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곁에 온 난민, 무슬림 선교 절호의 기회다"

세계로 흩어지는 난민, 어떻게 선교할까? - 국내 난민 문제 한현구 기자l승인2018.07.03 15:48:30l수정2018.07.03 18:05l144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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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주의? 인도주의? 우리에겐 ‘선교적 관점’ 필요

의식주 등 실질적 필요 채워주며 복음전파 병행돼야

▲ 막연한 연민이나 혐오로 난민 문제를 접근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 우리에겐 이슬람에 대한 충분한 이해와 함께 '선교적 관점'이 필요하다.

제주도 예멘 난민 500여 명이 들어오면서 촉발된 ‘난민 사태’가 가라앉을 생각을 하지 않는다. 이를 바라보는 국민 여론도 극명하게 갈린다. 지금까지는 자국민의 안전이 우선이라며 난민 유입을 반대하는 의견이 우세한 모양새다. 제주도 예맨인들의 난민 지위 취득을 반대하는 취지의 국민청원은 현재 58만 7천여 명(7월 2일 기준)의 동의를 얻어 청와대가 답변에 나서야 하는 20만 명을 훌쩍 넘어섰다.

반대 측 주장의 핵심은 무분별하게 수용한 난민들이 대한민국 국민의 안전을 위협할 수 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그 저변에는 난민들의 대부분이 무슬림이라는 사실이 존재한다. ‘이슬람’이라고 하면 떠오르는 폭력적인 이미지에 먼저 난민을 받아들인 유럽의 부정적인 뉴스들까지 쏟아져 나오면서 ‘난민·이슬람 포비아’는 극으로 치닫고 있다.

그런가하면 인도주의적 관점에서 난민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주장도 만만찮다.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을 거쳤던 우리나라 역시 한때는 난민이었다는 것이 이유다. 찬성 측은 이슬람을 부정적으로 묘사하는 ‘강간 문화’, ‘폭력적인 꾸란’의 구절 등이 대부분 가짜 뉴스라고 주장하며 반대측과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난민 수용 찬성 측과 반대 측은 모두 각각 나름의 수긍할만한 근거들을 가지고 있다. 칼로 무 자르듯 단호하게 어느 한쪽으로 결론내리기는 쉽지 않은 문제다. 그러나 크리스천이라면 국가주의, 혹은 인도주의에 앞서 먼저 고려해야할 관점이 있다. 바로 모든 민족에게 복음을 전하고 지상명령을 성취하기 위한 선교적 관점이다.

난민 선교, 왜 필요한가

한국을 비롯해 전 세계 각국에 퍼져 있는 난민들의 수는 6천만 명을 넘어섰다. 그리고 이들 중 대다수는 이슬람권 국가에 바탕을 두고 있다. 앞서 지적한 것처럼 ‘난민이 자국민 안전에 위험하다’는 주장이 제기되는 이유다.

여기서 크리스천들은 단순히 ‘무슬림 난민은 위험하다’는 명제에서 끝낼 것이 아니라 그 사실을 근거로 하나의 결론을 더 도출할 필요가 있다. 그것은 난민들이 탈출해 온 국가들이 대부분 직접 선교사를 파송하기 쉽지 않은 지역이라는 사실이다.

프랑스에서 다년간 거주하며 유럽의 난민 이슈를 직접 체감했던 한 권사는 “이슬람권 국가에 선교사를 파송하는 일은 엄청난 준비와 재정, 그리고 위험부담을 감수해야 한다. 그런데 이들이 우리에게 왔다는 것은 무슬림에게 복음을 전파할 수 있는 가장 좋은 기회”라고 전했다.

더군다나 생명의 위협을 피해 도망쳐 온 난민들은 일반적인 이주민들과 상황이 다르다. 그들은 절박하게 도움을 필요로 한다. 인터서브 김기학 선교사는 “어려운 상황에 처한 난민들은 교회가 자연스레 복음을 전할 수 있는 좋은 환경”이라며 “난민에서 이주민으로 정착한 이후에는 그만큼 도움의 필요를 느끼지 못하고 교회가 영향력을 주는 것도 어려워진다”고 지적했다.

인도주의적 관점을 넘어서 ‘하나님 나라의 정의’ 관점에서도 난민 선교는 꼭 필요하다. 이병수 선교사는 “무슬림도 하나님의 형상대로 창조된 사람이고 누구보다 복음을 필요로 하는 이들이다. 그들이 전쟁의 위협으로 나그네된 이들이라면 더욱 그렇다”면서 “선교는 하나님의 정의를 실천하는 행동도 포함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실질적 필요에 귀 기울여야

난민 선교는 필요성을 공감했다고 해서 쉽게 발 디딜 수 있는 사역은 아니다. ‘무슬림’과 ‘난민’은 모두 대한민국의 아늑한 울타리에 있던 이들에게는 낯선 영역인 동시에 그들의 상황에 맞는 특별한 접근법을 필요로 하는 영역이다.

김기학 선교사는 난민들에게 당장 시급한 물질적 필요를 채워주는 사역과 섬김을 통해 복음을 전하는 사역이 병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난민들이 가장 필요로 하는 것은 거주지와 생계를 이어갈 수 있는 일자리다. 특히 일자리를 위해선 한글 교육과 법률·의료 지원도 뒤따라야 한다.

예수님을 믿기로 결심한 무슬림 회심자들을 위한 공동체도 중요하다. 특히 이곳은 마음놓고 신앙생활을 할 수 있도록 기존 무슬림 공동체와 어느 정도 거리를 둬야 한다. 이들의 예배는 아랍어 혹은 영어로 드려진다. 혹시나 한국에서 난민지위를 취득하지 못했을 시 다른 국가에서도 신앙생활을 이어갈 수 있도록 돕기 위함이다.

이병수 선교사는 난민 자녀들을 위한 다문화 주일학교와 대안학교 설립을 제안했다. 이 선교사는 “그들이 살던 환경에서 뛰쳐나온 난민들, 특히 어린이와 청소년들은 교육이 완전히 단절된다. 이들을 위한 교육은 꼭 필요로 하는 것인 동시에 복음을 전할 수 있는 좋은 통로”라고 설명했다.

‘가짜 난민’도 존재한다

주의할 점도 분명 있다. 한국에서 아랍 출신 이주민 사역을 펼치는 정아나 선교사는 “교회와 선교사들을 자신들의 필요를 채우는 데 이용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면서 “저들에게 복음을 전해야 할 사명이 우리에게 있지만 저들에게 속거나 타협하는 것 역시 경계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정 선교사는 정말 절박한 상황에 처해 있는 ‘진짜 난민’과 돈을 목적으로 하는 ‘가짜 난민’은 국적에서부터 차이가 난다고 설명한다. 지금도 여전히 내전을 겪고 있고 해결방법을 찾지 못한 국가들인 시리아와 예멘, 수단, 리비아, 팔레스타인 출신은 대부분 절박한 난민들이다. 하지만 파키스탄이나 이집트, 모로코 등지의 난민들은 상황을 면밀히 살펴야 한다.

한국에서 지내는 태도에도 확연히 차이가 난다. 진짜 난민들은 본국이 처한 상황과 고향에서 겪은 고통스러운 기억 때문에 힘들어하는 이들이 많다. 또 하루라도 빨리 본국이 안전해져서 돌아갈 수 있길 갈망한다. 다만 정 선교사는 “진짜 난민이든 가짜 난민이든 모두가 주님이 필요하다는 사실은 절대 잊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또한 난민 사역을 펼치는 사역자들은 문화의 다양성을 무시한 채 한국의 것을 따르도록 강요하는 ‘동화주의’적 접근을 경계해야 한다. 정 선교사는 “저들이 사회적 관습으로 이슬람적 종교 형태를 취하더라도 죄나 불법이 아닌 경우에는 강제로 제재하기보다 복음적인 사회적 관습을 익힐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고 전했다.

단순히 연민이나 동정심에서 우러나온 접근도 주의가 필요하다. 이슬람의 특성에 대해 깊게 이해하지 못한 채 섣불리 접근했다가 중도에 그만두게 된다면 더 큰 상처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열린 NCOWE에서 주제강사로 나선 조나단 봉크 박사는 “인내를 갖고 장기적으로 헌신해야 한다. 우리가 나그네였을 때를 생각하면서 나그네를 돌보아야 한다. 무엇보다 그 안에 예수님의 사랑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현구 기자  hhg@igood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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