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어권 아프리카 품고 기도한지 20여년, 6개 선교포럼 구축됐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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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어권 아프리카 품고 기도한지 20여년, 6개 선교포럼 구축됐죠”
  • 이현주 기자
  • 승인 2018.06.05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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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중동을 잇는 유럽의 선교 허브 ‘파리제일장로교회’ 김요한 목사
▲ 아프리카선교를 꿈꾸며 파리로 향했던 김요한 목사는 파리제일장로교회 개척 후 20년째 아프리카 선교사 포럼을 구축하며 선교에 매진 중이다.

김요한 목사, 아프리카 선교 위해 파리에 개척
북서부 아프리카 선교사 네트워크 및 재교육
유럽으로 몰려드는 ‘난민 선교’로 사역 확대
난민사역, 새로운 유럽과 중동선교로 떠올라

프랑스 파리 시내 중심에 한인교회가 있다. 20여년 전에 김요한 목사가 개척한 ‘파리제일장로교회’다. 보통 해외에 세워진 한인교회는 이민자나 유학생을 대상으로 목회한다. 파리제일장로교회 역시 유학생 20%에 파리 이민자 80%로 구성됐다. 하지만 이 교회의 사역은 북서부 아프리카로 향해 있다. 개척부터 교회의 가장 큰 목적은 ‘아프리카 복음화’였다.

파리제일장로교회 담임 김요한 목사는 “가난과 기아에 시달리는 아프리카 주민들은 우리 시대에 하나님께서 맡겨주신 영혼”이라며 “영혼을 사랑하는 마음, 영혼을 불쌍히 여기는 마음으로 아프리카 선교를 시작했다. 파리는 아프리카로 가는 관문”이라고 말했다. 그래서 파리 한인교회가 할 일이 굉장히 많다고 강조했다.

# 두 달마다 선교포럼 여는 ‘선교적 교회’

파리제일장로교회에서는 두 달에 한 번 씩 포럼이 열린다. 북서부 아프리카 선교사는 물론이고, 여선교사와 선교사 사모를 위한 포럼, 나아가 최근 유럽으로 몰려오는 난민포럼까지 그 영역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

교회는 △불어권이슬람권아프리카선교회 △파리-북아프리카선교회 △불어권 서부아프리카선교회 △중동유럽난민협회 △초교파여성 쉼 콘퍼런스 △토고, 고아원 지원본부 등을 운영하고 있으며, 불어권 선교 전문대학원과 불어권 ATEA 대학원도 운영 중이다.

이 모든 사역을 하려면 김요한 목사의 몸이 열 개라도 모자랄 것 같다. 그러나 이민목회를 하면서도 새벽기도를 거른 적이 없고, 주 2~3일 성경공부도 직접 인도한다. 목회에 충실하면서 선교에도 열정을 보이니 성도들이 따르지 않을 리 없다.

▲ 파리제일장로교회 예배 전경. 파리제일장로교회 성도들은 선교 동력화가 되어 있으며, 김요한 목사의 선교철학에 전적인 지지를 보내고 있다.

포럼을 한 번 개최하는데 들어가는 예산이 1만5천에서 2만 유로다. 두 달마다 우리 돈으로 2천만 원 정도의 예산이 소요된다. 교회가 비용의 상당부분을 부담하는 포럼에 대해 성도들은 투정 한 번 부린 적이 없다. 오히려 바자회를 열어 선교비용을 직접 마련하고 목사님의 사역에 동역한다. 김 목사는 “성도들이 천국 면류관을 쓰도록 인도하는 것이 목자의 할 일”이라며 성도들의 선교 동력화를 당연하게 말한다.

“한인교회 재정으로 선교예산을 따로 편성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우리 교회는 선교예산이 없어요. 지난 20년 동안 단 한 번도 예산이 없어서 선교를 중단한 적이 없습니다. 오히려 남아서 하나님께 감사의 예물을 드린 적은 있죠.”

# 불어권 아프리카 선교의 ‘허브’

김요한 목사는 북부와 서부 등 불어권 아프리카에 대한 애착이 상당하다. 지난달 26일 백석대학교에서 열린 불어권아프리카선교 포럼에 참석하기 위해 한국을 찾았다. 이 포럼에서 김 목사는 불어권 아프리카에 자신들의 고유 언어를 찾아주는 것이 선교의 첫 걸음이라고 주장했다. 문화와 사상을 지배하는 ‘언어의 회복’이야말로 아프리카를 위한 길이라는 것이다. 그가 이런 주장을 펼치는 데는 북서부 아프리카의 특수한 상황이 깔려 있다. 막연히 ‘아프리카 선교’로 접근해서는 안 되는 곳이 바로 불어권 아프리카이기 때문이다.

김 목사는 “불어권 아프리카 선교는 불어권에 대한 이해, 아프리카 토착 문화와 역사에 대한 이해, 그리고 서북부 지역을 장악한 이슬람 문화에 대한 이해 등이 선행되어야만 가능하다”고 말한다. 프랑스 식민통치를 받았던 북서부 아프리카는 아직도 정치, 경제적 식민지 상태나 다름이 없다. 군부독재로 빈부격차가 날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으며, 사하라 이남에서 이슬람의 침투도 가속화 되고 있다. 보이지 않는 프랑스의 지배구조는 아프리카의 자립을 막고 있으며, 그들의 삶에는 오랜 패배의식과 무력감이 깊게 깔려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20년간 불어권 아프리카를 연구한 김 목사의 결론은 “지금, 한국교회만이 불어권 아프리카 선교에 결실을 맺을 수 있다”고 확신하고 있다.

“침략자들은 복음을 전할 수가 없어요. 불어권 아프리카는 수천년 간 식민의 아픔을 겪어온 곳입니다. 그들의 상처를 치유하는 선교가 필요하죠. 그 일은 식민 아픔을 경험한 한국교회만이 할 수 있습니다. 한국 선교사들은 신학적으로 준비가 되어 있고, 열정과 소명이 있습니다. 이런 열정이 서북아프리카에 필요합니다. 안아주고 인내하는 선교로 아프리카는 구원할 수 있습니다.”

아프리카와 중동 선교의 ‘허브’를 자처하는 파리제일장로교회는 2014년 불어권 북부아프리카 선교사 포럼을 열었다. 북아프리카 선교사 30여명을 모아 일주일 동안 동원과 협력을 논의했다. 올해로 세 번째 포럼을 개최했다.

서유럽과 중동, 북서부아프리카 선교사들을 위한 네트워크도 7~8년 전부터 구성해왔다. 거점지역에서 포럼을 열고 선교사들을 모아 먹이고 재우고 교통비까지 제공하는 일을 수년째 하고 있다. 아프리카 선교를 위한 자료를 취합하고 데이터베이스를 마련하는 것도 파리제일장로교회의 사역이다. 선교사 입국이 어려운 이슬람 국가들의 특성상 비즈니스 선교사들이 많고, 이들을 위한 신학포럼도 시급하다. 그래서 성경과 신학의 기초를 세우는 포럼을 진행하고 있다.

선교사 사모와 여성선교사를 위한 돌봄사역도 펼친다. 매년 30명의 여성 사역자들을 서유럽으로 불러 최고급 호텔에서 재충전을 돕는다.

매년 아프리카 선교사 4~5명을 파리로 초청하는 사역은 개척부터 지금까지 쉬지 않았다. 선교사 케어 차원에서 섬기면서 선교사들의 연대를 조직한 것이다. 그렇게 인프라가 쌓인 지금, 유럽과 아프리카를 오가며 총 6개의 포럼을 운영할 수 있게 됐다.

# 난민사역은 새로운 유럽선교

파리제일장로교회가 최근 관심을 갖는 사역이 또 있다. 바로 ‘난민사역’이다. 2016년 ‘시리아난민포럼’을 시작으로 난민을 따라 서유럽으로 이동한 중동선교사들과 함께 무슬림 선교의 해법을 고민하고 있다. 김 목사가 바라볼 때, 2011년부터 유럽으로 몰려든 난민은 하나님이 보내신 이웃이다. 선교사가 평생을 바쳐도 중동에서 1명의 영혼을 구원하기 어려운 척박한 현실에서 하나님은 복음을 듣게 하고자 난민을 유럽으로 보내고 계시다고 그는 굳게 믿고 있다. 놀랍게도 그들은 준비된 영혼이었다.

“유럽 난민 사역자들의 공통된 간증은, 그들의 꿈에 하나님께서 나타나 환상을 보여주셨다는 겁니다. 우리가 직접 들어가기 어려운 이슬람을 복음화하기 위해서 하나님께서 먼저 그들의 세계에서 일하고 계셨다는 사실을 놓치고 있었던 거죠. 아무리 두드려도 열리지 않는 중동입니다. 그런데 하나님은 민족을 이동시킴으로써 복음을 받아들이게 하고 계십니다.”

유럽으로 이동한 난민을 선교하는 일은 선교사의 몫이다. 현지 한인교회가 아니라 중동에서 난민을 따라 유럽으로 이동한 선교사들 말이다.

난민 사역의 중요성을 깨닫고 결성한 중동유럽난민협회는 2016년 포럼 당시 30명으로 시작했지만 3년 만에 회원이 150명으로 늘었다.

난민 사역에서 가장 큰 고민은 ‘난민교회’ 개척이다. 이미 자리 잡은 기성교회에 난민 성도가 정착하기 어렵다. 난민 커뮤니티를 만들어 지속적인 케어가 필요하다. 이 일을 위해 중동선교사들이 유럽으로 왔지만 유럽은 부유하다는 생각에 지원이 끊어지고 사역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김 목사는 “유럽의 재복음화를 위한 선교지원이 아니다. 유럽의 난민선교는 곧 이슬람권 선교이자 중동선교로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앞으로 유럽 선교의 방향은 유럽의 이슬람화에 대응하는 선교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가 속한 파리는 유럽이지만 양쪽으로 중동과 아프리카가 있다. 중동과 북아프리카 모두 이슬람권이다. 서둘러 복음을 전하지 않는다면 ‘유럽의 이슬람화’를 막을 길이 없다. 그래서 김요한 목사의 마음은 급하기만 하다.

“지금 죽는다고 해도 이 일을 하겠다고 하나님께 기도했습니다. 물질과 생명을 다 드려도 아깝지가 않습니다. 한국교회가 아프리카와 유럽 난민 사역에 더 많은 관심을 가져주셨으면 좋겠습니다. 한번쯤 용기를 내서 아프리카에 와 주세요. 하나님이 무엇을 원하시는지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선교를 위해 같이 갑시다.”

한국과 아프리카, 한국과 중동, 한국과 유럽을 잇는 거점교회가 파리에 있다는 것은 참으로 감사한 일이다. 불어권 아프리카 선교사들을 하나로 묶어내고, 각 지역별 선교사 포럼을 여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런데 파리제일장로교회는 아프리카를 넘어 유럽 난민사역까지 지경을 넓혀가고 있다. 한 영혼이라도 더 구원하기 위해 김요한 목사를 비롯해 모든 성도들을 땀 흘려 기도하며 선교에 매진하고 있다. 파리제일장로교회야말로 하나님이 원하시는 ‘선교적 교회’였다.

▲ 파리제일장로교회는 토고에 고아원을 세우고 어린이부터 '싹틔우기' 사역을 전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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