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들도 어려운 복음서…‘만화’로 재미있게!
상태바
어른들도 어려운 복음서…‘만화’로 재미있게!
  • 김수연 기자
  • 승인 2018.08.31 11:2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 번도 안 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본 사람은 없다는 웹툰의 매력에 빠지면 끝까지 봐야 직성이 풀린다. 이를 증명하듯 기독교 웹툰 사이트 ‘에끌툰’에서 엄청난 인기를 끌었던 김민석 작가와 김영화 작가의 ‘요한복음 뒷조사’ 및 ‘누가복음 뒷조사’가 최근 책으로 출간됐다. 이로써 4대복음 만화의 단행본 시리즈 출판이 모두 완료됐다.

한국교회에 던져진 엄중한 질문에 요한복음이 답하다
요한복음 뒷조사/ 김민석 지음/ 새물결플러스

앞선 마태복음·마가복음 뒷조사를 이어 출간된 세 번째 ‘뒷조사 시리즈’ 요한복음 뒷조사에서 주인공 이성경은 믿음의 용사로 불리는 취업준비생이다. 그는 교회 청년부 김다윗 목사의 권유에 “당당하게 네 믿음을 잃어라!”고 외치는 인기작가 사페레의 디자이너로 위장취업을 하게 된다. 그의 목적은 단 하나, 교단이 사페레를 상대로 제기한 명예훼손 소송을 이기게 하기 위해서다. 이 과정에서 사페레는 예수를 희화화한 가면을 쓰고 SNS에서 요한복음이 유해하다고 주장한다. ‘기독교를 제외한 모든 것을 악하게 보는 배타성’이 생기고 ‘나치가 요한복음을 활용해 유대인 학살의 명분을 마련했다는 이유’로 말이다.

이렇듯 위장취업부터 민사소송까지, 요한복음 뒷조사는 기독만화에선 흔히 볼 수 없는 독특한 설정과 소재로 독자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특히 이 책의 묘미는 이성경과 사페레의 대화를 통해 맛볼 수 있다. 사페레는 이성경이 자신의 논리와 약점을 정리한 ‘요한복음 뒷조사 노트’를 보게 되고, 두 사람은 요한복음에 대한 갑론을박을 벌인다. 이 과정에서 ‘사랑하시는 제자’(19장26절)의 뜻부터 ‘서로 사랑하라’(13장34절)는 구절에 대한 논증까지 요한복음의 핵심 주제에 대한 신학적 논의를 풀어낸다.

툰이라 책장은 술술 넘어가지만, 담고 있는 내용은 결코 가볍지도 않다는 것도 이 책의 강점이다. 한국교회를 향한 뼈있는 울림도 있는데 가령 이성경은 재판을 준비하는 김다윗 목사와 사페레 양쪽의 논리를 듣고 한마디로 “구리다”고 평한다. 청년세대가 교회 안에서 느끼는 답답함과 진리에 대한 목마름을 솔직하게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사페레가 가면을 쓰고 “믿음을 버리라”고 외치게 된 이유가 밝혀지는 과정에서 성장주의에 빠진 한국교회의 가슴 아픈 현실도 적나라하게 등장한다. “공동체를 통해 하나님의 사랑을 나타내야 하는데 왜 지금 교회는 기를 쓰고 세상을 등지려고 하느냐”는 사페레의 외침을 그냥 넘길 수 있는 성도는 많지 않을 것이다.

누가복음의 여성관이 한국교회에 던지는 질문
누가복음 뒷조사/ 김영화 지음 / 새물결플러스

그런가 하면 복음서 뒷조사 시리즈 마지막 편 누가복음 뒷조사는 누가복음의 여성관이 한국교회에 시사하는 바를 재치 있는 솜씨로 그려내 박수를 받는다. 이 책은 어머니이자 목사인 한 여성이 갑자기 사라진 이유를 추적해가는 과정에서 누가복음 속 예수 그리스도가 당시 낮은 지위에 있던 여성들을 긍휼로 끌어안고 환대하는 모습을 비춘다. 이로써 독자들은 오늘날 교회 안에서 일어나는 여성에 대한 차별과 배제의 문제를 성찰하게 된다.

특히 이 책은 단순히 현실 교회에 대한 일방적 비판에 그치지 않고 독자들 개개인이 뜨뜻미지근했던 자신의 신앙을 반성하도록 유도한다. 그래서인지 “책을 다 읽고 나면 성경적 교회를 세우겠다는 굳은 의지가 불끈 솟아오른다”는 귀여운 독자평이 눈에 띈다. 더불어 누가복음에 관한 유익한 성경지식을 어렵지 않게 풀어내 신학을 즐겁게 공부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긴다.

주일학교 아이들부터 청·장년부에 이르기까지 예수님의 말씀대로 살아가는 교회를 꿈꾸는 성도라면 누구나 따뜻한 위로와 감동을 누릴 수 있을 것이다. 김영화 작가는 “그저 읽는데서 멈추지 않고 자신이 이해할 수 있는 선에서 성경을 뒷조사해보는 것, 그것이야말로 뒷조사 시리즈의 진짜 존재 이유”라고 전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