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의 사회통합 역할 기대치 ‘최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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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의 사회통합 역할 기대치 ‘최하’
  • 이인창 기자
  • 승인 2018.04.04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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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행정연구원, ‘2017년 사회통합실태조사’... 8천명 면접조사
종교의 역할 1.4% 뿐 … 갈등지수, 신뢰도, 청렴도까지 하락세

우리 국민들은 사회통합을 위해 종교가 할 수 있는 역할이 크지 않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오히려 종교 간 갈등이 심하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2명 중 1명 이상이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행정연구원이 한국갤럽에 의뢰해 실시한 ‘2017년 사회통합실태조사’에서 ‘사회통합을 위해 중심적 역할을 해야 하는 집단’을 묻는 질문에 종교단체라고 한 응답은 1.4%로 극히 미미했다. 전년도보다 0.1% 줄어든 결과였다.

같은 질문에 정부가 37.9%로 가장 높았고, 국회 21.1%, 언론 15.1%, 교육계 12%, 기업 4.4%, 노동조합 단체 2.9%, 시민단체 2.8%, 법조계 2.4% 순으로 조사됐다.

▲ <사회 통합 중심역할을 해야 하는 집단>

‘1+2순위’ 집계에서도 종교단체는 3.6%로 가장 낮았으며, 이는 6.9% 응답을 보인 노동조합 단체의 절반 수준에 불과했다.

사회 갈등 정도에 있어 종교 간 정도를 묻는 질문에 ‘매우 심하다’ 11.3%, ‘약간 심하다’ 44.8%, '별로 심하지 않다' 40.6%, '전혀 심하지 않다‘ 3.2%라고 답변했다. ’약간 심하다‘와 ’매우 심하다‘를 합하면 56.1% 양상을 보였다.

설문 응답자들이 종교의 사회통합 역할에 극히 부정적인 이유는 종교에 대한 신뢰도 조사와 청렴도 조사에서도 찾을 수 있다.

종교기관 신뢰도는 ‘전혀 믿지 않는다’가 11.4%, ‘믿지 않는다’ 47.7%, ‘약간 믿는다’ 37.6%, ‘매우 믿는다’ 3.3%였다. 믿는다는 답변이 40.9%로, 2016년 조사에서 45.2%보다 5% 가까이 감소했다.

종교의 ‘청렴도’ 역시 낮게 보고 있었다. ‘전혀 청렴하지 않다’가 13%, ‘별로 청렴하지 않다’가 49.9%, ‘약간 청렴하다’가 34.7%, ‘매우 청렴하다’가 2.5%였다. 청렴하다는 인식은 37.3%에 불과했으며, 역시 전년도에 비해 청렴하다는 응답은 소폭 감소했다.

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 정재영 교수는 “종교가 갖는 사회통합의 역할에 대해 사회학적 관점에서도 매우 중요하게 고려하고 있지만, 이번 설문조사 결과는 종교가 공신력이 없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라고 평가하면서 “종교 간 세력 확장이나 여러 사건 사고들도 부정적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본다”고 분석했다.

정 교수는 “종교들이 자기의 종교 중심의 지배적 관점에서 포교활동을 하지 말고 국민들에게 자연스럽게 감동을 주는 활동을 해야 할 것”이라며 “교회 역시 지나치게 공격적인 전도에 매몰되지 말고 삶으로 신앙으로 신앙을 보여줄 줄 아는 세계관 변화가 요구된다”고 조언했다.

한편, 이번 설문조사는 지난해 9월 1일부터 10월 31일까지 국내 거주 만 19세 이상 69세 이하 성인 남녀 8000명에 대한 ‘면접조사’ 방식으로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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