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분단도 비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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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분단도 비싸다
  • 손동준 기자
  • 승인 2018.05.15 15: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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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띵동” 스마트폰에 메시지가 도착했다. 취재 과정에서 알게 된 한 장로님으로부터 온 것이었다. 첨부된 링크를 터치했더니 기사가 뜬다. “북한에 비핵화 대가로 주한미군이 철수하고 평화비용을 한국에 떠넘길 것이다. 그 규모는 수백억 달러에 달한다”는 게 기사의 골자였다. 북한에 비핵화 대가를 지불하려면 우리의 국방력과 경제능력이 퇴보되는 것은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북한이 비핵화 대가로 경제발전을 원하는 것은 명확하다. 통일에는 확실히 돈이 든다. 

우리보다 앞서 통일을 이룬 독일의 사례를 봐도 갑작스러운 통일로 20년간 약 3000조원에 가까운 통일 비용이 들었다. 거기까지만 생각한다면 이대로 통일이나 비핵화를 추진하는 것이 과연 합당한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러나 언제 끝날지 모를 분단에 드는 막대한 비용에 대해서는 왜 생각하지 않는지 의문이 든다. 분단과 갈등으로 인해 우리 민족은 이미 얼마나 많은 비용을 지불했는가. 분단으로 인해 지난 세월 안고 갔던 코리아 디스카운트, 젊은이들이 수년간 군에 묶여 청춘을 허비하는 것, 섬처럼 살며 인식의 폭을 제한해 왔던 것 등 눈에 보이지 않는 비용을 줄이는 것부터가 평화가 가져다줄 첫 번째 혜택이 될 것이다. 

평양은 과거 동방의 예루살렘으로 불릴 만큼 복음의 역사가 살아 숨 쉬던 곳이다. 그동안 한국교회가 부르짖었던 평화적 복음통일의 길은 따로 있는 것이 아니다. 북한의 비핵화와 평화체재 구축, 그리고 그 위에서 펼쳐질 자유로운 사람의 교류 속에 복음적 평화 통일은 자연스럽게 싹틀 것이다. 오늘날 한반도에 일어나고 있는 놀라운 변화를 제대로 보려면 비핵화 비용을 말하기 전에 분단과 갈등의 비용, 그로 인해 단절된 복음 전파의 기회를 생각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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