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남일의 문화칼럼]교회 카페나 해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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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남일의 문화칼럼]교회 카페나 해볼까?
  • 장남일 대표
  • 승인 2018.05.15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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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도인의 커피 문화 (3) - 장남일 / 아크인터내셔널 대표

어떤 젊은 전도사님이 교회를 개척하면서 그 공간 안에 조그맣게 카페를 만들고 싶다고 찾아왔었다. 그렇게 찾아오시는 분들 대부분이 없는 재정에 어떻게 설비나 인테리어를 할 수 있을지가 고민이었다. 그러나 정작 ‘커피’를 매개로 사람들과 소통을 어떻게 할 것인지 깊이 생각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커피’에 대한 이해로부터 문화가 만들어지는데, ‘카페’라는 공간과 커피를 내리는 ‘바리스타 기술’ 정도로 ‘교회 카페’에 대한 준비가 다 되었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교회 카페나 해볼까?’하는 생각이 어느새 큰 비전으로 발전되어 시작하게 된다면, 실상은 생각보다 쉽지 않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다. 무엇으로 소문이 날 것인가? 커피 가격을 싸게 한 것으로? 아니면 기가 막힌 커피 맛으로? 어디보다 편안하고 안락한 분위기로? 물론, 그런 저런 신경 쓰지 않고 교회 재정이 넉넉하고 할만 해서 시작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교회 인력풀을 총동원할 수 있고, 다양한 자원이 있다 해도 생각해야할 것들이 있다. 

봉사자들로만 운영되는 교회 카페의 경우는 일정하게 좋은 맛의 커피를 제공하기 어렵고, 겨우 에스프레소 머신에서 커피 내리는 정도로 서비스하는 경우가 많다. 교회 카페에서 파는 커피 가격이 많이 저렴하다면 기본적으로 좋은 커피 원료를 쓰기는 어려울 것이다. 수익을 내고 싶어도 평일과 주일의 매출 차이가 커서 겨우 하는 곳들이 많다. 카페를 고정적으로 담당할 사람을 쓰기 위해 급여를 지급하는 교회들은 인건비와 재료비 정도를 겨우 감당하는 곳도 많다. 2,000~3,000명 이상 교인이 있는 교회도 봉사자가 돕지 않으면 인건비와 재료비 부담이 높아 수익을 내기는 쉽지 않다. 

 수년간 교회 카페를 컨설팅하면서 느낀 것은, 교회 카페가 우리 교회에 왜 필요한지, 이것을 통해 무엇을 하고 어떤 효과가 있는지 등등 전체 교인의 공감과 향후 비전을 충분히 나누지 않으면 교회 사역자와 직분자 몇 사람의 고민으로만 운영될 위험이 있다는 것이다. 물론, 하지 말라는 이야기가 아니다. 모두 함께 동참하고 함께 관심 갖는 교회카페를 만들어가기 위한 당부이다. 교회 공동체가 꿈꾸는 ‘카페’를 함께 만들어가는 일은 또 하나의 사역의 지경이 넓어지는 것이다. 속도가 좀 느리더라도 방향은 명확한, 주님의 영광이 드러나는 공간으로 만들어가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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