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지도로 왕따 극복시킨 강영이 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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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지도로 왕따 극복시킨 강영이 실장
  • 승인 2004.03.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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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따’ 친구의 고난을 함께 나눠져야 참된 크리스천

불과 한달 전 세상은 온통 ‘왕따’ 문제로 들끓었다. 학생들이 재미삼아 인터넷에 올린 동영상에는 한 학생이 친구들에게 괴롭힘을 당하는 모습이 담겨있었고 이는 빠른 속도로 퍼져 나가면서 사회적 충격을 주었다. 사실 학교내 왕따문제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왕따를 당하는 이유와 이에 대한 극복방안은 없는지 현직교사로 또 청소년 상담원으로 활동중인 강영이실장(동작교육청 청소년상담실·온누리교회 양재성전)을 만나 이야기를 들었다.

강남의 반포고등학교 교사로 재직하고 있는 강실장은 “학교현장에서 ‘왕따’는 보편화된 문제이며 한 반에 한 명씩 꼭 존재한다”고 털어놓았다.

특히 여학생에게서 많아 나타나는 왕따현상은 여학생들의 그룹 중 한 그룹에서 소외되면 타그룹에서도 배타를 당하게 되어 결국 외톨이가 되고 만다. 또 친구를 왕따시키는데 특별한 이유는 없다. 수업시간에 대답을 너무 잘해도 왕따, 성격이 튀어도 왕따, 얼굴이 못생기거나 너무 예뻐도 왕따를 당하며 집이 가난해도 이유가 된다.

강실장은 “예전 같았으면 친구들끼리 포용하거나 아니면 한 두명이라도 감싸주는 친구가 있었을텐데 요즘 아이들은 개인주의적인 성향이 강해서 타인에 대한 배려가 전혀 없다”며 아쉬워했다.

이처럼 학교내에 전염병처럼 확산된 왕따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은 없을까.

강영이실장은 크리스천 학생들만이라도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소외당하는 친구의 고난을 나눠 지면 해결이 가능한 일이라고 단언했다.

“학교에서 청소년들이 먼저 하나님의 말씀대로 사랑을 실천하고 이 아이들을 가르치는 부모와 교사가 또 말씀을 따라 살아간다면 상처받은 사회는 자연스레 치유가 되지 않을까요.” 크리스천 학생들의 책임론을 강조하는 강실장은 자신이 현장에서 체험한 왕따극복기를 털어 들려 주었다.

강실장이 목동근처의 작은 교회에 다닐 때였다. 교회내에서도 ‘범생이’라는 별명을 가진 6학년 홍승재군이 학교에서 왕따당하는 친구라며 한 아이를 전도했다.

홍군에 의해 전도되어진 이 ‘왕따’ 친구 김모군은 다른 또래친구들에 비해 아는 것이 많았고 나서기를 좋아하는 성격이었다. 친구들이 모여있을 때나 교사가 이야기할 때도 말을 가르거나 가로막기 일쑤였고 그로인해 친구들에게 “잘난척한다”며 시기를 당했다.

그러나 정작 본인은 왜 왕따를 당하는지 전혀 알지 못했다. 김군은 학교 왕따로 심한 조울증 증세를 보이며 정신과 치료까지 받았었고 학교에서는 단 한명의 친구도 없는 아주 심각한 상황이었다.

강실장은 김군을 전도한 홍승재군과 함께 김군의 치유에 나섰다. 신앙생활에 철저했던 홍군은 친구를 위해 늘 기도했도 교사들은 김군의 튀는 성격을 있는 그대로 받아 들이고 인정해주었다. 그리고 한 주도 빠짐없이 예배에 참여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예배를 통해 회복을 경험하도록 도왔다.

“왕따 당하는 청소년들에게 문제의 소지는 분명 있습니다. 그렇다고 그 아이를 대면했을 때 문제를 지적하면서 상담을 시작하면 역효과를 얻습니다. 일단 그 아이의 특성을 인정하고 칭찬을 통해 자신이 사랑받는 존재라는 점을 각인시켜 주어야 합니다. 교사와 친구들이 지속적인 관심을 갖고 어느정도 교회생활에 정착하게 되면 그 다음단계로 자신의 문제점을 ‘직면’ 시키고 교훈과 치유로 다스립니다. 시간이 오래 걸릴지라도 단계적으로 진행해야만이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교회 수련회를 통해 친구들과 어울리는 법을 배우고 교사의 기도와 칭찬으로 자신감을 얻은 김군은 1년 남짓 되는 교회생활을 통해 성격적 결함을 극복하고 친구들과 어울리는 법을 배웠다. 중학교 2학년에 올라가서는 자신이 속한 학급의 반장으로 선출될 정도로 변화되었다. 그뿐 아니다. 김군은 신앙적 소명을 갖고 교회사를 공부하고 싶다는 구체적인 계획까지 세웠다.

사례를 통해 신앙으로 치유가 가능하다는 사실을 소개한 강영이실장은 교육현장인 반포고등학교에서 있었던 왕따 극복 사례를 하나 더 소개했다.

“고2 수업중에 만난 여학생이에요. 이 학생은 외모에 문제가 있었어요. 몸에서 냄새도 났고 강남지역에 사는 부유하고 깔끔한 여학생들이 싫어할만한 요인이 충분히 있었습니다.”

강영이실장은 첫 수업시간에 아이들에게 자신이 상담학을 전공했음을 밝히고 문제가 있는 친구들이 직접 찾아 올 수 있도록 문을 열어 놓았다. 그 때 왕따 여학생 이승은양(가명)은 강실장을 찾아가 “학교에 다니기 힘들다. 자퇴하고 싶다”며 상담을 의뢰했다.

이양은 담임교사조차도 싫어하는 아이였다. 앞뒷자리는 물론 옆자리의 친구도 단 한마디의 말도 걸지 않았다. 이양은 자신이 아무리 노력해도 달라지지 않았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자신은 이유없이 미운 사람에 속한다며 죽고 싶다는 말까지 하곤했다.

강실장은 일단 이양이 가끔 교회에 나가고 있는 점을 확인하고 “하나님이 사랑하는 존재”라는 점을 강조했다.

“하나님과의 관계가 회복되면 다른 사람들도 너를 좋아하게 될 거야. 너의 괴로움과 고통은 하나님이 모두 알고 계신다. 그러니 우리 함께 기도하자. 선생님이 너를 위해 기도해줄께.” 강실장은 이양에게 매일 성경 Q.T 과제를 내어주고 아침에 일어나면 주기도문으로 하루를 시작하고 취침때 감사의 기도를 잊지 말라고 가르쳤다.

사실 이양은 부모님이 강남에서 대형음식점을 운영하는 부유한 환경에서 성장했다. 그러던 중 IMF가 닥치고 경제적 어려움이 시작되면서 지하셋방살이로 전락했고 엄마는 암에 걸려 몸져 누워 있었다. 여러모로 낙심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서 학교생활까지 어려움을 겪언던 이양의 상처는 좀처럼 회복되기 어려웠다.

강실장은 이양의 치유와 함께 부모의 신앙회복을 도왔다. 어머니와의 통화속에서 바른 신앙으로 힘든 시간을 이겨낼 것을 권면했다. 1년간 함께 치유하는 시간을 갖고 강실장은 파견근무로 반포고등학교를 잠시 떠났다. 1년이 지나 우연히 학교에서 다시 만나게된 이양은 하나님과의 관계를 온전히 회복했을 뿐만 아니라 자살하고자 햇던 우울한 기억까지 모두 웃으며 털어버린 밝은 여학생이 되어 있었다.

결국 하나님과의 관계를 회복하고 예배를 통해 신앙을 다진 아이들은 원만한 대인관계를 회복하는 역사가 나타난 것이었다.

강영이실장은 일단 내가 왕따를 당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면 부모님과 담임선생님, 또는 교회 목사님 등에 알리고 도움을 요청하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인터넷과 전화상으로 비밀상담이 가능하므로 문제를 털어놓아야 한다는 것. 무엇보다도 사춘기의 청소년들이 문제를 혼자안고 있는 경우가 많으므로 또래친구들의 도움이 절실하다.

“또래 상담자 교육을 실시한 적이 있는데 많은 아이들이 왕따친구를 도와주었다가 자기도 따돌림 당할까봐 걱정하는 모습을 보였어요. 하지만 예수님을 믿는 친구들은 달라야겠죠. 같이 기도하고 학교에서도 도움을 주는 크리스천 청소년들로 훈련시키는 것이 교회의 몫이 아닐까요.”

얼마전 한 라디오 방송에서는 이런 사연이 소개됐다.

“백혈병으로 항암치료를 받다가 머리카락이 빠진 친구를 반 아이들이 따돌리자 딸아이와 또 한명의 친구가 함께 머리를 깍았어요. 세명이 모두 같은 모습으로 다니면 다른 친구들이 더이상 놀리지 않을거라고 말이죠.”

수난절을 맞아 그리스도인의 삶을 돌아보는 시간, 따돌림 당하는 친구를 위해 같은 모습으로 머리를 깎아 버린 여학생들의 이야기에서 참신앙의 자세를 찾을 수 있었다.

이현주기자(lhj@uc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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