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을 입으로만 말하지 마세요, 예수님 사랑으로 섬겨야죠”

외국인 노동자 돕는 ‘홀리네이션스 선교회’ 김상숙 권사 한현구 기자l승인2018.03.20 17:19:15l수정2018.03.20 17:21l1430호

크게

작게

메일

인쇄

신고

살면서 5만 번의 기도응답을 받았다고 전해지는 조지 뮬러. 먹을 것이 뚝 떨어진 고아원에 음식을 가져다 달라고 기도하자, 빵집 주인이 하나님이 주신 마음이라며 빵을 가지고 나타났다. 동시에 우유를 싣고 가던 차가 고아원 앞에서 고장 나더니 고아들에게 우유를 주고 떠났다. 조지 뮬러가 64년의 사역 기간 동안 세운 학교만 7개, 그 학교에 다닌 학생만 8만 명에 달한다.

여기 한국의 조지 뮬러가 있다. 홀리네이션스선교회를 이끄는 김상숙 권사 역시 30년이 넘는 사역을 언제나 기도로 응답받았다. 스스로를 평범한 주부라고 소개하는 그녀가 30년 넘게 외국인 노동자들을 무료로 치유하고, 먹이고, 재우며 전도할 수 있었던 비결은 오직 기도뿐이다.

“하나님께서는 필요한 모든 것을 직접 공급하세요. ‘그들이 부르기 전에 내가 응답하겠고 그들이 말을 마치기 전에 내가 들을 것’이라는 이사야 말씀을 매일 체험하며 살죠. 하나님은 이론과 교리, 또는 지식에 갇혀 있는 분이 아닙니다. 현실의 삶속에서 늘 함께하시는 우리의 아버지가 되십니다.”

▲ 유방암 수술을 마친 몽골 출신 외국인 노동자와 함께 한 김상숙 권사(왼쪽). 어머니와 같은 사랑을 베푸는 김권사는 외국인 노동자들로부터 '마마 킴'이라고 불린다.

외국인들과 인연이 시작되다
김상숙 권사가 외국인들과 인연을 맺게 시작한 것은 미국계 은행 뱅크 오브 아메리카에 근무하던 남편이 홍콩으로 발령받던 1985년 4월부터였다. 다소 밋밋한 신앙에 머물러 있던 김 권사가 십자가의 사랑을 생생히 경험한 것도 그때였다. 한인교회에서 열린 집회에서 성령이 그의 영혼을 강하게 뚫고 빛을 비추셨고 주님의 십자가 고난이 영화처럼 펼쳐졌다. 십자가 사건이 더 이상 책 속의 이야기가 아닌 현실로 다가왔다.

본격적인 사역의 시작은 남편이 말레이시아 지사로 옮긴 이후부터였다. 이슬람국가인 말레이시아에서는 타 종교를 믿을 수는 있지만 전도 활동은 철저하게 제한된다. 곳곳에서 비밀경찰이 활동하고 기독교인의 차량이라는 이유로 창문이 박살나는 곳이다. 선교사 한 명을 파송하는 것만 해도 엄청난 비용과 노력을 필요로 하는 이 나라에 주재원의 부인 신분으로 쉽게 입국한 것은 절호의 선교 기회라는 생각이 들었다.

영어가 통하는 홍콩과는 달리 말레이시아에서는 언어 공부가 필요했다. 당시 김 권사의 나이는 48세. 적지 않은 나이에 생소한 말레이어를 공부하는 데는 상당한 용기가 필요했다. 학원에서 기초를 배운 뒤 가정교사를 따로 두고 기독교 용어까지 익혔다. 3개월쯤 지나니 말레이어로 성경 구절 100개 정도를 외울 수 있는 수준이 됐다.

당시 말레이시아는 제대로 된 자국어 성경공부 교재조차 없었다. 언어를 익힌 김 권사는 영어로 된 성경공부 교재를 말레이어로 번역하는 작업부터 시작했다. 그때부터 하나님이 성경공부를 함께 할 청년들을 붙여주셨다. 하나님의 사랑으로 위로하고 기쁨으로 섬겼더니 한 청년이 이렇게 말하는 것이 아닌가. “당신이 마치 나의 엄마 같아요.” 그때부터 김 권사의 별명은 ‘마마 킴’이 됐다.

주일학교를 운영하다 강제추방을 당하는 일도 겪었다. 누구도 해결하기 어려울 거라던 무슬림 국가의 강제추방이었지만 왠지 3주 만에 돌아올 수 있다는 확신이 들었다. 여권의 영어철자를 바꾸거나 출입국 관계자들에게 뇌물을 주는 방법은 생각도 하지 않았다. 그런데 3주째 되는 금요일 기적적으로 김 권사의 이름이 블랙리스트에서 지워졌다. 덕분에 그는 성경공부 교재 번역과 출판을 모두 마무리한 이후 한국에 돌아올 수 있었다.

기도만으로 충분합니다
남편의 해외발령과 함께 보냈던 기나긴 외국생활이 끝나고 돌아온 한국은 너무나도 많은 것이 변해 있었다. 올림픽 이후 우리나라에 밀려든 외국인 노동자들은 100만 명을 넘어서고 있었다. 하나님은 김상숙 권사에게 이들을 섬기라는 마음을 주셨다.

“이들은 먹고 사는 문제로 우리나라에 왔지만 하나님은 ‘사람이 떡으로만 살 것이 아니요 하나님의 말씀으로 살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하나님의 말씀이 그들에게 들어가지 않는다면 우리가 섬기는 모든 것은 아무 의미가 없을 거예요.”

그렇게 시작된 것이 바로 ‘홀리네이션스 선교회’다. 고양시 일산에 있는 삼위교회에서 처소를 마련하고 외국인 예배를 드렸다. 귀국한 이후에는 평생 쓸 일이 없을 것 같았던 말레이어도 외국인 노동자 사역에 귀하게 사용됐다.

평범한 주부가 감당하기에는 버거운 일들이 쉴 새 없이 몰아쳤다. 교회와 공동체에 필요한 것이 생길 때마다 하나님께 엎드렸다. 때로는 “이를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라며 불평과 탄원이 섞인 기도를 드렸던 것이 전부였다. 그런데도 하나님은 언제나 필요를 채우시고 선한 길로 인도하셨다.

외국인 노동자들은 크게 다치거나 중병이 걸리면 자신들의 힘으로 해결하기가 쉽지 않다. 카자흐스탄에서 온 루스란은 아내가 뇌수술을 받았는데 도움 받을 곳이 없어 선교회의 문을 두드렸다. 선교회는 수술비 450만 원을 고스란히 지불하고 하나님의 도우심을 기다렸다. 그때 한 목사님이 해외선교를 준비하던 중 갈 수 없는 사정이 생겨서 헌금 450만 원을 보내셨다.

선교회는 오갈 곳 없는 외국인들의 숙식부터 무료 진료와 수술, 교육까지 도맡고 있다. 외국인 노동자 고용비자가 없던 사역 초기에는 해고당한 노동자들이 “마마 나 일없어요”라며 밀려오기도 했다. 병원에서 먼저 수술을 받고 선교회 전화번호를 수술비 대신 남기고 돌아가는 외국인들도 있었다.

하나님은 봉사하는 손길과 치료를 맡을 의사들, 장비와 재정, 외국인들의 일자리까지 모든 것을 공급하셨다. 김상숙 권사는 홀리네이션스 선교회는 하나님이 하루만 손을 떼셔도 운영될 수 없는 곳이라고 고백한다.

“우리는 언제나 ‘모두, 조건 없이, 전액을’ 돕습니다. 교회에 나오는 사람이 아닐지라도 우리를 찾아온다면 조건을 따지지 않고 사람을 먼저 살리죠. 예수님도 그렇게 하시지 않았을까요? 하나님이 기뻐하시고 원하시는 일이라면 하나님께서 직접 모든 것을 이루십니다.”

긍휼이 풍성한 사랑

외국인 노동자들을 섬기다 보면 힘든 순간들도 있다. 아무리 모든 것을 내어주고 마음으로 섬겨도 감사하다는 말 한마디 없이 돌아가는 이들도 많다. 병으로 죽어갈 때는 눈물을 흘리며 호소했지만 막상 위기를 넘기면 더 많은 것을 요구하기도 한다. 김 권사 역시 포기하고 싶은 순간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하지만 거듭된 사역 속에서 그가 찾은 답은 긍휼이 풍성한 사랑이다.

“변화되지 않는 사람들을 보며 ‘도와줘 봤자 뭐해’라는 생각이 없었던 것은 아니에요. 하지만 의인을 위해 희생하는 것도 쉽지 않은데 예수님께서는 ‘우리가 아직 죄인 되었을 때’ 우리를 위해 죽으셨잖아요. 아무리 파렴치해 보이는 사람일지라도 주님이 핏값으로 사신 영혼이라고 생각하면 그냥 두고 볼 수가 없어요.”

긍휼에 풍성하신 하나님의 사랑을 깨닫는 것에 선교 현장의 성패가 달려 있다는 김상숙 권사. 매일 기적을 경험하는 그는 한국교회에 꼭 나누고 싶은 것이 하나 더 있다고 강조했다. 그것은 바로 ‘참된 믿음’이 갖고 있는 놀라운 특권이다.

“얼마 전 유명한 명문대를 졸업한 청년이 취직 시험에 불합격했다고 자살했다는 소식을 들었어요. 마음이 너무 아팠습니다. 사회 곳곳에 우울증이 만연하고 세계에서 가장 높은 자살률을 기록하고 있는 우리 조국에 진짜 믿음의 능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하나님이 우리의 아버지가 되심을 믿는 믿음은 세상을 이길 수 있는 비결이자 기도의 응답을 받을 수 있는 특권이고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길이다. 하지만 내 욕심을 내려놓고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길로 순종하는 것이 말처럼 쉽게 되지는 않는다. 김 권사는 믿음에도 연단과 연습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평창 동계올림픽에 출전해 메달을 딴 선수들은 피나는 노력을 거쳤을 겁니다. 처음 스케이트를 타는 것 같은 선수는 없어요. 우리도 이 믿음의 경주에 말씀과 기도로 훈련돼야 합니다. 하나님이 어떤 분이신지 깊게 알아가야 합니다. 사람을 의지하지 않고 하나님께 전적으로 맡겨드리는 훈련이 돼야 합니다.”

한현구 기자  hhg@igoodnews.net
<저작권자 © 아이굿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한현구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기기사

기사 댓글
0 / 최대 400byte

숫자를 입력해주세요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합니다.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이메일무단수집거부청소년보호정책
제호 : 기독교연합신문사 아이굿뉴스 | 서울시 서초구 효령로 118 | 전화번호 02)585-2751~3 | 팩스 : 02)585-6683
인터넷신문등록번호:서울아04554 | 등록일자 : 2017년 6월 2일 | 발행인:장종현 | 편집인 이찬규 | 청소년보호책임자:이인창
Copyright © 2018 The United Christian Newspaper. All rights reserved. Mail to igoodnews@igoodnews.net
아이굿뉴스를 통해 제공되는 모든 콘텐츠는 무단 사용, 복사, 배포시 저작권법에 저해되며,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