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율 28개월째 연속 최저…교회가 답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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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산율 28개월째 연속 최저…교회가 답할 때
  • 손동준 기자
  • 승인 2018.10.01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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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산 파업’ 앞에 ‘진정한 공동체’ 선보여야
▲ 대통령직속 저출산고령화위윈회 홈페이지 갈무리.

월별 신생아수가 28개월째 연속 최저기록을 경신하고 있는 가운데 사회적 문제 앞에 교회의 바람직한 역할이 요구되고 있다.

지난달 28일 통계청이 발표한 ‘7월 인구동향’에 따르면 7월 신생아 수가 지난해 같은 달보다 8.2%(3400명) 감소한 2만 7000명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월별 신생아수 집계를 시작한 이래 7월 기준으로 가장 적은 것이다. 지난 1~7월 태어난 신생아수는 21만7500명으로 지난해 대비 12.5%나 감소해 출산절벽이 본격화 되고 있는 것으로 감지된다.

정부는 대통령 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를 통해 출산 인프라 구축을 위한 각종 조치를 마련하고 있다. 출산급여 사각지대를 해소와 임산부 부담 경감, 산모·신생아 건강관리 지원 확대 및 1세 아동 의료비 제로화 등 출생부터 부담이 없도록 각종 제도적 방안 마련에 나서고 있다. 이밖에 육아 고충을 해결하기 위해 임금 삭감 없는 일 1시간 근로단축을 추진하고, 남성 육아휴직을 활성화 하는 등 구체적인 대책을 위해 고심하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노력에도 출산율 감소세가 다시 증가세로 돌아설지는 미지수다. 지난 2006년 ‘저출산고령사회기본법’이 제정된 이래 지난 10여 년간 집행된 관련 사업비만 100조원이 넘는다. 언론과 학계, 시민사회가 저출산 관련 사업의 비효율성을 지적하며 패러다임을 전환해야한다고 주장해왔지만 사실상 근본적인 해결책은 나오지 않고 있다. 세계적인 추세를 감안하더라도 우리나라의 출산율 저하는 유례없이 심각한 수준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일치된 의견이다.

교회 역시 이러한 시대적 흐름에서 자유롭다고 말하기는 어렵다는 지적이다. 교회 학교가 먼저 붕괴되고 청장년 사역까지 도미노처럼 쓰러질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이 나오고 있다.

‘정치하는엄마들’의 조성실 공동대표는 최근 기독교윤리실천운동의 뉴스레터 ‘좋은나무’를 통해 이같은 상황에 직면한 교회의 문제를 다뤘다. 조 대표는 “오늘날 교회가 주목해야 할 일은 저출생 극복을 위한 새로운 사업 개발이 아니라, 성서적 교회(공동체)의 구현”이라며 “정부 뿐 아니라 교회 역시 현재의 인구 절벽 사태에 대한 책임이 크다”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 사회의 출산 파업은 ‘지속 가능한 삶’을 희망하기 어려운 청년들의 현실에서 비롯된다”며 “나 하나도 살아남기 벅찬 현실이다. 오죽하면 청년들이 ‘부모로서 자식에게 해 줄 수 있는 최선의 선물이 이 헬조선에 태어나지 않도록 하는 일’이라 외치며 출산을 거부하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조 대표는 “교회가 우선적으로 해야 할 일은 정치인들의 공방처럼 피상적 논의와 표면적 필요에 얽매여선 안 된다. 청년들에게 필요한 것은 ‘하나님 나라’를 실체적으로 살아내는 공동체가 나타났다는 단비 같은 소식”이라며 “교회는 청년들에게 ‘믿음으로 사는 삶의 실체’를 보여줘야 한다. 학벌이나 돈이나 대단한 스펙이나 직업이 없어도 서로를 소중히 여기며 서로에게 자산이 되어주고 돌보며 안전망이 되어 주는 공동체를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어쩌면 이 시대의 출산 파업 현상이야말로, 우리 사회가 한국 교회에 던지는 가장 날카로운 질문인지도 모르겠다”며 “‘바라는 것들의 실상’이요, ‘보지도 못하는 것들의 증거’인 믿음을 찾는 이들의 간절한 기도에 이제는 교회가 답해야 할 때”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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