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의 영을 물리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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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의 영을 물리치고
  • 조성돈 교수
  • 승인 2018.08.28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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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돈 교수/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

9월 10일은 세계자살예방의 날이다. 이 때를 기해서 한국에서도 다양한 행사가 준비되고 있다. 아마 9월달 내내 전국에서 자살예방, 생명존중과 관련한 행사들이 있을 것이다. 최근 이러한 경향을 보면 격세지감이 느껴진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자살예방은 변방에 북소리 수준이었다. 사람들은 모두 유명인의 자살이 일어날 때마다 충격도 받고 안타까워도 하지만 실제적으로 자살예방에 대해서는 별 관심이 없었다. 그래서 오랜 시간 자살예방활동을 펼쳐온 입장에서는 항상 기대와 절망을 오갔다.

그런데 이렇게 변화가 생긴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2011년 국회에서 ‘자살예방과 생명존중문화 조성을 위한 법률’이 제정되었기 때문이다. 그 이후 시도 수준의 광역에서는 자살예방센터가 생기고, 군이나 구 단위에서는 정신보건복지센터가 설치되었다. 그리고 이러한 기관들을 중심으로 해서 자살예방과 생명보듬 활동이 생기면서 사회적 관심이 생겼다고 할 수 있다.

덕분에 2011년 한 해 자살자의 수가 1만 5906명으로 가장 최고에 올랐던 자살은 5년 뒤인 2016년 1만 3092명으로 무려 2800명 가량이 줄어들었다. 2011년까지 가파르게 올랐던 자살이 이 때를 기점으로 해서 거짓말처럼 줄어들기 시작한 것이다. 그래서 한 해에 자살로 인해서 죽는 사람의 숫자가 2800명 가량 줄어들었고, 2011년을 기준으로 해서 매년 줄어든 숫자를 세어보면 이 5년 동안 약 1만 명 가량의 목숨이 부지할 수 있었다.

이런 결과를 보면 두 가지 생각이 든다. 먼저는 이런 법을 만들어서 그래도 사람들의 목숨을 살릴 수 있었으니 참 다행이라는 생각이다. 그런데 실은 더 많이 드는 생각은 좀 더 일찍 이러한 법을 좀 만들지하는 아쉬움이다. 좀 더 일찍 이런 법을 만들어서 자살로 죽어가는 이 나라 국민들을 좀 더 살리지 왜 그렇게 늦장을 부렸는가하는 아쉬움이다. 정부가 좀 더 노력하고, 이 사회가 좀 더 관심을 가지면 이렇게 자살이 줄어들 수 있는데 왜 그렇게들 무심했는지 모르겠다.

한국에서 자살이 많은 이유를 물으면 나는 문화 때문이라고 대답한다. 좀 더 쉽게 말하면 가치관의 문제이다. 생명은 절대적 가치이다. 불변이라는 말이다. 생명은 그 무엇보다도 소중한 것이다. 그런데 이 절대적 가치가 흔들린 것이다. 생명도 선택사항이라는 것이다. 태어날 때는 내 맘대로 못 태어났어도 죽는 것은 내가 선택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반해 경제, 즉 돈은 상대적 가치였다. 돈을 번다는 것은 살기 위한 도구를 취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 사회에서 돈이 절대적 가치가 되었다. 돈이 중심이 되어서 다른 것들을 상대화하는 것이다. 그 가운데 하나는 생명이다. 사람들은 모두 부자가 되고자 한다. 초등학생들도 장래희망 1위가 부자이다. 어떤 사람이 되는 것, 무엇이 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냥 부자가 되고 싶다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이 세상은 모두에 의한, 모두에 대한 투쟁이 전개된다. 부자가 되지 못한다는 것은 인생의 실패가 되고, 직장에서 밀려나고, 사업이 망하면 곧바로 죽음으로 이어진다. 심지어 돈이 없으면 이 세상에서 살아야할 이유조차 찾을 수 없는 무서운 세상이 되고 말았다. 이러한 가치관이 지배하는 이 세상은 결국 죽음의 문화가 지배하는 세상이다. 그래서 문화의 문제라고 할 수 있다.

이 자리에 교회가 있다. 생명의 가치관을 가지고 있고, 생명의 문화를 가지고 있는 교회가 나서서 이 죽음의 문화를 이기고 생명의 문화를 만들어 갈 때 이 땅에 자살은 없어질 것이다. 좀 더 명확히 한다면 이 죽음의 영이 지배하는 한국사회에서 교회가 나서서 생명의 영을 심어가는 것이다.

이런 마음으로 LifeHope에서는 생명보듬페스티벌 LifeWalking을 서울, 경기, 충청 지역에서 실행한다. 서울 반포, 신촌, 강동, 경기 안양, 안산, 파주, 하남, 수원, 충청 천안, 오성 등지에서 시민들과 함께 생명의 가치를 걸고 축제를 열고, 생명보듬 활동도 하고, 걷기도 할 것이다. 생명을 선포하며 각 도시마다 걸을 것이다. 예수님은 ‘모든 도시와 마을에 두루 다니사 그들의 회당에서 가르치시며 천국 복음을 전파하시며 모든 병과 모든 약한 것을 고치시니라(마9:35)’ 생명의 진리는 주의 복음에 얹어져 이 땅에 모든 병과 약한 것을 고치시고, 죽음의 영을 물리치고 자살을 없애실 것이다. 하나님 나라를 기대하며 이 땅에 생명문화가 일어나길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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