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는 자의 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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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는 자의 복
  • 최낙중 목사
  • 승인 2018.04.11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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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낙중 목사/해오름교회

봉천동 무허가 판자촌에서 개척교회를 시작할 때의 일이다. 열 평 정도 되는 판잣집 건물 안에 베니어로 칸을 막아 두 평 정도의 서재실 겸 기도실을 꾸몄다. 

그해 고난주간 설교제목은 ‘불같은 시험이 올지라도’였다. 그런데 그 주간 목요일에 교회에 불이 났다. 뒷집의 연탄불이 과열이 된 것이 원인이었다. 연이은 판잣집들이 불에 탔다. 급히 119로 전화를 했다. 하지만 소방차는 열일곱 채의 판잣집들이 전소된 후에야 도착을 했다. 판자와 기름칠한 종이로 덮은 지붕들이 삽시간에 타버린 것이다. 우리 교회 안에 있던 강대상 의자와 방석들이 모두 타 버렸다. 서재실의 삼백여권의 책들과 십 오년 동안 써서 모아둔 일기장도 모두 재가 되고 말았다. 모두를 잃었다. 그런데 두 권의 책만 남았다. 내가 읽다가 은혜를 받았기에 남에게 준 책 들이다. 안인숙의 ‘죽으면 죽으리이다’와 손양원목사의 일대기 ‘사랑의 원자탄’이다. 

남에게 주는 것만 남은 것이다.

화재로 교회당이 잿더미로 변한 날 주님의 음성을 들었다. “최낙중 목사야 너, 불같은 시험을 만났는데 기뻐할 수 있느냐”고 물으신 것 같았다. 교인들이 급히 모였다 모두 타서 없어진 잿더미를 보고 우는 교인들을 위로해야했다. 눈에 보인 물건들은 불타서 모두 없어졌으나 여러분들이 하나님께 드린 모든 헌신과 봉사는 하늘나라에 그대로 영원히 보존되어있습니다. 그러니 슬퍼하지 마십시오. 또한 우리는 “없어진 것 때문에 슬퍼하지 말고 아직 남아 있는 것들을 헤아려 하나님께 감사합시다”라고 했다. 위로의 설교를 했지만 쏟아지는 눈물은 막을 수가 없었다. 위로와 격려의 설교로 교우들은 새 힘을 얻었고 그 잿더미위에 가마니를 깔고 다시 시작한 교회가 오늘의 해오름교회이다. 

주님이 십자가를 지고 죽으심으로서 우리에게 모든 것을 주셨다. 주님이 흘려주신 보혈로 죄 사함을 주셨다. 온몸을 채찍에 맞으시므로 병 나음을 주셨다. 가난하게 사시므로 부요를 주셨다. 설움과 고통을 당하시므로 우리에게 평안을 주셨다. 주님이 주신 이 모든 것이 우리 안에 영원히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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