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도 현대 예배의 한 부분

공종은 기자l승인2018.04.10 11:04:35l수정2018.04.12 17:27l143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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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양-기도-설교 등 하나의 주제로 통일
예배의 본질을 철저히 지키되 형식은 변화

서울의 A교회. 10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진, 이른바 전통 예배를 드리는 교회다. A교회는 지난해 5월 어버이주일 예배를 드리면서 어렵지만 의미 있는 시도를 했다. 처음으로 예배 기획을 제안했다. 결과는 당회의 반대. “이렇게 하지 않아도 된다”는 대답이었다. 하지만 설득 끝에 드려진 어버이주일 예배 이후 결과는 달라졌다. 반대하던 중직자들이 예배하면서 눈물을 흘렸고, 담당 목사의 손을 잡았다.

A교회의 시도가 아주 특별하고 파격적인 것은 아니었다. 변화의 핵심은 ‘영상’. 비 본질적인 것이었지만, 오히려 더 감동적이었고 예배에는 은혜가 넘쳤다. 어르신들, 부모 세대의 수고에 대한 존경이 있었고, 자녀들과 교회가 그 사랑을 기억하고 감사하는 마음이 신앙 안에서 전해졌다.

▲ 한국예배기획연구원 구재원 목사(초대교회)는 “하나님께서 그 시대의 환경이나 상황, 문화에 맞는 예배를 허락해 주셨다”고 말한다.

# 모든 예배는 성경에서 출발

예배 기획. 최근 예배의 흐름을 설명하는 용어 중 하나다. 특정 절기 혹은 부서의 상황에 맞게 예배를 구성하고 준비하는 것으로, 대형 교회뿐 아니라 웬만한 규모의 교회에서도 실시하는 것 중의 하나다. 절기나 상황에 맞게 설교를 준비하고, 찬양과 기도 등 모든 예배의 구성을 하나의 흐름으로 통일한다. 영화가 등장하거나 공연이 진행되기도 한다. 일부 교회들은 몇 개월 전부터 세밀한 큐시트를 마련하기도 하고, 교회에 걸리는 현수막 하나까지 예배와 하나가 되게 한다. 하지만 예배 기획에 대한 반대도 만만찮은 것 또한 현실. 교단이 헌법을 통해 예배의 모범을 제시한 전통 예배가 있는데, 인위적으로 기획하고 변경하는 것은 잘못이라는 이유에서다.

한국예배기획연구원 구재원 목사(초대교회)는 “모든 예배는 성경에서 출발하고, 그 형식 또한 하나님이 정하셨다. 이것이 예배 기획의 출발점”이라며 필요성을 강조한다. “구약의 돌 제단, 성막, 그리고 성전에서의 예배와 포로기 이후의 회당 예배, 초대 교회의 예배 등 기독교 역사에 나타나는 여러 형태의 예배들은 사람이 주도적으로 만들어냈다기 보다는 하나님의 인도에 의해 기획된 것”이라는 주장이다.

희생제물은 어떻게 잡아야 하는지, 어떤 것을 어떤 방법으로 드려야 하는지 등에 대한 것들을 구체적으로 설명하면서 예배를 위한 각 부분들의 틀을 만드셨다는 것. “하나님께서는 그 시대의 환경이나 상황, 문화에 맞는 예배를 허락해 주셨다”고 구 목사는 강조한다. 단순히 예배로만 끝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양식과 예배를 위한 요소들, 그리고 인적 구성, 악기와 음향, 멀티미디어는 물론 전도와 각종 절기와 행사 등 교회와 연관된 모든 문화의 시작과 중심이 되기 때문이라는 것이 예배에서 기획이 필요하다는 이유다.

# 예배의 본질과 변화에 대한 고민 필요

▲ 구재원 목사는 “교인들이 예배에서 손님이 되게 해서는 안 된다. 예배에 참여하게 하고, 기도하고 찬양하게 해야 할 책임이 있다”면서 목회자들의 인식 변화를 강조한다.

하지만 전통적인 예배를 고수하는 교회에서 예배 기획은 다소 버거운 상황. 한 발을 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가장 먼저는 ‘예배기획위원회’ 구성. 구 목사는 예배기획위원회 구성을 제안하는데, 교회의 상황에 맞춰 평신도로만 구성하거나 목회자들이 함께 참여하게 하는 것도 좋다. 예배기획위원회가 구성되면 절기와 상황, 각 부서에 맞는 예배를 기획하고, 목회자들과 조율하는 과정도 필요하다. 필요한 전문 지식이나 과정, 구체적인 부분들은 한국예배기획연구원, 예배사역연구소, 열린사역연구소 등 전문 기관들의 도움을 받으면 쉽게 해결할 수 있다.

예배기획위원회에서 계획하는 모든 과정들은 철저하게 교인들 모두가 예배에 집중하고 온전하게 하나님을 예배하기 위한 것이어야 한다. 구 목사는 “복음의 핵심인 하나님의 말씀은 변하지 않지만 그것을 전달하고 담아내는 형식은 변할 수 있듯이, 예배 또한 그렇다. 말씀이 우리의 삶 가운데 실천되는 것이어야 한다. 예배를 통해 교인들의 삶이 투영되고, 교회에서뿐 아니라 삶에서의 예배로 나아가야 한다”면서 형식의 변화와 함께 예배의 본질에 집중할 것을 당부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왜 이런 예배를 드려야 하는가’에 대해 목회자들이 고민해야 한다. 시대에 맞게, 문화의 변화에 맞게 변화하면서 또 다른 예배를 꿈꾸어 가자”고 말하고, “교인들이 예배에서 손님이 되게 해서는 안 된다. 예배에 참여하게 하고, 기도하고 찬양하게 해야 할 책임이 있다. 그리고 모든 영광은 하나님을 위한 것이어야 한다”고 목회자들의 인식 변화를 강조한다.

# 기획 예배-오후 예배 변화를 위한 사례

구재원 목사는 예배 기획과 주일 오후 예배의 변화를 모색하는 교회들을 위해 몇 가지 사례들을 내놓았다.

△주일구역예배
주중에 모임을 갖지 못하는 구역들이 주일 예배 후에 소그룹 모임을 갖도록 한다. 점심식사 후에 소그룹 예배를 드리는데, 이 예배를 드리는 주일에는 구역예배 교재로 주일 설교를 해 구역 모임이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한다. 평일 심방이 어려운 교인들도 이 예배를 이용해 자연스레 심방할 수 있는 것도 도움이 된다.

△주일기도예배
금요기도회, 수요예배, 새벽기도에 참석하지 못하는 교인들이 아주 좋아한다. 한 달에 한 번 정도 집중해서 기도할 수 있어 좋다는 평이다. 찬양을 먼저 하고 대표기도, 사도신경, 유인물로 준비한 본문 말씀을 읽고 기도의 제목들을 놓고 합심해서 기도한다. 기도는 주로 공적인 기도를 하는데, 개인적인 기도 요청이나 교인들의 건강을 위한 기도 요청이 있을 때는 그 기도를 한다.

△성경통독예배
말 그대로 성경통독을 위한 예배다. 교회의 상황에 맞게 성경 전체를 목표로 하거나 특정 부분을 목표로 정하면 된다. 주중에 성경을 읽을 수 없었던 사람들이 아주 좋아한다. 구재원 목사가 시무하는 초대교회에서는 성경통독 100독을 진행한다.

△영화와 함께하는 예배
이슈가 되거나 좋은 종교 영화를 관람한다. 영화로 예배를 대신하는 것보다는 영화를 설교에 사용하는 형식이 좋다. 관람 후에는 조별로 서로의 생각을 나누게 하는 것도 좋다. 그리고 신학적 혹은 신앙적 해석과 안내가 필요한 부분은 충분히 설명하도록 한다.

공종은 기자  jekong@igood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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