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정치인에 거는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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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정치인에 거는 기대
  • 승인 2004.04.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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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판에 여성들이 몰고오는 바람이 거세다. 노무현대통령 취임과 함께 여성 최초 법무장관으로 임명된 강금실장관이 ‘얼짱’ 장관으로 인기를 누리면서 여성 이미지를 부각시켰던 것에 이어 4.15 총선을 앞두고 한나라당은 박근혜의원을 당 대표에 그리고 전직 기자 출신 전여옥씨를 대변인에 각각 배치했다. 민주당도 추미애의원을 필두로 선거준비를 본격 가동했다.

이러한 여성 돌풍은 열린우리당도 예외는 아니다. 아나운서 출신 박영선대변인에 이어 비례대표 1번에 여성 장애인 장향숙씨를 포진시켰다.

흔히 권력의 상징이자 남성의 성역으로 여겨졌던 대한민국 국회에 여성들의 활동이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것을 두고 사람들은 “이미 식상해진 정치에 새로운 변화를 일으킬 것”이라는 기대를 모으고 있다. 부패할대로 부패하고 계속되는 실망 정치 속에서 여성들의 깨끗하고 단아한 이미지는 기대를 불러 일으키기에 충분하다. 또 그동안 여성은 유약하다는 고정화된 이미지와는 달리 여성정치인들이 더 곧고 대찬 모습을 보이고 있어 이들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그러나 이번 총선이 여성 정치의 실험단계임도 유념해야 한다. 여성들의 정치참여가 정당의 이미지 쇄신을 위한 ‘일회성 상품’으로 변질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당장은 4.15 총선에서 표밭을 다지기 위해 아쉬움을 뒤로한 채 여성들을 전면에 배치했지만 내부 분열이 다시 일어나거나 선거의 패배 속에서 여성 지도부에 대한 ‘재평가’가 섣불리 재기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최근 교계에서도 여성들이 ‘대접’받는 교회를 만들기 위한 몸부림이 일고 있다. 벌써 몇년째 여성안수 부결의 쓴 맛을 보아야 했던 기성이 6월 총회를 앞두고 다시 여성안수를 거론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어 오는 9월에는 합동정통에서도 여성안수를 다룰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 보수신앙을 근거로 여성 목회자를 반대했던 교회들도 여성 리더십이 속출하는 상황을 반대만 할 수는 없는 일이다.

그러기에 이번 총선에서 여성 지도부와 여성 후보들의 활약이 기대되는 것이다. 잠깐 이벤트가 아닌 정직하고 일관된 여성 정치인들의 행보는 한국 사회와 나아가 교회의 변화에도 크게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이현주기자(lhj@uc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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