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이영표를 위한 변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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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이영표를 위한 변명
  • 이인창 기자
  • 승인 2018.10.10 10: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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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대표 축구선수 출신으로, 지금은 해설자로 국민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KBS 이영표 해설위원이 최근 여론의 표적이 됐다. 이영표 위원이 쓴 칼럼집 중 내용 일부가 여러 언론에 보도됐기 때문이다.

이 위원은 책에서 “하나님께서 여자에게 해산의 고통을 주고 남자에게 땀 흘리고 먹고 살도록 하셨기 때문에 주님께서 주신 해산의 고통을 피하지 말자고 이야기했다”면서 “아내는 첫째와 둘째 모두 무통주사를 맞지 않고 출산해 그 고통을 잘 알고 있지만 고민 후 나의 의견을 따랐다”는 것이다.

교계언론에서 시작돼 일간지까지 연달아 보도되면서 사람들은 신앙 때문에 아내에게 출산의 고통을 강요한 파렴치한처럼 그를 취급했고, 신학자들까지 성경을 근본주의적으로 해석한 잘못된 적용이라는 비판을 쏟아냈다.

논란이 커지자 이영표  SNS에 장문의 해명 글을 올리면서 사건은 일단락된 분위기이다. 이 위원은 “네덜란드에서 경기할 때 혼자 첫째와 둘째를 출산했던 아내는 아이들이 힘들다며 무통주사를 맞자는 내 제안을 선택하지 않았다. 셋째를 출산할 때는 신앙적인 생각을 평소 나누는 우리 부부에게 주사를 맞지 않는 일은 두렵지만 길게 고민할 일도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결국 부부가 협의한 선택이었고, 그보다 아내의 선택이었다는 배경 설명이다.

그가 밝힌 대로 무통주사는 가족의 선택이었다. 출산의 고통이 아무리 심해도 무통주사는 의무가 아니라 선택사항이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개독이라며 기회라도 찾은 양 기독교인 이영표 위원을 혐오했다. 축구영웅 이영표는 신앙을 표현하는 것만으로 혐오의 대상이 됐다.  

교회를 향한 비판에 신앙인들의 책임이 없다고 할 수는 없다. 그러나 이토록 무분별하게 신앙을 가진 한 개인을 평가절하 하고 힐난하는 것은 정상이 아니다. 틀림없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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