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어떤 거울 앞에 서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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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어떤 거울 앞에 서 있나요?
  • 노경실 작가
  • 승인 2018.04.10 14: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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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경실 작가의 영성 노트 “하나님, 오늘은 이겼습니다!” ㊸
▲ 렘브란트, 그리스도의 초상, 1648년경

*고린도전서 13:12>우리가 지금은 거울로 보는 것 같이 희미하나 그 때에는 얼굴과 얼굴을 대하여 볼 것이요, 지금은 내가 부분적으로 아나 그 때에는 주께서 나를 아신 것 같이 내가 온전히 알리라. 
고린도후서 3:18>우리가 다 수건을 벗은 얼굴로 거울을 보는 것 같이 주의 영광을 보매 그와 같은 형상으로 변화하여 영광에서 영광에 이르니 곧 주의 영으로 말미암음이니라. 

요즘 미투운동으로 드러나는 여러 사람들의 부끄러운 스토리는 막장드라마보다 더 막가는 내용들 투성이다. 그 중에서도 압권(?)은 단순한 가십거리를 넘어서 남북회담보다 집중도(?)가 높았다는 안희정 사건이다. 그런데 피해자 여성이 방송에서 한 말이 나의 두 귀를 잡았다. ‘안 전 지사가 말하길, 너(피해 여성)는 나의(안 전 지사)의 거울이니 투명하게 비추며, 그림자같이 행동하라’고 했다는 말이다. 

그 여성의 직무가 비서이니 상관의 그림자처럼 움직인다는 말도 수긍이 되고, 거울이라는 표현도 어느 정도 이해가 된다. 이보다 더 아랫사람에게 긴장감을 주는 말도 없을 것이다. 비서의 말 한마디, 손 움직임 하나까지 자칫 그 상관의 품성처럼 보이니 말이다. 하지만 두 사람의 관계가 상관과 아랫사람의 선을 무너뜨린 상태에서 그런 말을 했다는 것은 뻔뻔함을 넘어서서 자아도취의 극치 상태가 아닌가 한다. 마치 왕정시대의 임금이 아끼는 한 궁녀를 데리고 한 말 같지 않은가.   

그는 정말 거울의 참된 의미를 모르고 말했을까?
우리가 흔히 ‘당신은 나의 거울’이라고 말할 때에는 존경의 마음을 담고 있다. ‘당신은 나처럼 잘 난 것 없고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꿋꿋이 산을 넘고 계곡을 건너면서 목표점에 도달하려 애쓰는 불굴의 정신이 존경스러워요. 당신을 보면서 나는 늘 마음을 잡아요.’ 또는 격려나 질책을 할 때에도 거울이란 말을 사용한다. ‘너는 나의 거울이야. 네가 슬픈 얼굴하면 내 얼굴까지 우울해지는 거란다. 또, 네가 행복한 표정이면 내 얼굴도 해처럼 빛나는 거지.’ 

하지만 요즘 사람들은 그 거울을 몰락한 정치인처럼 잘못 사용하고 있거나, 아예 다른 용도로 사용하고만 있는 것 같다. 
어린 여자 아이들에게 거울에 대해 물어보면 대부분 백설공주를 답한다. 거울 앞에서 끝없이 “이 세상에서 네가 제일 예쁘거든!” 이라는 인정이 받고 싶어 날마다 거울 앞에 서는 여왕. 그 동화를 일찌감치 보고 듣고 읽고 자란 아이들은 청소년이 되어서도 손에서 거울을 놓지 않는다. 한 손에는 스마트폰, 한 손에는 거울. 그러다보니 이제는 지하철 안에서 쉰 살이 넘어도 예순이 넘어도 거울보기를 주저하지 않는 풍조가 되었다. 서서도 거울로 화장을 고치는 사람들을 보면, “그만해요! 아무리 애써도 당신은 예쁘지 않거든요!”라고 심술 가득한 조롱을 보내고 싶을 정도이다.  

그러는 줄 모르는 사람들, 특히 청소년들은 내가 강연을 할 때에도 거울에서 눈을 떼지 않는다. 가만 보면 청소년들이 보는 거울 속의 얼굴은 2가지이다. 스마트폰이라는 거울 속의 연예인과 제 손거울 속의 자기 얼굴. 그러다보니, 생기는 잘못된 현상이 있다. 젊고 예쁜 얼굴이 아닌 늙고 병들고 초라한 얼굴을 싫어하고 경멸한다는 것과 자신의 얼굴에 대한 끝없는 불만이다. 이들 앞에 말씀이라는 거울을 보여주면 어떠할까? 괴로워한다. 이유는 단순하다. 아무 것도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요즘 사람들은 번쩍번쩍, 생생하게, 그러면서도 쉼없이 움직이는 것이 아니면 금방 얼굴을 돌린다. 그것도 아니라면 나에 대한 찬사가 쏟아지지 않으면 귀를 막는다. ‘네가 최고야, 너밖에 없어, 너 아니면 안 돼, 너는 특별해, 네가 제일 예뻐, 너는 뭐든 할 수 있어, 네 꿈은 이루어질 거야, 네가 생각하는대로 될 거야!’ 

그러나 성경은 단 한 번도 그런 로또 같은 거울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 우리가 말씀의 거울을 통하여 보는 것은 욕망으로 가득한 내 얼굴이 아니다. 나의 욕망이 투영되는 남의 얼굴도 아니다. 우리가 보게 되는 것은 영광의 주 예수님의 얼굴이다. 

그러기 위해서 지금 우리 손에 들고 있는 거짓 거울을 다 내려놓아야 한다. 산산조각 내야 한다. 쓰레기통에 버려야 한다. 우리의 거울은 오직 말씀이다. 그 거울에서 발견하는 것은 나도 아닌 욕망의 대상(그것이 사람이든 물질이든)도 아닌 오직 거룩의 주 예수님의 거룩하심이다. 

함께 기도

하나님, 세상거울을 통해 보이는 사람과 물건과 즐거움과 성공, 행복이라는(사실은 나의 욕망덩어리) 것에 시간과 마음과 몸을 빼앗기지 않도록 지혜주시고, 경고를 주세요. 말씀거울을 잊지 않도록 자주 제 등을 때려주세요.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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