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 갈망하는 교회, 통일공동체로 우뚝 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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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 갈망하는 교회, 통일공동체로 우뚝 서야”
  • 임성빈 교수
  • 승인 2018.11.13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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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한민족의 최대 과제이자 우선적 과제는 역시 통일이다. 신앙을 가진 사람들은 각별히 우리의 삶으로 평화통일을 준비해야 한다. 그러나 동족 간에 막대한 피를 흘리는 전쟁까지 치른 후에 상당한 적대감 속에서 반세기가 넘는 긴 시간 동안 떨어져 지내온 만큼 커진 사회문화적이고 정치경제적인 이질감, 그리고 서로 다른 관점에서 바라보는 역사관과 민족관은 극복 되어야 할 큰 걸림돌이자 과제들이다. 그렇다면, 과연 이러한 과제 수행에 교회는 어떠한 역할을 감당할 수 있을 것인가? 아니 어떠한 역할을 감당해야 하는가?

무엇보다도 먼저 교회는 우리 사회가 통일공동체의 전형이 되도록 개혁하는 데 앞장서야 한다. 개혁 작업의 우선적 과제는 하나님 중심적인 언약공동체 의식이 뿌리내리고 확산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하지만 분명히 해야 할 것은 하나님 중심적인 공동체의 의미가 기독교를 국교로 하는 종교공동체가 아니라는 사실이다. 통일공동체는 국수주의적인 공동체가 될 수 없다. 교회가 선포하고 교육해야 할 통일공동체의 비전은 동북아의 평화를 담보하면서 세계 공동체를 품는 역사적, 민족적 비전과 함께, 통일 공동체 구성원들의 존엄성이 반영돼야 한다. 

두 번째로 교회는 사회문화적인 이질감의 극복에 앞장서야 한다. ‘폐쇄적 주체문화’로 상징되는 북한 문화에 대한 이해는 이질감 극복을 위한 단초가 될 것이다. 그러므로 비단 사회에서뿐만 아니라 교회에서도 ‘북한 바로알기’와 같은 교육을 체계적으로, 지속적으로 진행해야 한다. 교회의 주일학교 커리큘럼에도 북한을 바로 알고, 복음적으로 통일을 준비하기 위한 내용들이 반영돼야 할 것이다.

더 나아가 교회는 남북한 문화 교류에도 각별한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특히 통일을 위해 다양한 사역을 하는 NGO나 정부 기관 등 여러 단체들과 유기적 연대 및 적극적인 협력을 해야 한다. 이를 통하여 교회는 시민사회의 성숙과 함께 건전하면서도 포용적인 문화를 남한 사회에 정착시킴으로써 희망을 제공해야 할 것이다. 

세 번째로 교회는 정치경제적인 통일을 위하여 요청되는 정의로운 사회체제 창출에 앞장서야 할 것이다. 교회는 인간의 존엄성과 자유와 평등의 정의로운 조화를 담보하는 진정한 자유민주주의 실현을 위한 법체계의 확립과 시행에 관심을 둬야한다. 또한 공정한 자유시장 경제체제를 위해 경쟁력이 있으면서도 투명한 기업문화의 확립, 무한경쟁의 이데올로기가 횡행하는 직장 속에서 공동체적 윤리와 연대성 확립에 교회가 문제의식을 가져야 할 것이다. 만약 이것들을 교회와는 상관없는 분야라고 생각한다면, 이것은 세상의 주관자이신 하나님의 주권과 그 주권 회복을 통해 하나님께 영광을 돌려야 한다는 그리스도인의 직무를 유기하는 셈이다.  

통일은 백지에 그려지는 것이 아니다. 통일준비 는 역사적, 문화적, 정치경제적 차원에서의 준비를 요청한다. 그러나 동시에 우리는 신앙적인 차원에서의 통일준비도 구체적으로 해야 한다. 이제 우리는 모두가 하나님의 형상답게 인간적인 존엄성을 유지하며 살 수 있는 통일 공동체를 지금, 여기에서 준비하기로 결단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교회의 책임은 크며 통일공동체에 알맞은 대한민국이 되기 위한 개혁 작업의 주체로서의 역할을 모색해야 한다.  

장로회신학대학교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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