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오빠’를 검색하면 왜 ‘임신’이 뜰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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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오빠’를 검색하면 왜 ‘임신’이 뜰까
  • 손동준 기자
  • 승인 2018.07.23 16: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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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해봅시다-교회 안의 성(sex) 문제

무시와 무지가 문제를 양산한다

교회에서는 신앙 좋기로 소문난 청년이 있었다. 찬양인도자에 주일학교 교사까지 교회 내 봉사라면 열일 제쳐두고 나섰던 그에겐 늘 성도들의 찬사가 쏟아졌다.

그런 그에게도 남모를 고민이 있었으니 청소년 시절부터 성(sex)에 대한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힘들어 하고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그 누구도 그가 괴로워하고 있음을 알아채지 못했다. 청년 스스로도 자신을 향한 기대 때문에 누구에게도 털어놓지 못하고 혼자서 끙끙 앓았다. 하나님께 해결해달라고 기도하면 모든 괴로움이 해소될 거라 믿었지만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다.

왜 하나님께서 성을 주셔서 이렇게 사람을 힘들게 하는지 원망까지 들었다. 군대를 다녀오고 나서 생각이 바뀐 그는 아예 고민을 포기하기로 했다. 미련하게 이 문제로 고민하는 사람은 나밖에 없는 것 같았기 때문이다. 다만 결혼을 하고 나면 나아질 거라는 기대가 그에겐 있었다. 좋은 배필을 만나 자녀까지 낳은 지금, 그의 고민은 완전하게 해결됐을까. 내 얘기는 아니라서 정답은 모르겠다. 진짜다. 아는 사람 이야기다.

‘신앙 안에서의 성(sex)’ 문제는 비단 그 청년만의 고민이 아닐 것이다. 지금은 사라졌지만 몇 해 전까지 국내 대형 포털에서 ‘교회오빠’를 검색하면 자동완성 기능으로 ‘교회 오빠 임신’이라는 단어가 제시됐었다. 그만큼 많은 사람들이 ‘교회오빠’와 ‘임신’이라는 키워드를 함께 검색했다는 말이다.

교회 안에도 성 문제는 엄연히 존재한다. 그런데 많은 성도들이 이 문제를 마치 ‘투명인간’ 대하듯 하고 있다. 언급하는 자체만으로도 ‘거룩하지 않다’고 여기는 것 같다. 그런데 이런 무시와 무지가 문제를 양산하고 있다.

문화평론가 윤영훈 목사(성결대학교)는 “한국교회가 성에 대해 부정적으로 인식하는 것은 사실”이라며 “대중문화에서는 성에 대해 갈수록 노골적으로 다루는데 반해 교회 안에서는 담론을 만들기보다 무조건 금기시하는 측면이 있다”고 평가했다. 윤 교수는 또 “일부 교회나 미션스쿨에서 성에 대한 행사나 세미나를 하고 있지만 아직도 순결의식이나 추상적인 성교육 수준 수준을 벗어나지 못한다”며 “무조건 반대하고 억압하는 자세보다는 도덕적 자기결정권을 바르게 행사할 수 있도록 미리 대화의 장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사고가 터지고 나서 뒤처리 하는 식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최근 신간 ‘숨기지 마라’(규장)를 쓴 송준기 목사(웨이처치)는 “해답은 성경에 있다”고 말했다. 송 목사는 “성 문제에 대해 숨기기보다, 오히려 성경을 펼쳐주고 거기서 성에 대해 뭐라고 말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하면서 교회의 적극적인 대처를 당부했다.

“간음의 일반화를 삶의 일부로 받아들인 크리스천은 산 것도 죽은 것도 아닌 상태에 놓입니다. 비전이 있어도 이룰 힘이 없고, 은혜를 받아도 회개의 열매를 맺지 못합니다. 간음이 당연하다는 생각에 젖은 청년들을 흔들어야 합니다. 살리고 치료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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