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룩한 불한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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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룩한 불한당
  • 송용현 목사
  • 승인 2018.10.25 0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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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용현 목사/안성중앙교회

요즘 우리가 쓰는 개역개정판 이전의 번역본 중에 옛 번역(구역)이 있다. 우리나라 최초의 성경전서로, 대한성서공회에서 번역하여 1900년에 출간된 신약전서와 1911년에 출간된 구약전서를 합쳐 구역 성경전서라고 하는데 히브리어 구약과 헬라어 신약을 참조하고, 당시 중국어 성경과 영어 성경을 번역 문헌으로 삼아 번역하였다.

이 옛 번역에는 한자적 배경을 담은 단어가 많이 등장하는데 특별히 누가복음 10장에 등장하는 사마리아 사람의 비유 중 “어떤 유대인이 예루살렘을 떠나 여리고로 내려가다가 불한당(不汗黨)을 만나매”라고 번역되어 있다. ‘불한당’이란 땀흘려 일하지 않는 그저 불로소득을 원하는 자란 뜻이다. 오늘날 진정으로 불한당은 누구인가? 우리는 거룩한 불한당이 되지 않았는지 부끄러울 뿐이다. 강도를 당한 이웃을 외면한 제사장과 레위인, ‘거룩한 불한당’들이다. 거반 죽은 상태였던 유대인을 잘못 건드려서 제사의 직무와 하나님의 거룩성을 수호해야할 의무가 있는 제사장과 레위인으로서는 십분 이해가 되기는 하지만 생명을 살리는 일이 그 무엇보다 우선되어야 할 것이 아닌가?

성전 안에서 하나님께 예배 드리는 일에는 성공자가 되었을지 모르지만 삶의 자리가 살아있는 예배자의 모습이 사라진 삶이라면 모든 것이 위선이며 가식일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요즘 우리는 감사를 이야기 하고 감사하며 살자고 하지만 감사는 감사원(監査院)에나 있는 것으로 여기고 있는 것 같다. 재미 사업가 중에 백영중이라고 하는 분이 있다. 2010년 80세를 일기로 별세 했는데 그가 쓴 책 <나는 정직과 성실로 미국을 정복했다>라고 하는 이름의 책이 있다. 원제목은 <No Money No English>이다. 참 재미있는 이야기이다.

이분은 패코스틸이라고 하는 큰 회사의 회장인데, 아이빔(I-beam)을 생산 판매해서 연매출액이 2억불이나 된다고 한다. 특허로 만든 경량철골 판매는 시장 점유율이 60%를 차지하고 있는 회사이다. 백영중 회장은 평북 선천에서 태어났고, 혈혈단신 혼자서 월남해서 연희전문학교를 다니다가 1956년 미국 유학길에 오르게 되었고 1962년 LA 슐레스틸 철강회사에 엔지니어로 입사를 한다.

1974년 퇴사 후 페코스틸을 창업하고 수고 끝에 자수성가하여 오늘에 이르렀는데 그분은 입만 열면 늘 이렇게 고백했다고 한다. “하나님께서 내게 은혜를 주어서 좋은 분들을 만나게 해 주셨고 좋은 기회를 주신 것을 늘 감사하며 살았습니다”. 그는 너무 고달프고 어려울 때, 식당에서 일을 할 때, 그 어려움 가운데서 그는 이렇게 생각했다고 한다. “북에서 쫓겨나고 남에서도 못 살고 미국에 왔는데, 더 이상 더 물러설 수 없다. 오직 믿음으로 날마다 감사하자, 노 머니 노 잉글리시(No Money No English), 돈도 없고 영어도 못해요”. 오직 하나님만 의지하며 감사하며 살았다고 고백하였다.

감사와 불평 사이 아주 가깝다. 생각의 차이이다. Thanks란 말은 Think라는 말에서 나온 사실을 아는가? 상황(환경)이 문제가 아니다. 감사의 절기가 다가오는 이 계절에 다시금 생각해 본다. “나는 감사를 잊은 거룩한 불한당이 되지는 않았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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