도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전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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